Introduction
우리나라의 배 재배면적은 2014년 기준 13,127 ha로 전체 과수의 약 8.5%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량은 약 11.2%이며, 숙기별 및 재배품종별 비율은 조생종 4.4%, 중생종 92.1%, 만생종 1.6%이며 조생종에서는 ‘원황’이 96.3%, 중생종은 ‘신고’가 96.2%이다(Statistics Korea, 2015). ‘신고’는 1915년 일본에서 ‘Amanogawa’에 ‘Imamuraaki’를 교배하여 얻어진 품종으로 1963년에 국내에 도입 선발된 품종이다. ‘신고’는 자가불화합성 품종으로 인공수분이 필요하며
자가불화합성 유전자형은 S3S9이다(Kim et al., 2002). 동양배는 자가화합성 품종과 자가불화합성 품종으로 나눠지는데 자가화합성인 일본배 ‘Akibae’의 경우는 인공수분이 필요 없지만, ‘신고’ 는 자가불화합성 품종으로 인공수분을 실시 한 후 만개 후 30일 까지 적과작업을 실시하여 정형과 및 과실의 세포수를 증가시켜 과실비대를 유도한다(Kim, 2001).
일반적으로 과실류에서 수분한 화분의 양이 증대될수록 과실의 비대는 촉진되므로(González et al., 2006), 수분수를 과원 내 재식할 때 품종으로부터 멀어질수록 과실비대가 불량하게 된다(Wallace et al., 2002). 배 ‘신고’ 품종에서도 자연수분보다 인공수분으로 결실된 과실의 비대가 더욱 양호하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E et al., 1997). 따라서 배 재배농가에서는 고품질의 과실을 생산하기 위해서 인공수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저가의 중국산 화분이 대폭적으로 유통되면서 자가채취 농가의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중국산 화분의 경우 품종 및 발아율이 균일하지 않은 문제점이 있지만 배 재배농가들은 농가의 경영비를 줄이기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며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 실험은 배 자가불화합성 유전자(SI유전자)가 상이한(Kim et al., 2002; Qi et al., 2011) 국내육성 품종 ‘원황’과 ‘추황배’, 일본배 ‘장십랑’과 ‘만삼길’, 그리고 중국배 ‘압리’의 화분을 이용하여 ‘신고’에 인공수분을 실시한 후 과실의 품질을 비교하여 배에 가장 적합한 화분을 선발하고자 실시하였다.
Materials and Methods
과실재료 및 인공수분 처리
인공수분용 화분 종류가 ‘신고’ 배(Pyrus pyrifolia Nakai)의 과형 및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구명하기 위하여 ‘원황’, ‘추황배’, ‘장십랑’, ‘만삼길’, ‘압리’ 등 5 품종의 꽃가루를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개인농가에서 채취하여 각각 화분량을 측정하였다. 이후 화분의 발아시험을 거쳐 발아율이 80% 이상인 화분을 이용하여, 만개기에 화분과 석송자를 1:3의 비율로 섞은 후 동일 농가에 재식되어 있는 15년생 ‘신고’에 인공수분을 실시하고 꽃가루 혼입을 방지하기 위하여 인공수분 후 즉시 유산지를 괘대한 뒤 10일 후 제대하였다. 인공수분은 만개한 꽃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는데 화총의 기부로부터 3 - 5번째에 위치한 꽃에 처리하였고 만개 후 30일에 과실 당 30 - 40엽을 기준으로 약 150과를 남기고 적과하였으며 만개 후 40일에 대미수출용 이중롤봉지(백제산업, 천안)를 괘대한 후 관행적 방법으로 재배하였다.
유과 및 수확기 품질조사
유과의 크기 및 과경 조사는 만개 후 30일에 처리 당 12 - 14개의 유과를 채취하여 과중, 과고, 과폭, 과경장, 과경폭을 측정하였다. 만개 후 170일에 수확한 수확기 과실 특성을 조사를 위해 112개 이상의 과실을 이용하였다. 수확한 과실의 등급은 과중을 측정하여 750 g 이상은 3L, 600 g 이상 - 750 g 미만은 2L, 500 g 이상 - 600 g 미만의 L 등급으로 구분하였다. 과중의 측정은 전자저울(CB-3000, A&D Co. Ltd. Korea)로, 유과의 과경 및 과실의 횡경(diameter)과 종경(length)은 버어니아캘리퍼스(Mitutoyo, Japan)로 측정한 후 최고, 최저치를 실측하여 그 차이를 mm로 표기하였다. 과실 품질조사는 Lee and Chun (2011)의 방법을 사용하였다. 과실의 경도는 rheometer (TMS- Pro, Food technology corporation., USA)로 직경 8 mm 측정봉을 이용하여 과피를 제거한 과실의 적도면에 수직으로 5 mm sample move, 100 mm/min의 조건으로 최대압력을 측정하였다. 가용성 고형물은 과실 적도면의 동일부분을 1 cm두께로 잘라 4겹의 cheese cloth를 이용하여 착즙한 후 digital refractometer (PR-32a, ATAGO, Japan)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산 함량은 동일한 방법으로 착즙한 과즙 5 mL를 증류수 35 mL에 희석하여 0.1 N NaOH를 이용하여 pH 8.3까지 중화 적정한 후 사과산으로 환산하였다. 과피색 측정에는 chroma meter (CR-410, Minolta, Japan)를 이용하여 각 개체의 모든 과실의 적도면을 측정하여 L*, a*, b*를 구하고 Hue값 등을 계산하였다. 통계는 SPSS 15.0 for windows statistical package를 이용하여 one-way ANOVA로 계산하여 던컨다중검정(유의수준 5%)을 실시하였다.
Results and Discussion
품종별 화분량을 측정한 결과, 국내육성 품종 ‘원황’이 100개의 꽃에서 화분량이 0.234 g으로 가장 높은 화분생산량을 보였으며 다음으로 중국배 ‘압리’가 0.206 g, ‘추황배’ 0.192 g, ‘장십랑’ 0.160 g으로 나타났고 ‘만삼길’은 0.126 g으로 가장 낮게 조사되어 그 동안 ‘신고’에 주로 사용되었던 일본배가 비교적 화분량이 적은 것으로 조사되었다(Table 1). 인공수분 후 착과율은 100%로 시험한 화분과 ‘신고’ 간에 교배불친화성을 나타내지 않는 등 각 품종 간 자가불화합성 유전자가 1개 이상 상이하다는 기존 보고(Kim et al., 2002)를 확인할 수 있었다(Table 1).
인공수분에 사용되는 화분의 종류가 ‘신고’의 유과기 과실발육에 비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화분 종류별 유의차는 없었으나 ‘원황’ 화분을 사용한 경우가 유과의 무게, 과고 및 과폭이 다른 화분에 비하여 다소 발육이 빠른 것으로 조사되었다. 과경의 길이는 ‘원황’ 화분 처리구가 유의하게 길어 27.89 mm로 조사되었고 ‘만삼길’ 화분 처리구가 24.02 mm로 가장 과경 길이가 짧은 경향을 보였다(Table 2). 만개 후 170일에 ‘신고’ 의 수확기 과실 수량 및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과실의 중량은 750 g 이상의 3L 등급의 과실 생산량이 ‘원황’ 36.5%, ‘추황배’ 28.1%, ‘압리’ 26.8%, ‘장십랑’ 19.7%, ‘만삼길’ 12.3% 순으로 나타났다. 600 g 이상 - 750 g 미만의 2L 등급 과실 생산량은 ‘압리’ 44.6%, ‘추황배’ 38.6%, ‘만삼길’ 38.4%, ‘원황’ 33.8%, ‘장십랑’ 30.3%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500 g 이상 - 600 g 미만의 L 등급 과실 생산량은 ‘장십랑’ 34.9%, ‘만삼길’ 27.4%, ‘원황’ 20.3%,‘압리’ 17.9%, ‘추황배’ 12.3%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430 - 500 g 미만 M 등급 과실 생산량은 ‘추황배’ 19.3%, ‘만삼길’ 16.4%, ‘장십랑’ 12.1%, ‘압리’ 10.7%, ‘원황’ 8.1%, 순으로 나타났다. 종합적으로 600 g 이상의 대과 비율은 ‘원황’ 및 ‘압리’는 각각 70.3 및 71.4%, ‘추황배’는 66.7%, ‘만삼길’ 및 ‘장십랑’은 50% 내외로 나타나 국내육성 품종인 ‘원황’, ‘추황배’와 ‘압리’ 배의 꽃가루를 사용한 경우 대과생산 비율이 높게 나타났고 일본배 ‘장십랑’과 ‘만삼길’의 경우에는 2L - L 등급의 중대과 생산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Fig. 1). 이와 같은 결과는 만개 후 30일에 조사하였던 유과의 과실무게 및 과경발달(Table 2)의 차이와 수확기의 과실발육 차이와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결과였는데, 사과에 있어서 유과의 과경 길이의 차이가 수확기 과실 무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보고(Park et al., 2013)와 배 과실비대에 있어 품종간 비대량의 차이는 과경 내 통도조직의 발달정도의 차이라기 보다는 품종이 가진 고유의 sink력 차이에 기인한다는 보고(Zhang et al., 2005)를 고려하면 본 연구에서 ‘신고’ 하나의 품종으로 sink력이 동일한 상태에서 화분의 종류를 달리하였을 때 수확기 과실무게 분포가 달라진 것(Fig. 1)에 대해서는 추후 면밀한 검토를 통해 그 원인을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Fig. 1. Weight distribution of harvested fruits after artificial pollination with different pollen sources in ‘Niitaka’ pears. Fruits were harvested at 170 days after full bloom. |
평균과중은 ‘압리’를 화분친으로 사용했던 경우가 687.7 g으로 가장 높았고 ‘장십랑’은 606 g으로 가장 낮았으나 통계적 유의차는 인정되지 않았다. 과고와 과폭을 조사한 결과 평균 과실중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고 과형비(L/D)는 전 처리구에서 0.83 - 0.84로 편원형의 과형을 보였다(Table 3). 그러나 한 과실에서 나타나는 외형적 크기의 차이를 조사한 결과, ‘장십랑’의 경우 과고의 차이가 4.1 mm로 가장 작아 외형적 균일도가 높았고 ‘만삼길’과 ‘압리’의 경우 7.2 - 7.5 mm로 가장 커 외관 형태가 불균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과폭의 차이를 조사한 결과 ‘장십랑’이 3.2 mm로 가장 편차가 적었고 ‘압리’가 4.8 mm로 과폭의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Table 3). 따라서 외관을 볼 때 ‘장십랑’ 화분을 사용한 과실이 가장 우수하였고 ‘원황’ 및 ‘추황배’ 화분을 사용한 경우에도 전반적으로 외관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한편 ‘만삼길’ 화분을 사용한 과실의 외관은 상대적으로 장원형으로 보이고 ‘압리’는 가장 불규칙적인 외관을 보였다(Fig. 2, Table 3). 이와 같은 결과는 서양배 ‘Bartlett’등 다수의 품종을 대상으로 이종의 화분친을 사용하여 인공수분한 결과 수확율만 차이를 보였고 과실의 크기와 형태적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보고(Stephen, 1958)와는 상이한 것이었다.
화분 종류별로 수확기에 조사한 ‘신고’ 배 품질 요인을 비교한 결과, 경도는 ‘만삼길’ 화분을 사용한 과실이 31.8 N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고 ‘압리’ 28.7 N, ‘장십랑’과 ‘추황배’가 28.1 N이었으며 ‘원황’은 27.6 N으로 가장 낮았다. 가용성고형물함량은 ‘추황배’가 12.4 oBrix로 가장 높았고 산도도 0.1%로 가장 높게 조사되어 ‘추황배’의 품질특성이 일부 발현된 것으로 나타났다(Table 4). 과실의 외관지수를 조사한 결과, ‘원황’을 화분으로 사용한 과실이 3.9로 외관지수가 높게 나타났고 ‘압리’는 3.0으로 가장 낮게 조사되었으며 과형이 불균일한 등 과실의 크기차이를 측정한 결과와 동일한 경향을 보였다(Table 4). 한편 과점의 크기를 지수로 표현한 결과를 보면 ‘원황’이 2.8점으로 가장 낮았고 ‘만삼길’ 3.3, ‘압리’ 3.4, ‘추황배’ 3.5, ‘장십랑’ 3.7 순으로 과점이 크게 조사되어 화분친의 특성이 과실의 외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과피색차의 경우 밝기(L*)값은 ‘만삼길’이 60.3으로 유의하게 낮은 값을 보였으며 ‘원황’과 ‘추황배’ 처리구가 다소 명도가 높았으나 통계적 유의 차를 보이지는 않았다. 음수일수록 녹색을 양수가 증가할수록 적색도의 발현을 반영하는 a*값은 ‘원황’이 6.3으로 가장 낮은 값을 보였으며 ‘압리’가 7.5로 가장 높은 값을 나타내었다. 황색도를 반영하는 b*은 ‘장십랑’ 처리구가 가장 높았으며 ‘만삼길’의 적색도가 가장 낮게 조사되었다(Table 5).
이상과 같은 결과는 일본배 ‘골드이십세기’에 ‘장십랑’ 화분을 사용하여 수분 시 화분량을 조절하여 실험한 결과, 화분량이 많은 경우 지베렐린 생성 촉진으로 착과 및 과실비대가 우수하였다(Zhang et al., 2010)는 결과를 반영하면 본 실험에서는 동일한 양의 5종의 화분을 ‘신고’ 품종의 주두에 수분하였으므로 수확기에 나타난 과실비대량의 차이는 각 화분의 양적차이에 기인한 효과이기 보다는 각 화분이 유도하는 gibberellin 생성량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추후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 이용한 5종의 다른 화분친 교배가 ‘신고’ 배의 과실비대, 모양 및 일부 품질요인에 영향을 주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수분수정에 의해 생성된 종자의 수 및 무게에 영향(Shin et al., 1988)을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종합적으로, 천안지역에서 재배되는 ‘신고’ 과실에 있어 수확기의 종합적 품질을 고려할 때 화분친으로는 ‘원황’이 가장 우수한 결과를 보였고 ‘추황배’의 화분도 고품질의 과실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사료되었다. 또한, ‘원황’과 ‘추황배’의 경우에는 ‘신고’ 과원에 혼식할 경우 화분채취용 꽃을 이용한 이후 수상에 착과된 과실의 경제적 판매도 가능하기 때문에 ‘신고’ 배의 화분친으로서 가장 적합한 것으로 사료되며 추후 배 재배농가의 적극적인 활용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