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고온 다습한 한국의 여름 기후 특성상 축우들은 하절기에 고온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이는 축우의 섭취량 및 생산성의 저하로 이어져 동물의 건강을 해치고, 생산성 저하로 이어져 농가에게도 경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온 스트레스를 받은 가축은 대사열 발생에 의한 추가적인 체온 증가를 막기 위하여 섭취량을 줄이려고 하며(Morrison, 1983), 체온 유지를 위한 에너지 손실로 인해 성장 및 생산을 위한 영양소가 부족하게 되어 생산성이 저하된다(Fuquay, 1981). 고온 스트레스로 인해 유지에너지 요구량이 증가된 상태에서 섭취량이 감소하면 동물은 에너지 음균형 상태에 빠지게 된다(Moore et al., 2005). 뿐만 아니라 고온 스트레스는 호흡률을 증가시켜 호흡성 알칼리혈증(respiratory alkalosis)의 발병과 나트륨 및 칼륨 등의 전해질 불균형을 유발하기도 한다(Sandikci et al., 2004). 또한 고온 하에서 동물의 체내에서 다량 생성되는 활성 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는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를 유발한다(Bernabucci et al., 2002). 이러한 산화 스트레스는 혈액 내 항산화 물질의 활성을 감소시키고(Harmon et al., 1997), 세포 손상과 염증 반응(inflammation)을 유발하게 되며(Khor et al., 2011; Weismann et al., 2011), 고온 스트레스를 더욱 심화시켜 동물의 생산성을 현저히 감소시키게 된다.
고온 스트레스에 의한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축우가 받는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연구되어 왔다. 영양적인 방법으로는 지방 첨가와 같이 사료 내 에너지 밀도를 높여 주거나(Beede and Collier, 1986), 양질의 조사료를 급여하는 것(De Rensis and Scaramuzzi, 2003)이 통상적으로 이용되며, 고온 스트레스를 저감할 수 있는 첨가제를 개발하는 연구도 꾸준히 이루어졌다. 곰팡이(Aspergillus oryzae) 또는 효모(Saccharomyces cerevisiae)의 배양물은 고온 스트레스 하에 있는 축우사료에 첨가되었을 때 직장 온도와 호흡률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Huber et al., 1994; Schingoethe et al., 2004). 혈관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나이아신을 고온기 축우 사료에 첨가하였을 때 체온과 발한율이 감소했다는 보고가 있다(Zimbelman et al., 2010). 또한, 비타민 E나 셀레늄과 같은 항산화제를 첨가하는 연구도 많이 이루어졌는데, 이들은 고온 스트레스 하에서 발생하는 혈장 내 항산화 물질의 감소를 보완하고,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 자유 라디칼(free radical)의 생성을 감소시켜 산화 스트레스를 저감하는 것으로 밝혀졌다(Sivakumar et al., 2010; Chauhan et al., 2014; Rejeb et al., 2016).
동물 체내의 산화 스트레스를 억제하는 방법으로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를 경구 투여하는 방법이 있다. 염증 유발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NSAID는 장기간 복용으로 중독 증상이 발생하지 않는 한 활성 산소를 억제하여 산화 스트레스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Mahmood et al., 2009). 반추가축에서도 NSAID의 투여는 구제역 백신 접종에 의한 스트레스 반응을 저감시킨다고 보고된 바 있다(Jo et al., 2014). 이러한 NSAID와 같이 진통·해열 작용 및 항산화 효과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면서도 가격이 저렴하고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은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PGH2를 생성하는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하여 염증 유발 반응을 감소시키는데(Hinz et al., 2008), 여러 세포 특히 뇌세포에서 항산화, 항염증 효과가 크다고 보고되었다(Tripathy and Grammas, 2009). 반추위에서 미생물에 의해 대부분 이용되어 소실되는 미생물 제제나 비타민과 같은 물질들과 달리, 아세트아미노펜은 반추위에서 소실되지 않고 소장에서 대부분 흡수되어 이용되므로(Marshall et al., 2005; Schaer et al., 2005), 고온 스트레스를 저감 시킬 수 있는 사료 첨가제로서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축우 사료 내 아세트아미노펜의 첨가에 대한 사양 성적 개선 및 고온 스트레스 저감에 대한 효과를 평가한 실험은 없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아세트아미노펜을 고온 스트레스 하에 있는 한우의 사료 첨가제로서 급여되었을 때 섭취량 및 성장률에 어떠한 영향이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실시하였다.
Materials and methods
본 연구는 충청남도 청양군에 소재한 충남대학교 동물자원연구센터에서 수행하였다. 실험에 사용한 동물과 프로토콜은 충남대학교의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전 승인을 획득하였다(승인번호: CNU-00671).
공시 동물, 실험 설계 및 처리구
본 시험은 한우 거세 비육우 8두(체중 383.8 ± 22.21 kg, 13.9 ± 0.31월령)를 공시하여 총 12주간 수행하였다. 공시축을 완전 임의 배치법을 통해 대조구 4두와 아세트아미노펜 처리구 4두로 나누고, 5 m × 5 m의 4개 우방에 2두씩 배치하였다. 공시 사료로 라이그래스와 배합사료를 급여하였으며, 배합사료의 원료 구성 및 배합비는 Table 1에 나타내었다. 조사료와 배합사료는 자유채식하도록 급여하였다. 처리구의 사료에는 테라펜(아세트아미노펜 20%, 감미제 80%; Daehan New Pharm Co., Ltd., Hwaseong, Korea)을 첨가하였는데, 업체의 권장량에 맞추어 배합사료 당 0.3% (3 g/kg)를 top-dressing하여 급여하였다. 사료는 동일한 양을 오전 8시와 오후 5시에 1일 2회 급여하였고, 음수와 미네랄 블록을 자유롭게 섭취할 수 있게 하였다. 아세트아미노펜 처리구 중 1두는 실험 도중 건강상의 문제로 실험에서 제외되었고, 결과 분석에서도 제외하였다.
조사 항목 및 조사 방법
건물 섭취량 및 체중 측정
사료 섭취량은 매일 측정하였는데, 배합사료의 섭취량은 배합사료 급여 30분 후에 잔여량을 측정하여 조사하였고, 라이그래스의 섭취량은 자동 섭취량 측정 장치(Dawoon Co., Incheon, Korea)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체중 측정은 시험 개시 전과 개시 후 4주마다 아침 사료 급여 전에 실시하였다.
사료 성분 분석
급여한 배합사료와 라이그래스의 화학 성분 분석은 Table 2에 나타난 바와 같다. 건물(dry matter, DM; #930.15), 조단백질(crude protein, CP; #968.06), 산성세제불용성섬유소(acid detergent fiber, ADF; #973.18), 조회분(ash; #942.05)은 AOAC (2005)에 따라 분석하였으며, 조지방(ether extract, EE; #2003.05)은 AOAC (2006)에 따라 분석하였다. 조단백질은 총 질소 함량의 6.25배로 계산하였고, 총 질소 함량은 Leco FP-528 Nitrogen Combustion Analyzer (Leco Inc., St. Joseph, USA)를 이용하여 듀마스법(Dumas method)으로 분석하였다. 산성세제불용성리그닌(acid detergent lignin, ADL)은 Goering and Van Soest (1970)에 따라 분석하였고, 중성세제불용성섬유소(neutral detergent fiber, NDF)는 Van Soest et al. (1991)에 따라 열 안정성 아밀레이스(heat-stable amylase)를 이용하여 분석하고 잔여 조회분을 포함한 값(aNDF)으로 표현하였다. 용해 단백질(soluble protein, SOLP)은 Krishnamoorthy et al. (1982)에 따라 분석하였다. 중성세제불용조단백질(neutral detergent insoluble crude protein, NDICP)과 산성세제불용조단백질(acid detergent insoluble crude protein, ADICP)은 Licitra et al. (1996)에 따라 분석하였다. 에탄올 용해 탄수화물(ethanol soluble carbohydrate, ESC)과 전분(starch)은 Hall (2009)에 따라 분석하였으며, 광물질은 AOAC (2000) 방법에 따라 분석하였다. 총가소화영양소(total digestible nutrients, TDN), 유지정미에너지(net energy for maintenance, NEm), 성장정미에너지(net energy for growth, NEg) 및 비섬유소탄수화물(non-fiber carbohydrates, NFC)은 NRC (2001)에 제시된 방법에 따라 계산하였다.
온습도
공시축이 배치된 첫 우방과 끝 우방에 지면으로부터 1.5 m 높이에 각각 자동 온습도 기록계(DTR-305, Gondo Electronic Co., Ltd., Taipei, Taiwan)를 설치했다. 자동 온습도 기록계는 30분 간격으로 측정되도록 설정하였다.
통계 분석
통계 분석은 SAS (SAS Institute, Cary, USA)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실시하였다. 배합사료 섭취량, 조사료 섭취량, 총 섭취량, 개시 체중, 종료 체중, 일당 증체량 및 사료 요구율은 PROC MIXED를 사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다. 환경 온도와 건물섭취량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PROC REG를 이용한 단순회귀분석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통계 분석을 통해 차이를 보일 확률이 5%보다 적은 경우에 통계적 유의성, 5에서 10% 사이인 경우에 경향성이 있음을 가정하였다.
Results
실험기간 동안의 온도에 따른 건물섭취량에 대한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동물의 1일 건물섭취량은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유의적으로 감소하였다(R2 = 0.2114, p < 0.0001). 환경 온도가 1℃ 높아짐에 따라 약 0.08 kg씩 건물섭취량이 감소하였다(Fig. 1). 아세트아미노펜의 첨가가 한우 거세 비육우 사양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Table 3에 나타난 바와 같다. 개시체중은 평균 383 kg, 종료 체중은 평균 462 kg으로 두 처리간 유의적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 > 0.05). 총 건물섭취량(DMI), 배합사료 건물섭취량(CDMI), 조사료 건물섭취량(FDMI) 및 일당증체량(ADG)에서도 두 처리간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 > 0.05). 다만 대조구에 비해 아세트아미노펜 처리구가 총 건물섭취량과 배합사료 섭취량에서 수치적으로 각각 약 5.7, 7.6% 낮은 반면, 일당증체량에서는(ADG) 아세트아미노펜 처리구가 대조구에 비해 수치적으로 약 9.7% 높아서, 처리구가 대조구에 비해 사료 요구율(feed conversion rati, FCR)이 수치적으로는 17% 개선효과를 보였으나 유의적이지는 않았다(p = 0.237).
Discussion
우리나라는 고온다습한 하절기 기후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가축의 섭취량 및 생산성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고온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에 따라 고온 스트레스로 인한 부작용을 저감하기 위해 양질의 조사료를 급여하거나, 사료 내 에너지 밀도를 조절하는 연구(Beede and Collier, 1986; De Rensis and Scaramuzzi, 2003) 및 사료 첨가제를 개발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중 사료 첨가제에 대한 연구는 그 동안 대부분 곰팡이, 효모 등의 미생물 제제나 비타민 및 미네랄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왔으며(Chaiyotwittayakun et al., 2002; Kumar et al., 2009; Chauhan et al., 2014; Alhidary et al., 2015), 항산화 효과를 지닌 약물에 대한 연구도 단위 가축을 위주로 연구가 이루어졌다(Zhang et al., 2016). 최근 의약 물질인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SAID)를 반추가축에 투여하여 스트레스 반응을 저감시킨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가 있지만(Jo et al., 2014; Seo et al., 2019), 고온 스트레스를 저감하는 역할로서 의약 제제가 반추가축에 평가된 바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반추위에서 미생물에 의해 이용되거나 소실되는 미생물 및 비타민 제제들과 다르게 소장에서 대부분 흡수·이용될 수 있으며 진통 및 해열, 항산화 효과를 지니면서도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의 반추가축에서의 고온 스트레스 저감용 첨가제로서의 가능성을 평가하였으며, 특히 섭취량과 성장률의 측면에서 평가하였다.
실험기간 동안의 기온에 따른 건물섭취량에 대한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에서 외부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거세우의 건물섭취량이 감소하는 유의적인 음의 상관관계가 관찰되었다(R2 = 0.2114, p < 0.0001)(Fig. 1). 이는 국내의 하절기 기후가 한우 거세우의 섭취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하며, 본 결과를 통해 한우 거세우가 실험 기간 동안 고온 스트레스의 영향 하에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온 스트레스를 받은 축우의 건물섭취량이 감소한 결과는 국외의 연구들에서 보고한 바 있다. NRC (1981)에서는 25 - 27℃에서 축우의 섭취량이 감소하기 시작하다가, 30℃이상에서 급격한 감소가 일어난다고 보고한바 있으며, Hahn et al. (1992)는 25℃도 이상의 온도에서부터 축우의 건물섭취량이 감소했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O’Brien et al. (2010)는 29.4 - 40℃ 사이의 일간 기온 범위에서 12%의 축우의 건물섭취량 감소를 보고하였다. 본 연구 결과 역시 기존 연구 결과들과 상응한다. 고온 환경에 있는 동물의 사료섭취량이 감소하는 이유는 고온 상황에서 체 내 섭취한 사료의 영양과정을 통해 발생하는 대사열을 최소화하여 체 내 열생산을 감소시키고 열 균형을 유지하려는 작용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Turner and Taylor, 1983). 하지만, 한우에서는 국내 하절기 고온의 상황이 한우의 사료 섭취량을 감소하게 했다는 결과들은 외국에 비해 많이 보고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지 않은 결과들을 나타낸 바 있었다. Park et al. (2015), Cho et al. (2016)와 Choi (2018)의 연구에서는 온도가 30℃인 고온 스트레스 환경 하에서 한우의 섭취량의 변화가 유의적이지 않았는데, 두 연구 모두 섭취량의 변화가 없었던 이유로 사양표준에서 제시하는 사료 급여량을 충족하여 공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이와는 달리 본 연구의 결과는 국내 하절기 고온 스트레스 상황에서 한우의 사료섭취량이 감소한다는 것을 유의적으로 보여주었다(Fig. 1).
본 연구 결과 고온 스트레스는 한우 거세우의 섭취량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아세트아미노펜의 첨가는 거세우의 섭취량 감소에 유의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연구에서, Stilborn et al. (1988)는 아세트아미노펜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NSAID 중 하나인 아스피린(acetylsalicylic acid)를 고온 스트레스를 저감하기 위해 2주간 육계의 사료 1 kg당 125, 250, 500 mg 첨가하였을 때, 사료 섭취량이나 증체량의 개선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최근 연구에서도 아스피린을 고온 스트레스를 가하는 2주령 Japanese quail의 사료에 500, 1000 mg/kg의 농도로 투여하고 4주간 실험한 결과, 이를 첨가하지 않은 대조구와 비교하여 두 처리구 모두 섭취량 및 증체량에 차이가 없었다(El-Kholy et al., 2018). El-Kholy et al. (2018)는 그 이유를 아스피린의 사료 내 첨가량이 유도한 스트레스의 강도와 지속 시간에 맞게 충분하지 않았다고 설명하였다.
이와는 상반된 결과로서 아스피린의 사료 내 첨가는 고온 스트레스 상황에서 사료 효율을 증진시킨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는데(El-Soud et al., 2006), Rokade et al. (2016)는 heat stress 상황에서 4주간 육계의 사료에 250, 500 mg/kg의 아스피린을 첨가하였을 때 사료섭취량에서는 차이가 없었으나 FCR의 유의적인 감소 효과가 있음을 보고하였고, 이 효과는 아스피린의 첨가량이 많을수록 컸다.
본 연구는 축우 사료에서 아세트아미노펜 첨가 효과를 살핀 최초의 연구로 비록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으나 혹서기에 아세트아미노펜의 첨가는 사료 요구율을 낮추어 사료 이용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였다. 처리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이유로 적은 실험 반복수를 들 수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은 업체의 권장 사용량에 맞춰 배합사료 1 kg 당 3 g을 첨가하였는데, 현재까지 축우에서는 가금류와는 다르게 고온 스트레스 상황에서 사료 내 아세트아미노펜이나 NSAID와 같은 제제들의 유의적 효과를 보기 위한 첨가량이 제시된 바 없으므로, 아세트아미노펜의 고온 스트레스 하에서 사료 요구율의 감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추후 연구에서 본 제제를 기존 첨가량인 3 g/kg 보다 증가 급여함과 동시에 여러 첨가 수준에서 그 효과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