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건고추는 우리나라 국민 식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양념채소이며, 채소류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생산액을 기록할 만큼 농가소득 측면에서도 중요한 농산물이다. 건고추는 배추, 무, 마늘, 양파와 함께 정부의 주요 채소 5대 수급 관리 품목으로 지정되어 생산자의 소득과 소비자 물가 안정을 위해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이 마련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주요 채소류(배추, 무, 고추, 마늘, 양파)의 수급 상황별 대응을 위해 품목별로 최근 5개년 월별 도매가격 분포의 중앙에 ‘안정’대를 설정하고, 안정대를 기준으로 상∙하 양방향으로 ’주의’, ‘경계’, ‘심각’ 등 3단계를 설정하여 상황별 대응 매뉴얼을 작성하는 등 채소류 도매가격을 수급 대책 마련을 위한 지표 중 하나로 활용하고 있어 건고추 가격을 정확하게 예측·전망함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orea Rural Economic Institute, 이하 KREI)은 건고추를 포함한 주요 채소류의 수급여건을 고려하여 도매시장 출하량 및 가격 전망을 시행하고 있다. 주요 채소류 가운데 배추, 무, 양파 등은 다음 달의 도매시장 반입량과 도매가격을 전망하고, 예측된 물량과 가격의 실제치가 발표된 이후 이를 모형에 반영하여 예측모형을 업데이트하게 된다. 그러나 건고추는 도매시장 상장 예외(unlisted transaction) 품목으로 거래 실적이 불분명하여 과거의 수급 데이터가 추정치 이기에 연중 자료를 활용함에 있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Kim and Yang (2016)은 도매시장 출하자의 경우 거래의 편리성, 수취 가격 만족도, 거래 비용 등의 측면에서 상장 거래 방식에 비해 상장 예외 거래를 높게 평가하였지만, 상장 예외 거래 시 가격, 물량 등 거래 정보의 불투명성과 더불어 정보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판매금액과 반입량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문제점으로 제시한 바 있다.
건고추 도매가격의 예측·전망 과정에서 이용되는 건고추 중기선행관측모형은 연간 변수인 재배면적, 단수, 생산량, 월간 변수인 출하량, 재고량, 수출입량, 도매단계의 소비량으로 구성된다(Fig. 1). 모형의 균형가격인 도매시장 가격은 월 출하량, 월초 재고, 수입량의 합인 도매단계 공급량과 소매업자의 월 구입량, 수출량, 월말 재고의 합인 도매단계 수요량의 항등식을 통해서 구해진다(Kim et al., 2013). 다만, 건고추의 경우 도매시장 유통량 정보가 일별 또는 월별로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중기선행관측모형의 월간 변수인 도매단계에서의 월별 공급량과 소비량에 대한 과거 자료가 추정에 의해 구축되어 실제치에 의한 모형 업데이트는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된다. 만약 수급량 추정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정확한 가격 예측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가격 예측 모형의 구축과 활용이 요구된다.
주요 채소류의 단기 가격 예측과 관련한 최근 연구는 방법적인 측면에서 특정 품목의 수급 모형 설정에 의한 시장 구조적인 접근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Han et al., 2010; Kim et al., 2010; Cho and Lee, 2011; Park and Park, 2013; Kim et al., 2014). Han et al. (2010)은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월별 자료를 활용하여 배추, 양파의 재배 작형을 세분화하고, 생물학적 측면을 고려하여 월별 수급 모형을 개발하였다. Kim et al. (2010)은 대파와 무를 중심으로 작형별 수급 모형과 예측 평가 시스템을 개발하고, 예상되는 작황 및 기상여건에 따른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가격의 변동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도록 모형을 구축하였다. Cho and Lee (2011)는 기존의 무 수급모형을 월동 작형까지 확장하고, 중기선행관측을 위한 작형별 수급모형과 예측평가시스템을 개발하였다. Park and Park (2013)은 최근 기상 변동 심화 등으로 KREI의 기존 채소류 수급 모형에 대한 점검이 필요함을 제시하고 배추와 무에 대한 기존 수급 모형의 재평가와 모형 보완, 예측 방법론에 대한 변환을 수행하였다. Kim et al. (2014)은 양파와 대파에 대한 수급 모형을 구축하고 가격 예측 시 기존 중기선행관측의 가격 예측 시스템과 달리 수요와 공급의 균형 조건을 통한 시뮬레이션 과정을 적용하여 시장청산가격(market-clearing price)을 도출하는 방법을 적용하였다.
이와 같은 선행연구들의 가격 예측 모형은 채소류의 단기(월별) 가격을 예측한다는 점에서 KREI의 기존 연도별, 작형별 수급 모형과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품목의 수급량 추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부분 시장 반입 정보가 명확한 품목을 중심으로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측면에서 Kim et al. (2013)은 도매시장 반입 정보가 불충분한 마늘과 건고추의 월별 수급 모형을 추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월별 수급 모형 추정 과정에서 수출입 데이터를 제외한 공식적인 자료가 부족하다는 품목의 특성상 구축된 모형의 장기적인 활용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채소류 가격 예측 모형 구축에서 시장 구조적인 접근 방법은 경제 이론에 기반 한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수요, 공급 등에 대한 광범위한 실증 데이터가 필요하며 이들이 부재한 경우 모형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Yoo, 2016). 이에 따라 채소류 가격 예측 시 과거 가격 자료에 기초하여 시계열적 접근 방법을 활용한 연구들이 일부 이루어졌다(Kim, 2005; Yoo, 2016; Lee et al., 2017). Kim (2005)은 마늘, 양파, 배추, 무의 autoregressive integrated moving average model (ARIMA), generalized autoregressive conditional heteroscedasticity model (GARCH),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s model) 모형을 구축하고 모형별 예측력을 평가하였다. Yoo (2016)는 기상변인을 활용한 배추 가격 예측 모형을 구축하기 위해 베이지언 구조 시계열(Bayesian structural time series) 모형과 vector auto regressive model (VAR) 모형을 활용하였다. Lee et al. (2017)은 도매시장 반입 정보가 불충분한 마늘 도매가격에 대한 오차수정모형(error correction model)과 Bayesian VAR 모형을 설정하고 모형별 예측력을 비교·분석하였다. 이들 연구들은 가격 자료만을 이용하여 모형을 구축하기 때문에 시장 구조적인 접근 방법을 활용할 경우 요구되는 수급물량에 관한 자료의 이용 가능성이 낮은 품목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는 주요 양념채소류 중 하나인 건고추의 도매가격 시계열 예측 모형을 추정하고, 추정된 모형들의 예측력을 비교·분석함을 목적으로 한다. 건고추는 시장 구조적인 접근방법을 통한 가격 예측모형을 구축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가격자료만을 이용한 예측 모형을 추정하고, 예측 성과를 파악하는 것은 가격과 시장 출하량 자료에 의존하고 있는 현행 가격 예측 모형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우선 본 연구에서 분석할 자료 및 방법론을 알아보고, 시계열 모형을 추정한 후 추정 결과와 의미를 정리하였다. 또한, 추정 모형의 예측력을 검정하고, 끝으로 연구 결과와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Materials and Methods
본 연구에서는 건고추 도매가격 예측모형 추정을 위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의 월별 도매가격 자료를 이용하였다. 추정에 이용된 가격은 화건 상품(上品) 기준이며, 600 g당 가격이다. 또한 가격은 생산자물가지수(2010 = 100)를 이용하여 변환한 실질가격을 이용하였다.
1996년부터 2017년까지 화건 건고추 도매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건고추 생산량이 감소함에 따라 건고추 도매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Fig. 2). 2010년 8월 이후 도매가격은 기상이변으로 인해 2010년산 건고추 생산량이 전년 대비 15% 이상 감소하면서 상승하였고, 2011년산 건고추 국내 생산량이 77천 톤까지 감소하면서 2011년 9월에는 600 g당 14,000원 이상까지 상승하였다(Table 1). 국내산 건고추 가격이 크게 상승함에 따라 대량수요처의 건고추 수요가 수입산으로 전환되면서 국내산 소비량이 감소하였고, 이에 국내산 건고추 생산량이 당해에 소진되지 못하고 이듬해로 이월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가격은 다시 낮아졌다. 그러나 2017년산 건고추 국내 생산량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최근 도매가격은 크게 상승하였다.
Hwang and Ahn (2012)은 Quandt-Andrews breakpoint test결과 주요 청과류 가격 시계열 중 건고추의 구조 변화 시점이 2010년 9월이었어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채소류 가격이 2010년 급등한 상황과 본 연구에서 부차적으로 수행된 breakpoint unit root test 결과에 따라 건고추 도매가격 시계열 예측모형 추정을 위해 활용한 자료의 기간은 도매가격 시계열의 구조적인 변화가 보이는 2010년 8월부터로 설정하였다. 2010년 8월부터 2016년 12월까지의 자료는 내표본(in-sample)으로 추정 모형의 식별(identification) 및 모수 추정(parameter estimation)에 이용하고, 2017년 1월부터 12개월의 자료는 외표본(out-of-sample)으로 예측 성과를 평가하는데 이용하였다. 모형 추정에 이용된 표본의 기초통계량은 다음과 같다(Table 2). 건고추 도매가격의 평균 가격은 600 g당 8,474원이며, 중위값은 8,256원, 최대값은 2011년 9월 가격인 14,105원, 최소값은 5,449원이다.
본 연구는 건고추 도매가격 예측을 위해 세 가지 모형을 추정하였다. 이 모형들은 자기회귀모형(autoregressive model)을 바탕으로 외생변수와 이분산 문제 등을 고려하여 확장된 것이다. 본 연구에서 추정된 모형 가운데 첫 번째 모형은 현재의 가격(Yt)이 자신의 과거 시차변수(Yt − 1)에 영향을 받는 AR 모형에 외생변수가 포함된 autoregressive model with an exogenous variables (ARX)로 식(1)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1)
식(1)에서 Yt는 종속변수, Xt는 외생변수, Dk는 더미변수이며, ϵt는 E(ϵt) = 0, E(ϵt2) = σ2, E(ϵtϵs) = 0인 오차항을 나타낸다.
ARX 모형의 경우 시간의 흐름에 관계없이 분산이 일정함을 가정하고 있다. 그러나 시계열 자료의 경우 이분산 문제가 빈번하며, 과거 분산의 충격이 현재 분산에 비대칭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시간에 따라 분산이 일정하지 않을 경우 예측 신뢰구간도 시간에 따라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분산의 변동성과 비대칭성을 모형에 적절히 포함할 수 있다면 보다 효율적인 추정량과 견고한 예측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Kim, 2005). 따라서 본 연구는 추정된 ARX 모형을 기반으로 이분산 문제와 시계열 분산의 비대칭성을 고려한 ARX-exponential generalized autoregressive conditional heteroscedasticity (EGARCH) (ARX with EGARCH)모형을 추정하여 건고추 도매가격 예측 성과를 비교하였다. 또한, 외생변수가 가격 예측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건고추 도매가격의 단순 AR 모형에 이분산과 비대칭성을 고려한 AR-EGARCH (AR with EGARCH) 모형도 함께 추정하였다.
GARCH (generalized autoregressive conditional heteroskedasticity) 모형은 조건부 분산으로 시계열의 변동성으로 정의하고 시계열의 변동성은 시점에 의존하는 형태로 구성된다. GARCH (1, 1) 모형을 가정할 때 모형은 식(1)과 같은 평균방정식과 함께 식(2)의 조건부 분산방정식으로 설정된다.
σt2 = ω + αϵt − 12 + βσt − 12 (2)
식(2)의 t기의 분산σt2은 과거 정보에 근거한(1기 전) 예측분산이기 때문에 조건부 분산으로 불리며, 식(2)의 조건부 분산방정식은 평균항 ω, ARCH항 ϵt − 12 GARCH항 σt − 12 등 3개 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GARCH (p, q) 모형은 GARCH (1, 1)을 보다 높은 차수로 확장한 것으로 GARCH (p, q) 분산은 식(3)과 같다.
(3)
GARCH 모형은 기본적으로 양과 음의 오차가 변동성에 대해 대칭적임을 가정한다. 그러나 실제 시계열의 비대칭적인(asymmetric) 변동성에 의해 상향 운동 폭과 하향 운동 폭이 상호 비대칭적인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분산방정식의 비대칭성 여부를 알아보고자 Nelson (1991)에 의해 제안된 EGARCH모형을 추정하였다. EGARCH 모형은 분산방정식에서 지수함수를 이용함으로써 GARCH 모형의 모수들이 비음조건을 충족해야하는 제약을 완화한다. EGARCH 모형의 조건부 분산방정식은 식(4)와 같다.
(4)
식(4)에서 추정계수 가 유의하지 않을 경우 분산에 미치는 영향은αi로 평가된다. 그러나 만약 γk ≠ 0이면 시계열의 변동성이 비대칭적임을 의미하며, αi와 γk가 유의한 양의 값을 갖는지, 음의 값을 갖는지에 따라 현재의 분산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게 평가된다(Hwang and Ahn, 2012).
표본 예측력이 우수한 것이 곧 현실에서 예측력이 우수하다고 할 수는 없다. 예측 모형이 의미가 있으려면 표본 외 예측오차 분석이 필요하다. 개별 모형의 가격 예측력은 t기까지의 데이터로 모형을 추정하고 추정에 사용되지 않은 t + 1기의 가격을 예측하는Out-of-sample validation을 이용하였으며, 시계열 모형을 통해 추정된 건고추 도매가격 예측치의 정확도 검정을 수행하였다. 검정 지표로는 평균 형태의 정확성 척도인 MAPE (mean absolute percentage error, 식(5))와 분산 형태의 정확성 척도인 RMSPE (root mean square percentage error, 식(6))를 이용하였다.
(5)
(6)
여기에서 와 는 에서 각각 관측치와 예측치를 의미한다. 본 논문에서는 건고추 도매가격 예측 모형 추정을 위해 Eviews 9.5 통계패키지(HIS Global Inc., Irvine, USA)를 사용하였으며, 가격 자료는 로그 변환하여 분석하였다.
Results and Discussion
건고추 도매가격의 시계열 예측 모형 추정 전 가격 자료가 안정(stationary) 시계열인지 불안정(non-stationary) 시계열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단위근(unit root) 검정을 수행하였다. 만약 해당 시계열이 불안정 시계열일 경우 차분(differenced) 등을 통해 시계열을 안정화시켜야 한다. 단위근 검정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Augmented Dickey-Fuller 검정을 이용하였다. 단위근 검정 결과 건고추 도매가격 원자료는 단위근을 갖고 있어 1차 차분 안정화되는 불안정 시계열임을 확인할 수 있다(Table 3).
본 연구에서는 자기회귀모형에 외생변수를 추가하였는데, 건고추 도매가격 예측모형에 영향력 있는 설명변수를 도입할 경우 모형의 예측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생변수로는 건고추 도매가격 예측을 위해 서안동농협 건고추 공판가격을 활용하였다. 서안동농협공판장의 건고추 유통은 경매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매일 경락가격과 반입량을 서안동농협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서안동농협은 Fig. 3과 같이 유통경로 상 도매시장 이전 단계에 있는 유통주체들 중 이용 가능한 가격정보를 유일하게 제공하고 있다. 한편, 서안동농협 공판가격 이외에도 수입 건고추의 수입량과 수입가격을 외생변수로 활용할 수 있으나, 이들 변수들을 모형에 포함시켜 분석하였을 경우 건고추 수입가격과 TRQ (Tariff Rate Quotas) 등의 수입량은 국내산 건고추 도매가격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본 연구의 외생변수 활용에서 제외되었다. 이는 분석 기간 동안 건고추 TRQ 도입이 많이 않았고, 수입산 건고추의 고정 수요처가 구축되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건고추 공판가격을 외생변수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건고추의 화건 공판가격과 도매가격과의 관계가 외생적 관계인지 내생적 관계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건고추 공판가격의 단위근 검정 결과(Table 4) 도매가격과 마찬가지로 1차 차분 안정화되는 불안정 시계열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고추 공판가격과 도매가격을 차분하여 시계열 안정화를 한 후 인과성 검정(Granger causality)을 수행한 결과 공판가격이 도매가격에만 영향을 주는 일방향 인과성 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두 가격 시계열 간 내생성이 존재할 경우 VAR나 ECM (error correction model) 등을 활용할 수 있으나, 건고추 화건 공판가격과 도매가격은 내생적 관계라기보다는 공판가격이 도매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외생변수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따라서 내생적 관계가 약한 경우 VAR나 ECM 모형 등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건고추 도매가격 예측을 위해 도매가격과 농협 공판가격을 차분하여 안정(stationary) 시계열로 변환하였다(Fig. 4). 모형 설정을 위해 AR의 적정 시차를 선택함에 있어 본 연구는 우선 AR의 차수를 늘려가면서 정보 기준이 가장 작은 차수 p를 선택한 다음 추가적으로 moving average (MA) 과거 차수를 늘려가면서 정보 기준을 비교하여 가장 작은 값을 보이는 차수 q를 선택하였다. 적정 시차 선택을 위해 정보 기준은 Akaike Information Criterion, Schwarz Criterion, Hannan-Quinn Criterion을 사용하였다.
차분된 건고추 도매가격에 대한 적정 과거 시차를 분석한 결과, ARMA (1, 0) 모형이 세 가지 기준 지표에서 모두 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Table 6). 또한, Tramo and Seats 방법을 통해 도매가격 시계열의 적정 차수와 계절성을 검정한 결과, 도매가격 원자료를 기준으로 ARIMA (1, 1, 0)(0, 0, 0)이 선택되어 위의 과정과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Tramo and Seats는 계절 조정을 위한 Census X12의 대안으로 이용되는 프로그램으로 ARIMA (p, d, q)(P, D, Q)s 모형의 차수 (P ,D, Q)s 뿐만 아니라, (p, d, q)의 대안적인 차수를 제공한다(Kim, 2005).
Table 6. ARMA model selection criteria table (1st differenc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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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A, autoregressive moving average model |
1차 차분 안정화된 건고추 도매가격의 AR (1) 모형에 서안동농협 화건 건고추 공판가격을 외생변수로 한 ARX모형과 ARX 모형에 이분산을 고려한 ARX-EGARCH, 외생변수를 포함하지 않은 AR-EGARCH 모형의 추정 결과는 Table 7과 같다.
건고추 도매가격 자기회귀모형에 외생변수가 포함된 ARX 모형의 경우 모형에 포함된 모든 변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매가격 예측을 위해 활용된 서안동농협 공판가격(δ0, δ1)에 대해 1%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해 도매가격 예측에 농협 공판가격이 외생변수로서 적합함을 보여주고 있다.
전월(t − 1)의 농협 공판가격에 대한 계수값은 0.4359로 t − 1기의 공판가격이 1% 상승하면 t기의 도매가격이 0.44% 상승함을 의미한다. 한편, t기의 농협 공판가격에 대한 계수값(δ0)은 0.2651로 당월 공판가격이 1% 상승할 경우 t기의 도매가격은 0.27%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 동월에도 공판가격 변동이 도매가격의 증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고추 도매가격의 경우 김장철이 시작되는 10월(ϑ10)에 평소보다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역시 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분산 문제를 고려한 AR과 ARX 모형을 추정함에 있어 본 연구는 분산방정식의 비대칭성 여부를 알아보고자 EGARCH모형을 추정하였다. 건고추 도매가격의 시계열 모형의 경우, 분산방정식에 대한 차수는 AR와 ARX 두 모형 모두 GARCH (1, 1)이 적합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우선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10월 더미변수 이외의 외생변수를 포함한 ARX-EGARCH 모형의 경우 ARX와 마찬가지로 모형에 포함된 외생변수들과 분산방정식의 모든 계수값이 1% 수준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 공판가격의 t기와 t − 1기에 대한 계수 δ0과 δ1이 각각 0.1521, 0.2877로 나타나 당월과 전월의 공판가격이 1% 상승하면 t기의 도매가격이 각각 0.15%, 0.29%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RX-EGARCH와 AR-EGARCH 모형의 분산방정식에서 추정계수 γ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건고추 도매가격 변동에 대한 분산이 비대칭적임을 의미한다. 한편, 현재의 도매가격 분산에 과거 시점의 건고추 도매가격 상승 충격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지 또는 하락의 충격이 더 큰지를 분산방정식의 α와 γ의 부호에 따라 구분할 수 있는데, ARX-EGARCH 모형의 α와 γ에 대한 부호는 α > 0, γ < 0이며, AR-EGARCH에서도 α > 0, γ < 0로 나타났다. 이는 두 가지 모형 모두에서 건고추 도매가격 현재의 분산에 과거 시점의 가격 상승보다는 가격 하락이 미치는 효과가 더 큼을 의미하는 것이다(Hwang and Ahn, 2012).
본 연구에서는 표본 외 예측오차 분석을 위해 과거 시장 정보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회귀분석을 실시하는 구간 이동 회귀법(rolling window regression)을 이용하였으며, 이 외에도 표본 수의 증가로 인해 예측 모형의 성과가 변화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모형 추정의 시작 시점을 고정하여 표본을 늘려가는 방식(adding approach)도 활용하여 비교하였다.
추정된 시계열 모형의 예측치 정확도 분석 결과, rolling window를 기준으로 ARX 모형의 예측오차는 MAPE 값이 5.5%, RMSPE 값이 10.9%로 정확도는 각각 94.5%, 89.1%였다. ARX-EGARCH 모형의 경우 MAPE와 RMSPE 값이 각각 6.3%, 11.6%로 나타나 정확도는 93.7%, 88.4%로 나타났다. 외생변수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추정된 AR-EGARCH 모형의 정확도는 MAPE와 RMSPE 값을 기준으로 각각 91.0%, 85.2%로 나타났다. 표본 외 예측의 adding approach 기준에서도 역시 AR-EGARCH보다는 ARX와 ARX-EGARCH의 예측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R-EGARCH와 ARX-EGARCH 모형의 경우 건고추 농협 공판가격의 외생변수 활용 여부가 도매가격 예측 정확도에 약 3 - 4%p의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결국 건고추 도매가격 시계열 예측 모형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농협 공판가격을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외생변수를 포함한 ARX와 ARX-EGARCH 두 모형 간 정확도는 ARX가 1%p가량 높았으나 큰 차이가 있다고 볼 수는 없었다.
한편, 추정된 세 가지 모형 모두 표본 외 예측 방법에 따라서 예측의 정확도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과거 시장 정보의 양이 많아진다고 해서 예측 모형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아님을 의미하며, 분석기간 내에서 건고추 도매가격에 큰 구조적 변화가 없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추정한 시계열 모형 중에서 농협 공판가격을 외생변수로 활용한 ARX와 ARX-EGARCH 모형의 경우 기존의 KREI 건고추 수급 모형과 비교했을 때에도 예측 성과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RX와 ARX-EGARCH 모형의 MAPE 값은 약 5 - 6% 수준이나 KREI 수급 모형의 MPAE 값은 월별 평균 8.8%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충분한 예측력을 확보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KREI의 건고추 수급 예측 모형의 경우 월별 가격 예측 모형의 구조가 다른 데다가 예측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가 표본 외 예측 결과가 아니므로 본 연구의 예측 모형과 직접적으로 숫자를 비교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Conclusion
건고추는 우리나라 생산자들과 소비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농산물 가운데 하나로 건고추의 수급여건과 가격 예측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건고추는 도매시장 비상장품목으로 도매시장 유통 정보가 불충분하여 수급 예측 모형의 정확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현행 도매시장 반입량 중심의 가격 예측 모형을 보완할 수 있는 모형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본 연구는 자기회귀모형(AR)을 근간으로 하는 세 가지 가격 시계열 예측 모형을 추정하고 이에 대한 예측력의 정확도를 비교·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시된 세 가지 모형은 AR 모형에 농협 공판가격을 외생변수로 활용한 ARX 모형이고, 둘째는 ARX 모형에 조건부 이분산 GARCH를 포함한 ARX-EGARCH 모형이다. 셋째는 단순 AR 모형에 조건부 이분산을 포함한 AR-EGARCH 모형이다. 이와 함께 세 모형의 표본 외 예측을 수행함에 있어 rolling window와 adding approach 방법을 모두 활용하여 추정된 모형별로 정확도를 비교하였다.
분석 결과, 추정된 모형 가운데 rolling window와 adding approach 방법 모두 농협 공판가격을 외생변수로 포함한 ARX와 ARX-EGARCH가 예측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RX-EGARCH와 AR-EGARCH의 예측 정확도 분석에서는 공판가격 외생변수가 예측 정확도를 3 - 4%p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건고추 도매가격을 예측함에 있어 농협 공판가격의 활용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표본 외 예측 방법을 기준으로는 추정된 모형별로 예측 정확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건고추 도매가격의 시계열 자료를 활용하여 예측 모형을 추정했다는 점에서 다른 연구들과 차별성을 갖는다. 또한, 재배면적, 단수, 수출입량 등 다양한 자료들과 공급량 및 수요량 추정에 연동되는 가격 추정 모형의 구조를 갖는 기존 수급 모형에 비해 본 연구의 시도는 일정수준의 예측력이 확보된다면 자료수집 측면에서 효율적일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가격의 급등락이 발생할 경우 본 연구에서 추정된 예측 모형은 물량 자료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구조상 예측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에 물량 자료를 활용한 수급 모형과의 혼용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