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계란산업은 우리나라 축산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계란 생산량이 2018년 기준 64만 7천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MAFRA, 2019). 계란 소비 증가에 따라 지속적인 성장을 해오고 있는 우리나라 계란산업은 2017년 계란 살충제 검출 파동 이후 식품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었고, 계란의 산지 유통이 복잡하고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계란 산지에 계란유통센터(EPC, eggs (PR)ocessing center)를 도입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계란유통센터는 산지 산란계 농장에서 수집된 계란을 한곳에 모아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계란 상품을 공급하는 산지유통센터로 계란의 식품 안전성 수준을 높이고 계란 유통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계란유통센터는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기에 과연 센터의 건립이 사회적으로 얼마만큼의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하는 지에 대한 계량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계란 시장에 대한 연구는 다수 진행되었는데, Baek et al. (2012)에서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계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호도를 분석하였고, Kim et al. (2015)은 계란의 속성가격을 분석하여 인증 축산물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였으며, Yu and Yang (2018)은 살충제 파동으로 이슈가 되었던 계란의 잔류 농약 검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분석하였다. 한편 본 연구에서 적용될 부분균형모형의 하나인 EDM (equilibrium displacement model)에 대한 선행 연구도 다수 진행되었는데, Kim and Jang (2008)과 Kim and Han (2019)은 각각 한미 FTA 협정이 우리나라 유가공품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음식점 메뉴에 원산지표시제도를 도입할 때 발생하는 사회적 효과를 계측하기 위해 EDM 모형을 적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Yoo et al. (2018)은 축산물의 안전과 위생에 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매우 커져가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상의 선행연구들은 우리나라 계란 시장과 계란 소비 등에 대한 미시적인 분석을 진행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 계란의 산지단계에서 유통센터를 도입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계량적으로 계측하기 위한 연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 연구는 선행연구들과 다음과 같은 점에서 차이점을 가진다. 첫째, EDM 모형을 활용하여 사회적 편익을 계산하였으며, 그 과정을 수요 측면과 공급 측면으로 구분하여 진행하였다. 또한, 식품안전성과 관련된 이슈에 접근하기 위해 EDM 모형 외에 선행연구결과물을 활용하여 분석의 범위를 확장하였다. 셋째, 이로부터 도출되는 사회적 편익을 근거로, 계란유통센터 건립에 주는 시사점을 보다 구체적으로 찾아서 정책적인 대안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 계란의 산지 유통 개선을 위해 계란산지유통센터를 도입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효과를 경제 모형을 통해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Materials and Methods
이론적 방법론
본 연구는 우리나라 산지에 설립되는 계란유통센터가 사회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기 위해 부분균형모형의 하나인 EDM 모형을 적용하도록 한다. EDM 모형은 특정 산업이나 시장에 외생적인 변화가 발생할 경우 해당 산업이나 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데 적절한 모형으로 모형의 함수를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고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효과들을 종합적으로 계측하기에 용이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본 연구에 적용된 EDM 모형을 구성하는 구체적인 함수식은 다음과 같다.
(1)
(2)
(3)
(4)
(5)
식(1)은 계란의 공급함수로 계란 공급량((QF))은 산란계농가의 농가수취가격((PF))의 함수로 정의되는데, 여기에 있는 ZS는 공급곡선을 이동(shift)시키는 외생변수를 의미한다. 식(2)는 도매단계에서의 가격식으로 도매가격((PW))은 산지가격((PF))에 유통마진((MW))을 더하여 결정되는 구조를 반영하고 있다. 식(3)은 소매단계의 가격식으로 소매가격((PR))은 도매가격((PW))에 유통마진(MR)을 더하여 결정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식(4)는 계란의 수요함수로 수요량((QR))은 자체가격((PR))의 함수로 표현되고, ZD는 수요곡선을 이동시키는 변수로 설정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식(5)는 수급균형식을 의미한다.
이상의 식(1) - 식(5)를 각각 전미분(totally differentiating)하여 탄성치(elasticity) 형태로 변환한 결과는 다음 식(1)’ - (5)’와 같이 정리된다.
E(PF) = (1/ϵ) E(QF) (1)’
E: 변화 크기(percentage change), ϵ: 공급의 자체가격 탄성치
E(PW) = RWFE(PF) + RWME(MW) (2)’ RWF( = (PF) / (PW)) : 산지가격과 도매가격의 비율
RWM( = (MW) / (PW)) : 도매단계 유통마진과 도매가격의 비율
E(MW): 도매단계 유통마진 변화율
E(PR) = RRWE(PW) + RRMEMR (3)’
RRW( = (PW)/ P R) : 도매지가격과 소매가격의 비율
RRM( = MR / P R) : 소매단계 유통마진과 소매가격의 비율
EMR: 소매단계 유통마진 변화율
E(QR) = ηRE(PR) + EZD (4)’
ηR: 수요의 자체가격 탄성치
EZD: 수요량의 변화율
E(QF) = E(QR) (5)’
분석 자료
우리나라 계란산업의 산지 유통 개선을 위해 연간 3억 개의 계란을 취급할 수 있는 계란유통센터를 설립할 경우 발생하는 사회적 편익을 추정하도록 하기 위해, 모형분석의 초기 값을 Table 1과 같이 가정하도록 한다. 먼저 연간 3억 개 계란에 대한 물량 (소비량, 공급량) 변수로 1 개당 64 g을 적용하여 19,200톤으로 설정하였다. 가격변수로는 2017년과 2018년의 경우 조류독감(HPAI, highly pathogenic avian influenza)과 계란 살충제 파동으로 인해 유통단계별 가격에 대해 각각 농협경제지주(농가 수취가격, 도매가격)와 농수산물유통공사(소매가격)에서 제시하고 있는 2016년 자료를 활용하였다.
Table 1. Initial values for EDM. Unit: ton, won·kg-1 | |
EDM, equilibrium displacement model; QR, consumption of egg; QF, production of egg; PF, producer price; PW, wholesale price; PR, retail price. |
추가적으로 모형 분석에 적용된 모수값과 탄성치가 Table 2와 같이 적용되었는데, 여기서 설정된 탄성치는 Jeong et al. (2012)의 추정 결과를 활용하였다. 추가적으로 보다 세밀한 분석을 위해 탄성치를 일정 범위로 설정하여 해당 범위내의 수치들을 시뮬레이션에 적용하였다. 최근 10년 자료를 이용하여 탄성치를 추정한 결과, 탄성치들이 본 연구에서 사용한 탄성치들의 범주에 들어와 분석에 큰 문제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분석 대상 효과
계란유통센터 설립으로 발생하게 되는 사회적 편익을 계측하기 위해 3가지 분석 대상 효과를 설정하였다. 먼저 분석효과 1은 공급측면의 유발효과를 분석하는 것으로 계란유통센터가 설립되어 계란의 거래기준가격 발견((PR)ice discovery)과정이 보다 투명해지고 거래비용이 감소함에 따라 발생하는 생산자 편익 증가를 계측하는 것으로, 생산자 편익 증가에 따른 산지 - 도매단계의 거래비용(E(MW))이 5% 감소하는 경우의 편익 증가분을 계측하였다.
분석효과 2는 계란유통센터 설립을 통해 계란 유통과정에서의 위생과 식품안전성이 높아짐에 따라 발생하게 되는 편익을 계측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관련 연구인 Ji et al. (2017)에 의하면 2017년 계란 살충제 파동으로 인한 소비 감소 폭이 46%에 달하고 산지가격이 32% 하락한 것으로 발표하였는데, 이러한 식품안전성 이슈를 계란유통센터가 사전에 방지할 경우 예방할 수 있는 피해금액을 편익으로 계측하였다. 이 편익은 산정할 수 있는 최대금액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분석효과 3은 계란유통센터 설립을 통해 개선된 유통 및 소비 여건에 따라 수요가 증가되어 발생하는 편익을 계측하였다. 관련 연구인 Kim et al. (2016)에 의하면 수원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시설 현대화사업으로 이용자의 신규 수요(EZD)가 5% 증가할 것이라고 제시하였는데, 이를 참고하여 계란유통센터 설립을 통한 신규 수요 유발 효과를 계측하였다.
Results and Discussion
분석대상별 효과 추정
먼저 계란유통센터의 설립으로 기대되는 투명한 거래가격 제시와 공정한 계약서 작성 등에 따른 시장수급의 변화를 분석하였는 데, 그 결과가 Table 3에 정리되었다. Table 3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전술한 효과가 발생하여 산지 - 도매단계의 거래비용(E(MW))이 5% 감소하는 경우, 산지 생산자가격은 0.1 - 0.3% 상승하고 소비자가격은 0.2 - 0.3%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계란시장의 균형거래물량은 0.1 - 0.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계란 산업에서 생산자 편익과 소비자 편익이 증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상의 내용에 기반하여 사회적 후생변화를 추정한 결과가 Table 4에 제시되어 있는데, 계란유통센터 설립으로 산지 - 도매단계의 거래비용이 5% 감소할 때 생산자잉여는 2천만원 - 1억 1천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소비자잉여는 9천만원 - 1억 8천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회의 전체 후생은 2억원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3. Effect on the supply and demand of egg market: Analysis 1. U nit: % | |
ηR, price elasticity of demand; EMW, percentage change in marketing cost; ϵ, price elasticity of supply. |
다음으로 계란유통센터 도입을 통해 산지 수집된 계란의 위생 및 안전성 수준이 높아지는 경우, 추가로 증가하는 사회적 편익을 Ji et al. (2017)의 연구 결과를 적용하여 분석할 수 있다. 우선 본 모형의 초기값을 Table 1과 같이 계란 판매량 19,200톤, 산지 가격 1,723원·kg-1으로 설정한 상황에서 살충제 파동이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의 계란 판매 수입은 331억원으로 계산된다. 여기서 Ji et al. (2017)에서 제시된 상황을 적용할 경우 살충제 파동과 같은 식품안전성 문제가 발생하면 계란 소비량은 46% 감소한 10,368톤이 되고 계란의 산지가격은 32% 하락한 1,172원·kg-1이 되게 되므로, 계란 판매수입은 121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상의 상황에서 계란유통센터 설립으로 살충제 파동과 같은 식품 안전성 문제를 방지하게 될 경우의 사회적 편익은 계란 판매수입의 감소액인 최대 209억원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계란유통센터 설립으로 인한 수요 증가를 통한 효과를 계측할 수 있다. Table 5에 제시된 것과 같이, Kim et al. (2016)의 연구 결과를 반영하여 계란에 대한 신규 수요가 5% 증가할 경우 산지 생산자가격은 2.4 - 8.1% 상승하게 되고, 소비자가격은 1.4 - 4.9%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게 되며, 시장의 균형 거래물량은 2.3 - 4.6%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어진다. 이에 기초한 사회적 효과를 추정할 수 있는데, Table 6과 같이 소비자잉여는 12억 6천만원 - 130억원 증가하고, 생산자잉여는 8억원 - 27억 2천만원 증가하여, 사회 전체 후생은 27억 8천만원 - 140억 5천만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Table 5. Effect on the supply and demand of egg market: Analysis 3. U nit: % | |
ηR, price elasticity of demand; ϵ, price elasticity of supply. |
Table 6. Social effect of introducing egg processing center: Analysis 3. U n it: Hundred million won | |
ηR, price elasticity of demand; ϵ, price elasticity of supply. |
편익 종합
우리나라 계란 산지에 계란유통센터가 설립되어 연간 19,200톤의 공급을 담당하게 될 경우의 전체 사회적 효과를 추정해볼 수 있다. 앞서 논의된 3가지 효과가 모두 적용된다고 사정할 경우, 계란유통센터 도입에 다른 사회적 편익은 최대 239억원 - 352억원 가량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Conclusion
연간 64만톤 이상의 계란이 생산되어 공급되고 있는 우리나라 계란산업 및 시장은 축산부문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산지 유통의 비효율성 및 불투명성, 계란 수집 및 포장 과정에서의 위생 및 안전성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계란유통센터를 산지에 도입하여 계란 유통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 사회적으로 창출되는 효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EDM 모형을 적용하여 분석한 결과, 연간 19,200톤 규모의 계란유통센터가 도입될 경우 종합적인 사회적 편익이 최대 239억원 - 352억원 가량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어 우리나라에 계란유통센터 도입의 필요성을 일정 부분 보여주고 있다.
계란유통센터의 경제적 편익이 예상되는 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한국 상황에 맞게 계란유통센터에 필요한 소규모 농장의 유통 구조를 고려한 집하장, 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HACCP, 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을 통한 가공 및 포장 업장, 가격거래소인 경매장 등 기능을 갖춘 유통센터를 건립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한다. 추진 중인 시설운영 지침에 근거하여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따른 식용란 선별포장업시설과 축산법에 따른 계란등급판정, 농수산물 유통 및 가정안정에 관한 법률의 공판장 시설 등이 필요하다. 또한, 거래대금 정산을 위해 금융기관이 중도매인의 대금 결제전용계좌의 관리를 통해서 출하자에게 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의 채택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 거래안전장치 도입을 위해 거래 면허를 출하자, 운송업자, 하역업체, 중도매인, 구매자를 대상으로 도입하여 자격자만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계란유통센터가 제 기능을 하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계란을 생산하고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농가가 충분히 구축되어 있어야하는데, 이를 위해 농가 계열화 및 조직화를 같이 추진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새롭게 건립되는 계란유통센터에 참여하는 유통인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유인을 제공하여야 한다.
물론, 본 연구 결과는 다양한 가정에 기초한 것으로 실제 현실과 다소 괴리될 수 있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후속 연구들에서 본 연구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보다 정확한 논의를 진행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