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파속식물은 백합과(Lilaceae)의 파속(Allium)에 속하는 식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양파(Allium cepa), 마늘(Allium sativum), 파(Allium fistulosum) 등이 있으며, 주로 양념채소로 부르고 있다(Lee and Hong, 2016). 2021년도 통계청 농작물생산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양파, 마늘의 생산량은 각각 157만 6천톤, 30만 8천톤이며, 2020년 우리 국민 1인당 양파, 마늘의 소비량은 각각 24.1, 7.9 kg에 달하는 수준이다. 양파와 마늘에 발생하는 주요 곰팡이병은 Alternaria porri에 의한 검은무늬병, Stemphylium spp.에 의한 잎마름병과 자주점무늬병, Sclerotium cepivorum에 의한 흑색썩음균핵병, Botrytis spp.에 의한 잿빛곰팡이병, Fusarium oxysporum에 의한 시들음병과 마른썩음병이 있다(Korean Society of Plant Pathology, 2009). 이 중, 양파와 마늘 잎에서 동시에 문제가 되는 병해는 Stemphylium spp.에 의한 잎마름병이다. 2018년 농촌진흥청 주요 농산물 수급정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봄철 잦은 강우와 높은 기온으로 인해 전남 무안, 해남, 함평 등에서 잎마름병이 대발생하여 수확기 양파, 마늘에 큰 피해를 끼친 바 있다. 또한 Stemphylium spp.에 의한 병으로 채소류에서는 잎곰팡이병, 점무늬병 등으로 알려져 있고, 과수류에서도 저장병으로도 최근 보고되고 있다(Spadoni et al., 2020). 본 연구에서는 양파, 마늘 등에 발생하는 잎마름병 감염 시료를 채집하여 병원균을 분리배양 하고, 그 원인균의 분자계통학적 유연관계를 분석하였다. 또한, 이들 잎마름병균의 최적 생육조건을 조사하고 병원성을 검정하였다.
Materials and Methods
잎마름병균 균주수집과 분자계통학적 유연관계 분석
균주 수집 및 염기서열 분석
우리나라 양파, 마늘 재배지인 전남 무안군, 신안군, 함평군과 경남 창녕군, 함양군에서 잎마름병에 감염된 시료를 채집하였고, 양파, 마늘, 파 잎에 발생한 잎마름병균 65 균주를 수집하였다. 수집 균주의 분자계통학적 유연관계 분석을 위해 잎마름병균의 total genomic DNA를 추출(HiGeneTM Genomic DNA prep Kit, BIOFACT, Daejeon, Korea)하였고, internal transcribed spacer (ITS) 유전자 단편 염기서열을 분석하기 위해 ITS1F/ITS4 primer set (White et al., 1990)로, polymerase chain reaction (PCR)을 진행하였다. PCR반응의 조건은 ITS 영역은 99℃에서 5분간 pre-denaturation을 하고 94℃에서 30초간 denaturation, 55℃에서 30초간 annealing, 72℃에서 30초간 extension을 1 cycle로 하여 총 35회 진행하였다. 이후 72℃에서 final extension을 5분간 수행하였다. 증폭된 PCR 산물은 1.5% agarose gel에서 전기영동을 한 후 SYBR safedye로 염색하고 UV illuminator에서 증폭된 PCR 산물을 확인하였다. 증폭산물은 EXOSAP-IT (GE Healthcare, Amersham, UK)으로 정제하고 염기서열 분석(BIOFACT, Daejeon, Korea)을 의뢰하였다. 추가적인 유전자 분석을 위해 각 지역과 작물별을 고려하여 총 12 균주를 선발하여 calmodulin (cmdA) 유전자를 CAL-228F/CAK-737R primer set로 증폭시킨 후 분석하였다(Carbone and Kohn, 1999).
잎마름병균의 분자계통학적 유연관계 분석
ITS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분자계통학적 유연관계를 분석하기 위해서 NCBI에 등록된 Stemphylium속 근연종의 염기서열을 수집하고 MEGA 7.0 프로그램을 사용(Tamura et al., 2013)하여 잎마름병균과 근연종 간의 유연관계 분석을 수행하고자 neighbor-joining 방법으로 계통수를 작성하였다(Saitou and Nei, 1987; Back et al., 2014). 계통분석을 위한 outgroup으로는 Stemphylium lucomagnoense을 사용하였다.
잎마름병균의 생물학적 특성
잎마름병균의 최적 균사생장온도 조사
파속작물에 발생하는 잎마름병균에 대한 생물학적 특성을 조사하였다. 첫번째로 양파, 마늘, 파에서 각각 분리배양한 잎마름병균 5 균주에 대한 최적 균사생장 온도를 조사하였다. Potato dextrose agar (Difco Laboratories, Detroit, MI, USA)에 5 mm 크기의 균사디스크를 치상하고, 온도범위를 5 - 40℃로 설정하고 5℃ 간격으로 배양기 온도를 맞춰 배양하였다. 각각의 설정된 온도범위 중 PDA배지에 균사가 모두 생장한 것을 기준으로 하여, 균사생장 길이를 측정하였다. 각 시험구는 최소 4반복 이상씩 수행하였다.
잎마름병균의 병원성 검정
양파와 마늘에서 각각 분리한 Stemphylium vesicarium과 S. eturmiunum을 25℃에서 15일간 배양하고, 15℃에서 7일간 배양하여 분생포자를 수거하여 포자현탁액을 제조(1×105 cfu·mL-1)하여 분무접종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상처 접종한 시험구에서는 접종 5일차부터 잎 끝이 마르는 증상이 확인되었다. 마늘에서는 잎과 종구에서도 병원성을 보이기 때문에, 마늘 종구를 이용하여 병원성 검정을 수행하였다. 마늘 종구를 준비하고 침으로 상처를 낸 뒤 3 mm 크기의 균사조각을 치상하고 25℃ 배양기에서 7일간 방치한 후 병원성 유무를 확인하였다.
Results and Discussion
국내 수집 잎마름병균의 분자계통학적 유연관계 분석 결과
균주 수집 및 염기서열 분석
우리나라에서 파속작물에서 발생하는 잎마름병균을 양파에서 44균주, 마늘에서 15균주, 파에서 4균주 수집하였다. 수집 균주의 ITS 영역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결과를 GENETYX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각각의 상동성을 비교한 결과, 64균주 중 53균주의 Stemphylium sp.가 모두 100%의 상동성을 보인 반면 나머지 11균주는 우점하고 있는 균주와 98 - 99%의 상동성에 차이를 보였다. 따라서 우리나라 양파, 마늘, 파에 발생하는 잎마름병균은 1종 이상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각각의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결과를 NCBI의 BLAST search를 통해 GenBank (https://www.ncbi.nlm.nih.gov/)에 등록된 근연종들과의 유사도를 확인한 결과, 53균주의 우점종은 미국, 유럽 등에서 보고된 양파, 마늘의 잎마름병균 Stemphylium vesicarium과 99 - 100% 유사도를 보였다. 반면, 양파, 마늘에서 분리한 균주 중 7균주(양파 2, 마늘 5)는 국내에서는 보고된 바 없었던 S. eturmiunum균과 99% 이상의 높은 유사도를 보였고, 파에서 발견된 4균주는 S. solani와 99% 이상의 높은 유사도를 보였다. 이 중 ITS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결과는 NCBI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의 GenBank에 등록하였다(S. vesicarium ITS-LC592362~LC592371, S. eturmiunum ITS-MW800165~MW800168).
64 균주의 잎마름병균 중 12 균주를 선발하여 cmdA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우점하고 있는 S. vesicarium은 미국 등에서 보고한 S. vesicarium과 99% 이상의 유사도를 보였고, 나머지 S. eturmiunum과 S. solani도 기존에 GenBank에 보고되어 있는 종들과 99% 이상의 높은 유사도를 보였다.
잎마름병균의 분자계통학적 유연관계 분석
ITS 유전자 염기서열을 이용하여 국내 발생하는 잎마름병균의 분자계통학적 유연관계를 분석한 결과, 양파, 마늘에서 우점하고 있는 53균주(양파 42, 마늘 10, 부추 1)의 잎마름병균은 S. vesicarium에 속하였다(Fig. 1). 또한, 양파, 마늘에 발생하는 또 다른 종인 S. eturmiunum은 최근 마늘 종구에서 발생하고 있는 잎마름병균과 동일한 그룹으로 확인되었다. 마지막으로 파에 발생하는 잎마름병균은 기존에 알려진 S. botryosum이 아닌 토마토 등에서 잎마름병으로 보고된 S. solani 그룹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2종의 유전자 염기서열의 상동성 비교결과와 ITS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결과를 이용한 분자계통학적 유연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종합해볼 때, 국내 양파, 마늘 등 파속작물에 발생하는 잎마름병균은 3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S. solani에 의한 파 잎마름병과 S. eturmiunum에 의한 마늘 잎마름병 발생을 최근에 국내에서도 보고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저장 중 마늘 종구에 발생하는 S. eturmiunum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Fu et al., 2019; Dumin et al., 2021a; Dumin et al., 2021b).
잎마름병균의 생물학적 특성조사 결과
잎마름병균의 최적 균사생장온도 조사
양파, 마늘, 파에서 분리한 3종의 Stemphylium균에 대한 최적 균사생장 온도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3종의 Stemphylium균의 균사 생장이 가능한 온도 범위는 5 - 30℃였으며, 이 중 최적 생장온도 범위는 20 - 25℃로 확인되었다(Fig. 2A). 그리고 5℃ 저온이나 30℃의 온도조건에서도 잎마름병균들 모두 더디지만 생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도별로 생장양상을 살펴보면 양파, 마늘의 우점종인 S. vesicarium은 다른 2종의 Stemphylium균에 비해서 30℃에서도 균사생장이 가능하였다. 반면 양파, 마늘에서 새롭게 발견된 S. eturmiunum균은 다른 Stemphylium균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저온인 10 - 15℃에서 균사생장 길이가 길게 나타났다. 또한, 10 - 15℃의 저온조건에서는 잎마름병균의 포자를 형성이 다른 온도에 비해가 많이 형성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양파는 겨울 월동을 하기 전인 10 - 11월 사이에 어린 묘에서부터 잎마름병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충분히 감염이 가능한 환경적 조건이 갖춰지게 된다. 실제로 어린묘에 웃자람을 방지하기 위해서 잎을 자르게 되는데, 이렇게 생긴 상처를 통해서 잎마름병균이 감염되고, 월동 전까지 발병하는 것으로 전남 무안군, 경남 함양군 등에서 조사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잎마름병의 최적 생육온도는 기주에 따라 달라지는데, 배나무에 감염되는 S. vesicarium균의 최적 감염온도는 21 - 23℃이며, 아스파라거스에 발생하는 S. vesicarium균은 14℃, 양파에 발생하는 S. vesicarium균은 10 - 26℃의 온도범위를 가진다(Menzies et al., 1991; Montesinos et al., 1995; Basallote-Ureba et al., 1999). 이처럼 Stemphylium속 병원균은 기주나 재배환경에 따라 최적 생육온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국내의 양파와 마늘에 발생하는 잎마름병균은 10 - 25℃의 온도범위를 갖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잎마름병균의 병원성 검정
양파와 마늘에서 각각 분리한 2종 Stemphylium균(S. vesicarium, S. eturmiunum)을 이용하여 마늘 종구에 병원성을 검정한 결과, 양파와 마늘에서 분리한 균주 모두 마늘 종구에서 강한 병원성을 보였다(Fig. 2B). 특히, 국내에서 재배하는 남도, 대서, 홍산 마늘 품종에 상관없이 모두 병원성을 나타내었다. 최근, 마늘의 수확시기에 잦은 비로 인해서 수확 이후 충분히 건조시키지 않고 저장한 마늘에서 잎마름병 증상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양파와 마늘에서 잎마름병에 대한 방제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미국에서도 잎마름병의 발생으로 인해 그 위험성을 다시 재기하고 있으며, 특히, 파속작물에서는 잎에 병을 일으켜 광합성량을 줄여 양파, 마늘 구의 크기를 줄어들게 하고 품질을 나쁘게 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Frank et al., 2021).
우리나라에서는 마늘 등 파속작물에 발생하는 잎마름병의 원인으로 기존에 알려진 S. botryosum 이외에 S. vesicarium이 발생을 보고하고, 균학적인 특성을 연구한 바 있다(Cho and Yu, 1998). 최근에는 Stemphyliun vesicarium에 의한 아스파라거스 점무늬병, S. solani에 의한 파 잎마름병, S. eturmiunum에 의한 마늘 잎마름병 등이 국내에서도 보고되었다(Han et al., 2019; Dumin et al., 2021a; Dumin et al., 2021b). 또한, 중국, 이란 등의 파속작물을 재배하는 나라에서도 Stemphylium균에 의한 피해를 보고하고 있으며, 특히 이탈리아 체리 과실에 병 발생도 보고하고 있어, Stemphylium균의 기주범위가 점점 늘어가는 것을 알 수 있다(Fu et al., 2019; Spadoni et al., 2020; Razak and Abass, 2021). 앞서 연구에서 확인한 것과 같이 이 병원균은 균사생육온도 범위가 넓은 병원균이므로 앞으로는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적 요인에 따라서 병 발생이 충분히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 방제 연구 및 관리방안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Conclusion
우리나라 양파, 마늘 등 파속작물에서 발생하는 주요 곰팡이병인 잎마름병의 원인균 Stemphyliun spp.를 채집하여, ITS영역, Calmodulin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여 상동성 비교와 분자계통학적 유연관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양파, 마늘, 파에 발생하는 잎마름병균은 3종으로 확인되었다. 이 중 Stemphyliun vesicarium균이 우점하고 있으며, S. eturmiunum이 양파와 마늘에서 모두 새롭게 발견되었다. 또한, 파에서는 S. solani에 의한 잎마름병도 확인되었는데 병징은 파의 잎 끝이 마르고 월동 이후 갈색으로 마른 잎에서 주로 많이 관찰되었다. 이들 잎마름병균의 최적 생육온도는 20 - 25℃ 이지만 10 - 15℃ 저온에서도 생장이 가능하였다. 양파, 마늘에서 분리한 2종의 잎마름병균 S. vesicarium과 S. eturmiunum은 양파와 마늘 모두에서 병원성이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