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최근 이상기후에 의한 세계 곡물가격의 급격한 변동이 자주 발생되고 있다. 이에 따른 식량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밀 자급률 확보를 위한 기반 구축이 절실하며, 최소한 밀 자급률 10% 달성을 위한 재배면적 확대가 필요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1970년에 97천 정보에서 밀을 재배하여 16%대의 자급률을 유지하였으나 1984년의 수매중단으로 자급률이 급격히 떨어진 이후 33년 동안 1 - 2%를 밑돌았다(MAFRA, 2017). 밀의 국내 재배면적은 2000년에 0.9천 ha였던 것이 2010년에 12천 ha, 2011년에 14.5천 ha까지 증가하였으나, 2012년 가을 파종시기의 잦은 강우 등으로 인해 파종을 많이 하지 못해 재배면적이 9.5천 ha로 약 27.4%나 감소하였다. 따라서 밀의 자급률도 2000년에 0.1%였던 것이 2010년에 1.7%, 2016년에 1.8%까지 증가하였으나 그 이후로 재고물량의 증가로 감소하였다. 식량자급률 향상을 위해서는 쌀 다음으로 소비량이 많은 밀의 생산이 중요하다. 실제로 1인당 밀 연간 소비량은 2016년 기준 약 32.1 kg으로서 쌀의 61.9 kg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밀은 우리나라 국민의 ’제2의 주곡’이라 할 만하지만 밀의 식량자급률은 여전히 2% 미만에 불과한 실정이다(MAFRA, 2017). 그러나 최근, 소비자들의 국산밀에 대한 급격한 요구도 증가에 따라 농업인 및 가공업자들이 이에 신속하게 부응할 필요성이 증대되었다. 따라서 국산밀의 재배면적 및 생산량이 다소 감소되는 추세에서 재배면적 확대를 통한 생산량 증대가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밀의 가을 파종기의 잦은 강우로 파종을 못하여 재배면적 확보가 곤란한 경우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또한 밀의 월동 중에 겨울철 기온이 자주 심한 저온(- 10℃ 이하)으로 떨어지는 이상저온 현상이 빈번하게 찾아옴으로서 생육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 월동 중의 저온 회피 측면에서도 밀의 춘파재배를 고려해야 할 때라고 판단된다. 맥류 재배법을 개선하기 위해 보리 춘파재배 적응성 품종 선발(Lee et al., 2000; Lee et al., 2002) 등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 졌다. 밀 및 기타 작물의 춘파재배에 관한 연구는 품종의 조·만성에 따른 수량성 차이, 춘파 파종시기 등에 관해서 이루어져 왔다(Park, 1996; Lee et al., 2000; Seo et al., 2010; Choi et al., 2011; Ju et al., 2011; Kim et al., 2012). 맥류의 시비방법 및 파종방법(Yoon et al., 1979; Lee et al., 1998; Kim et al., 2013; Kim et al., 2016; Kim et al., 2018)에 대한 연구도 수행된 바 있다. 밀의 춘파재배를 위해서는 파종시기, 파종량, 시비량 및 시비방법 등 표준재배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남부지방에서 밀의 춘파재배시 최적 파종시기를 구명함으로써 안정적인 밀의 춘파재배 생산기술을 개발코자 수행되었다.
Materials and Methods
공시재료
본 시험은 남부지역의 밀 춘파재배 적정 파종기 구명을 위해서 2013년 2월부터 6월까지 전남 해남지역(해남읍 북평리 소재)의 농가에서 수행하였다. 시험은 월동 후 토양의 결빙층이 녹아 춘파가 가능한 2월 14일부터 7일 간격으로 3월 7일까지 4회에 걸쳐 밀 품종 조경과 금강밀을 파종하고 난괴법 3반복으로 시험을 수행하였다. 파종량은 250 kg/ha, 비료는 파종 전에 성분량으로 120-80-70 kg/ha (N-P2O5-K2O)를 전량기비로서 시용하였고, 파종방법은 휴립광산파로서 휴폭과 파폭은 각각 150, 120 cm로 하였다. 기타 경종관리는 농촌진흥청 맥류 표준재배법에 따랐으며 생육과 수량조사는 농촌진흥청의 농업과학기술 연구조사분석기준(RDA, 2012)에 준하여 출수기, 성숙기, 수량성 등 농업형질 및 종실특성 등을 조사하였다.
밀가루 품질분석
품질 분석은 파종시기별로 밀 종실의 이화학적 성분변이와 종실의 제분특성 등을 조사하여 비교하였는데, 품질 분석을 위한 밀가루 제분은 원맥 시료 1 kg을 준비하여 수분을 측정하고 제분시료의 수분함량이 14%가 되도록 tempering한 다음 Bühler 제분기(BUHLER MLU 202, Sweden)를 이용하여 제분을 하였다. 밀가루의 수분, 단백질과 회분 함량은 각각 AACC (2000) 방법 44-15A, 46-30 및 08-01에 준하여 측정하였는데, 단백질은 질소/단백질 분석기(Elementar Analysensysteme, Vario Macro, Langenselbold, Germany)이용하여 전 질소함량을 구한 다음 질소계수 5.7을 곱하여 산출하였다. 글루텐은 AACC (2000) 방법 38-10에 준하여 추출하였는데 함량은 Glutomatic System (Glumatic 2200, Perten, Sweden)을 이용하여 측정하였고 10 g의 밀가루에서 전체 글루텐의 무게를 비율로 나타내었다. 침전가(sodium dodecyl sulphate [SDS] segmentation)는 밀가루 3 g를 이용하여 Axford et al. (1979)의 방법에 따라 측정하였으며, Falling Number (Perten Instruments 1900, Sweden)는 AACC (2000) 방법(6) 56-81B에 따라 측정하였다.
기상환경 조사
시험을 수행한 전남 해남지역의 평균기온 및 강수량은 생육 기간인 2013년 2월부터 6월까지의 기상자료를 수집하여 평년(20년간) 자료와 비교 분석하였다(Fig. 1).
통계분석
본 실험에서 얻은 데이터는 SAS program (ver. 9.1 program, SAS institute, Cary, NC, USA)을 이용하여 분산분석을 실시하였으며, Duncan’s multiple range test에 의하여 5% 유의수준에서 처리구간의 통계적인 차이를 구명하였다.
Results and Discussion
생육기간의 기상환경
Fig. 1에서 밀 춘파재배를 했던 해남지역의 기온 및 강수량을 살펴보면, 평균기온은 12.0℃로서 평년과 비슷했으나 강수량은 439 mm로 평년보다 79 mm가 적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2013년의 기온은 2월 중순에는 평년보다 약간 낮았으나 이후 3월 중순까지는 약간 높았다. 3월 하순부터 5월 상순까지는 평년보다 약 1 - 2℃ 낮았으며 5월 중순 이후부터는 평년보다 약간 높은 온도로 경과했다. 2013년의 강수량은 2월 초순, 3월 중순, 4월 초순, 5월 하순 및 6월 중순이 평년보다 많았으며, 특히 3월 중순과 5월 하순은 평년보다 약 60 mm 이상씩 많았다. 반면 2월 하순의 강수량은 0.5 mm로서 매우 적었다.
생육특성
이상기상 등 파종기의 잦은 강우로 인한 파종기 일실에 따른 밀 원맥 생산·공급의 안정화를 위한 춘파재배 기술 확립을 위해 전남 해남에서 금강밀과 조경밀을 공시하여 파종시기별로 농업형질을 비교하였다(Table 1).
파종일자에 따른 밀 품종의 생육 특성을 살펴보면, 파종시기에 따른 도복은 큰 변화가 없었다. 출수기 및 성숙기는 파종시기가 늦어질수록 1주일에 1 - 2일씩 늦어졌으며, 출수기는 2월 14일 파종에 비해 3월 7일 파종에서 조경이 5일, 금강밀이 4일정도 늦었다. 간장은 금강밀의 경우 차이가 크게 나타난 반면 조경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으며, 수장은 파종시기가 늦어질수록 약간씩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단위면적당 수수는 금강밀의 경우 2월 21일 파종에서 감소 후 계속 유지되었고, 조경의 경우 2월 14일에서 2월 28일까지 변화가 없다가 3월 7일 파종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일수립수는 파종시기에 따라 다소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임실률은 금강밀의 경우 2월 21일까지 증가하다가 감소하였으며, 조경의 경우 파종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약간씩 증가하였다.
적산온도
Fig. 2는 밀의 춘파 파종시기별로 생육단계별 적산온도를 비교한 것인데, 적산온도는 0℃ 이상되는 평균기온을 누적한 값으로 나타내었다. 파종시기 차이에 따른 파종기 - 출수기까지의 적산온도는 776 - 916℃로 큰 차이를 보였는데, 가장 많은 적산온도가 소요된 것은 3월 7일 파종(900 - 916℃)이었다. 성숙기까지의 적산온도는 1,469 - 1,515℃로 파종시기별로 약간의 차이를 나타냈는데, 2월 14일 파종(1,492 - 1,515℃)에서 적산온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보리의 경우 사천6호를 2월 23일 파종하면 6월 16일에 성숙하여 생육일수가 111일 소요되었고, 3월 24일 파종하면 6월 21일에 성숙하여 생육일수는 87일 소요되었다. 파종이 늦어지면 생육일수가 단축되어 성숙기는 비슷하여지는데, 이는 주로 파종에서 출수까지 일수가 단축되기 때문이었다. 품종에 따라 적산온도는 출현까지는 111 - 142°C, 출수까지는 683 - 756°C, 성숙까지는 1,274 - 1,326°C가 소요됨으로써 밀보다는 적산온도의 요구치가 적은 것을 볼 수 있다(Lee et al., 2002).
종실특성 및 수량성
파종일자에 따른 밀 품종의 종실 특성을 살펴보면(Table 2), 2월 14일 파종에서 천립중이 가장 높았으며, 파종시기가 늦어질수록 크게 감소했으며 리터중도 약간 감소하였다. 종자 수확 후 2 mm 체를 통과한 파쇄립 및 비립 등이 포함되어 있는 설립률은 파종이 빠를수록 낮았으나 금강밀, 조경 모두 3월 7일 파종시 설립률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보리의 봄 파종재배에서 천립중과 설립량과는 상관관계가 있어 천립중이 무거울수록 10 a당 설립이 적고 수량은 많아지는 경향이었다(Lee et al., 2000). 춘파재배는 생육기간이 짧고 고온 하에 등숙이 이루어지므로 천립중이 가벼워지는데 대립종이 소립종에 비하여 설립이 적었고, 수량은 맥종간에는 쌀보리가 겉보리나 맥주보리에 비하여 적었고, 또한 연차나 품종간 변이도 컸다. 쌀보리 품종들은 겉보리에 비하여 간장이 짧고, 설립이 많아 수량이 적었다(Lee et al., 2002). 종실수량은 금강밀의 경우 2월 21일에 3.07 MT/ha, 조경의 경우 2월 14일에 3.37 MT/ha으로 가장 높았으며, 두 품종 모두 3월 7일 파종에서 수량이 급격히 감소하였다. 따라서 남부지역에서 밀 춘파재배시 파종에 적합한 시기는 얼어있는 땅이 풀린 직후인 2월 14일이었으며 2월이 경과하여 파종시에는 급격한 수량감소를 초래하였다. 보리의 경우에도 파종이 늦을수록 천립중이 감소하고 설립이 증가하여 수량이 감소하였는데, 사천6호의 2월 23일 파종은 ha당 수량이 2.99 MT인데 비하여 3월 24일 파종은 1.25 MT으로 수량이 크게 감소하였다고 하였다(Lee et al., 2002).
밀가루의 물리적 특성 및 반죽물성
춘파 파종기에 따른 밀가루 조단백질과 회분함량을 살펴보면 단백질 함량은 파종에 따른 뚜렷한 변화가 없었으며, 회분함량은 금강밀의 경우 파종기가 늦어질수록 증가경향을 보였으나, 조경은 뚜렷한 경향이 없었다(Table 3). 밀 품질은 단백질의 양적인 면과 질적인 측면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고 알려져 있다(Lim et al., 2007). 춘파 파종기에 따른 밀가루 글루텐 지수는 금강밀의 경우 2월 28일 파종기에서 96.2를 보여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에 조경은 뚜렷한 경향이 없었다. 침전가는 단백질 중 밀가루의 품질을 나타내는 글루텐 함량을 간접적으로 표시하는 것인데 단백질 함량과의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Kang et al., 2015). 침전가는 2월 28파종에서 63.8 - 65.3 mL을 나타내어 가장 낮았다. 춘파 파종기에 따른 밀가루 입자크기를 살펴보면 밀가루 입자 크기는 조경의 경우 2월 21일 파종구에서 67.9 μm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 반면 금강밀은 2월 28일 파종에서 80.2 μm을 나타냈다. 침강도(Falling number)는 파종기가 늦어질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Table 3. Physico-chmeical properties of wheat grain according to different sowing ti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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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 Gluten index; SDS, sodium dodecyl sulphate |
밀가루의 제분 특성
춘파 파종기에 따른 뷸러제분기에서의 Break, Short분 및 제분율 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Table 4). Reduction분을 살펴보면 R1분은 금강밀의 경우 2월 1일에 최고점을 보인 반면에 조경은 2월 14일에 최고치를 보였다. R2와 R3분의 경우 금강밀에서는 비슷하게 유지하거나 미미한 감소가 있는 반면에 조경에서는 R2분의 급격한 감소와 R3분의 미미한 증가 경향이 있었다. 제분율은 금강밀과 조경 모두에서 파종기가 늦어짐에 따라서 점진적인 감소경향을 보였고, Bran은 점진적인 증가를 보인 반면에 Short분은 일정하게 유지되거나 기복 있는 변화를 나타냈다.
Conclusion
남부지방에서 밀의 춘파재배시 최적 파종시기를 구명함으로써 안정적인 밀의 춘파재배 생산기술을 개발코자 수행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출수기 및 성숙기는 파종시기가 늦어질수록 1주일에 1 - 2일씩 늦어졌으며, 출수기는 2월 14일 파종에 비해 3월 7일 파종에서 조경이 5일, 금강밀이 4일정도 늦었다. 파종기부터 출수기까지의 적산온도는 3월 7일 파종에서 900 - 916℃로 가장 많았으며, 성숙기까지의 적산온도는 2월 14일 파종에서 1,492 - 1,51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밀 품종의 종실 특성을 살펴보면, 2월 14일 파종에서 천립중이 가장 높았으며, 파종시기가 늦어질수록 크게 감소했으며 리터중도 약간 감소하였다. 종자의 설립률은 파종이 빠를수록 낮은 수치를 보였으나, 3월 7일 파종시 설립률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종실수량은 금강밀의 경우 2월 21일 파종시 3.07 MT/ha, 조경의 경우 2월 14일 파종시 3.37 MT/ha으로 가장 높았으며, 두 품종 모두 3월 7일 파종에서 수량이 급격히 감소하였다. 밀가루 단백질 함량은 파종기에 따른 큰 변화가 없었으나, 회분함량은 금강밀의 경우 파종기가 늦어질수록 증가경향을 보였다. 밀가루 글루텐 지수는 금강밀의 경우 2월 28일 파종에서 96.2를 보여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침전가는 2월 28일 파종에서 63.8 - 65.3 mL를 나타내어 가장 낮았다. 침강도(Falling number)는 파종기가 늦어질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제분율은 금강밀과 조경 모두에서 파종기가 늦어짐에 따라서 점진적인 감소경향을 보였고, Bran은 점진적인 증가를 나타냈다. 남부지역에서 밀 춘파재배시 파종에 적합한 시기는 출수기, 천립중, 설립률, 수량성, 밀가루 품질특성 등 제반특성을 고려할 때 얼어있는 땅이 풀린 직후인 2월 14일 - 21일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2월이 경과하여 파종시에는 급격한 수량감소를 초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