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우리나라는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동안 규모화 및 전문화를 지속하여 왔다. 그 결과 농업이 산업으로서 가지는 경쟁력은 예전에 비해 상당 부분 개선된 것이 사실이나, 규모화 등에 뒤쳐진 영세농가나 고령농가들은 농업 발전의 사각지대로 밀려나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이에 정부는 박근혜 정부 출범시기부터 농업의 6차 산업화를 통해 그동안 경쟁에 밀려난 농가들의 수취 소득 제고와 농산물 부가가치 증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여 왔다.
농업의 6차 산업화는 1차 산업인 농림축산업에 식품가공산업 혹은 서비스산업을 결합하고 융합하여 대상 지역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1차 × 2차 × 3차 = 6차) 개념이다. 이의 기원은 1990년대에 일본에서 시작된 농촌활성화 전략으로 볼 수 있으며 1차, 2차, 3차 산업의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만약 1차 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6차 산업은 성립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위해 농촌진흥청과 산림청, 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다양한 정책 프로그램들을 도입하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 소비자들의 농업의 6차 산업화에 대한 인지수준이 낮아 농업의 6차 산업화가 실질적으로 확산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의 농업 6차 산업화 기반 수준 정도에 대한 인지 수준이 농업 6차 산업화의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필요성이 있다.
농업의 6차 산업화에 대한 연구는 최근 일부 진행되어왔다. 초기 연구들은 일본에서 제기된 농업의 6차 산업화에 대한 개념을 논의하는 데에 집중하였다. 일본에서 농업의 6차 산업화는 시장개방 확대에 대응한 농촌지역의 생존전략 차원에서 자생적으로 추진되었으며 그 효과가 인정되어 정부차원에서 지원, 확대되고 있다. Kim et al. (2011)과 Yu (2011)의 연구에서 일본의 농공상 연대 정책과 농업의 6차 산업화 정책을 논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 Park et al. (2015)과 Lee et al. (2016)에서는 각각 중앙정부와 충청남도의 농업의 6차 산업화 관련 정책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등 최근까지 농업의 6차 산업화 정책의 개선을 위한 학술적인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연구들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농업의 6차 산업화 정책에 대한 인지 수준이 농업 6차 산업화 정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문제에 대한 잡을 제시하기에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농업의 6차 산업화 정책에 대한 인지 수준을 분석하여 이것이 농업의 6차 산업화 정책의 발전과 어떠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다음, 조사 결과에 대한 계량경제모형 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농업 6차 산업화 기반 수준 정도에 대한 인지 수준이 향후 농업 6차 산업화의 전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하였다.
Materials and Methods
설문조사 개황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인터넷 설문조사 전문업체를 이용하여 수도권에 거주하는 소비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하였는데, 설문의 본 조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설문 문항 검증을 위해 사전조사(pretest)를 진행하였다. 설문지 구성에 있어 본 설문 문항에 앞서 설문참여자의 객관적이고 효과적인 답변 유도를 위해 농업 6차 산업화의 개념 및 목적 등이 포함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여 응답자의 왜곡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하였다. 특히 농업 6차 산업화의 개념 설명에서는 응답자의 이해도 향상을 위해 그림을 이용하고 충분한 사례를 제시하였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의 인구학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성별은 여성이 남성보다 약간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연령 수준은 대체적으로 균등하게 분포되었다. 응답자들의 교육 수준은 대학교 졸업 이상이 고졸 이하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인터넷 설문조사를 진행한 조사 방법상의 한계점으로 판단된다. 월평균 소득은 300 - 500만 원이 45.0%로 가장 높았다. 직업별로는 일반사무직이 36.3% 비중을 보이며 가장 높고, 뒤를 이어 주부가 16.7%로 나타나는 특성을 보였다.
모형 분석
수집된 설문조사 결과를 대상으로 모형 분석을 진행하였다. 소비자의 농업 6차 산업화 기반 수준 정도에 대한 인지 수준은 향후 농업 6차 산업화의 전망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하에 본 연구에서는‘보기에 무관한 이변량 프로빗’(seemingly unrelated bivariate probit) 모형을 이용하여 두 변수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다시 말해, 소비자의 농업 6차 산업화 기반수준에 대한 인식과 향후 전망과의 관계가 연관되어 있는지를 추적하기 위해 ‘보기에 무관한 이변량 프로빗’모형을 활용하였다.
‘보기에 무관한 이변량 프로빗’ 모형은 함수식에서 관찰되지 않는 이질성들(unobserved heterogeneities)이 상호관련(correlated)되어 있는지, 그리고 농업 6차 산업화 기반수준의 인지와 향후 전망에 대한 의사결정이 결합적으로(jointly) 이루어지는지를 규명 가능하게 한다. 단일변량 프로빗(univariate probit model) 모형과 ‘보기에 무관한 이변량 프로빗’ 모형간의 차이는 두 개의 식에서 관찰되지 않는 독립요인들(에러항)간에 잠재적인 0이 아닌 상관관계 이다. 즉, 는 두 개 식의 상호연관 정도를 나타낸다.‘보기에 무관한 이변량 프로빗’모형은 두 개의 종속변수가 서로 상관되고, 공통 요인들이 두 개의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결합하여 추정해야 하는지를 판단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단일변량 프로빗 모형과 구별된다. ‘보기에 무관한 이변량 프로빗’ 모형은 식 (1)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1)
식 (1)에서 는 소비자의 농업 6차 산업화 기반 수준 정도 인지와 향후 농업 6차 산업화 전망을 측정하는 잠재변수(latent variable)이며, 는 관련 잠재변수들의 관찰된 변수를 의미한다. 는 독립변수들의 벡터, 는 추정계수의 벡터를 나타낸다. 두 개의 식은 상관관계가 있으며, 2개 에러항이 이항표준정규분포(binomial standard normal distribution)를 따른다는 가정 하에 결합적으로 추정된다.
(2)
식 (2)에서 는 에러항들의 공분산()을 의미한다. 보기에 무관한 이변량 프로빗 모형은 식 (3)과 같이 4가지 가능한 결과를 나타낸다.
식 (3)은 식 (4)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식 (4)에서 는 표준정규누적분포함수(standard normal cumulative distribution function), 는 표준이변량정규누적분포함수(standard bivariate normal cumulative distribution function)를 의미한다. 로그우도함수(log-likelihood function)은 식 (5)와 같다(Greene, 2003).
(5)
식 (5)에서 이며, , 을 나타낸다.
Results and Discussion
모형의 기본 현황
실증분석에 이용된 변수들의 개념과 표본 통계량은 Table 2에 제시되었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의 10명 가운데 4명은 농업의 6차 산업화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으며, 2명 중 1명은 농업 ․ 농촌 체험 프로그램 관련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농어촌체험관광개발 정책에 찬성하는 비중은 67.0%이며, 응답자의 약 40%는 농업의 6차 산업화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업인의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고 지적하였다.
소비자 인지 수준과 농업의 6차 산업화 정책의 연관 분석
Table 3에서 제시된 것과 같이 ‘보기에 무관한 이변량 프로빗’ 모형에 대해 가 0이라는 귀무가설의 Wald 테스트 결과 계측된 P-값(0.000)은 두 개의 의사결정을 내릴 때, 관찰되지 않는 이질성이 상호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두 개의 에러항간에는 상관관계가 존재하며, 한 변수의 확률(값)은 다른 변수의 확률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만약 2개의 식이 에러항의 상관관계를 무시하고 개별적으로 추정되었다면, 추정치는 일치성(consistency)과 효율성(efficiency)을 상실했을 것이다.
Table 3. Results of seemingly unrelated bivariate prob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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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ificant at the 10% level. **significant at the 5% level. ***significant at the 1% level. |
이상과 같은 실증분석 결과를 통해 응답자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인지하고 있다면 이들의 농업의 6차 산업화에 대한 전망이 밝음을 알 수 있다. 환언하면,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농가소득 증대와 농촌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농업의 6차 산업화 정책을 적극 홍보‧장려하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이 일정부분 효과를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cont변수는 6차 산업화 기반수준과 미래 전망에서 각각 유의수준 5% 와 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농업 6차 산업화가 농가의 소득을 증대시키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지역순환형 경제구축에 기여한다는 정부의 주장에 동의하는 응답자는 국내 6차 산업화 기반수준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확률이 높았다. 아울러 이러한 부류의 응답자는 향후 국내 농업의 6차 산업화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양한 농촌관광 형태 가운데 직접 체험활동을 경험하는 관광형태를 선호하거나 정부의 농어촌체험관광개발 정책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는 농업 6차 산업화 기반수준을 높게 평가할 가능성이 크며, 미래의 농업 6차 산업화에 대한 전망 또한 긍정적으로 분석되었다. 한편 추정결과는 응답자가 다수의 농업 6차 산업화 유형 중에서 생산중심형을 가장 바람직한 유형으로 인지하는 경우 이들의 농업 6차 산업화에 대한 미래는 낙관적임을 보여준다.
반면 응답자가 농업 6차 산업화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농가나 마을조직 등 생산자 조직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인지하는 경우 이들의 농업 6차 산업화 전망은 부정적으로 추정되었다. 응답자의 41 %가 농업의 6차 산업화 주체로 생산자 조직을 지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들은 농가와 생산자 조직의 인식 및 부가가치 창출 능력 등에 의문을 품고 있는 것으로 유추된다.
분석결과에 의하면 농업 6차 산업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농촌관광에 대한 정보를 주로 인터넷을 통해 획득하는 응답자는 국내 6차 산업화 기반 수준을 열악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농촌관광 프로그램 이용 시 편의시설 및 안전부문, 결재 부문, 서비스 부문 등에서 불만족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정부는 농업 6차 산업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다수의 문제점들에 직면하고 있다. 실증분석에 의하면 농업의 6차 산업화 활성화를 위해 농업인 인식 전환의 필요성을 지적한 응답자는 농업 6차 산업화의 전망을 비관적으로 인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