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우리 사회가 느끼고 있는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는 쓰레기 증가이다(Yeom et al., 2022). 한국의 2021년 연간 폐기물 발생량은 1996년보다 199.5% 증가하였으며, 일평균 18만 573 톤의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ME, 2023).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공공보건과 안전상 등의 이유로 온라인 쇼핑 및 음식 포장 등의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게 되면서 일회용 플라스틱(single use plastics, SUP) 포장 사용량이 증가하였으며(Molloy et al., 2022), 트렌드의 급격한 변화와 의류의 대량생산으로 H&M을 비롯한 패스트패션 브랜드가 흥행하면서 의류 쓰레기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Segran, 2021). 한편,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전자기기의 사용수명이 줄어들면서 전자쓰레기(e-waste)도 증가하고 있다(Abalansa et al., 2021; UNEP, 2022). 경제 선진국의 쓰레기는 자국 내에서 처리하기가 곤란할 정도로 너무 많아 쓰레기를 수출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Abalansa et al., 2021; KITA, 2022). 수출된 쓰레기는 경제 개발도상국 국경 내 매립지에 버려지고 있으며, 이는 토지, 수질 및 대기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Abalansa et al., 2021).
환경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동시에 세계적으로 다른 생물, 식물 및 자연과 공유하는 생활 공간에 대한 존중하는 태도인 환경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 환경 인식이 높은 소비자들은 친환경적인 제품을 우대하며(Yea and Lee, 2022), 이러한 소비 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 및 지속 가능한 해결책 제시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쓰레기 중 상당 부분은 포장에서 발생한다.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3.4%를 차지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40%는 포장에 기인하고 있으며, 플라스틱 쓰레기의 9%만 재활용되고 있다(OECD, 2022). 이러한 쓰레기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친환경 포장이 고안되었다. Kim과 Lee (2014)에 따르면, 친환경 포장은 사용 중 및 사용 후 처리기간 동안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계된 포장이다. 재료 사용량의 감소, 재사용 및 재활용, 소재 대체 활용 등이 친환경 포장의 설계 요소이며, 이러한 제반 요소의 적극적인 고려를 통해 포장물로 인한 환경 영향을 줄일 수 있다(Kim and Lee, 2014).
친환경 포장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친환경 포장 기술의 연구·개발과 적극적인 적용이 필요하다. 친환경 포장 기술이 성공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친환경 인식은 어떤 수준인지, 어떤 포장 요소를 친환경으로 인식하는지, 그리고 소비자들의 친환경 포장에 대해 지불의사는 어떤 수준인지 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친환경 포장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해외의 경우 2000년대 이후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Cho 등(2012)은 포장사과의 친환경 포장재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연구하였으며, Park 등(2022)은 친환경 식품 포장 정책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연구하였다. 본 연구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친환경 포장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한 소비자 인식에 대한 연구로는 Kang과 Hwang (2019)과 Kim과 Hwang (2021)이 대표적이다. Kang과 Hwang (2019)은 지속가능한 패키지의 시각적 속성인 외관과 언어적 정보에 따라 소비자의 지각된 혜택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최종적으로 소비자의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한편, Kim과 Hwang (2021)은 식품 패키지의 외관을 색상과 라벨을 활용하여 친환경 정도를 구분하고 이에 따른 소비자의 소비가치 차이 분석을 중심으로 제품유형과 환경관심도의 조절효과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들 연구는 패키지의 색상과 같은 시각적 속성이나 라벨에 담긴 언어적 정보 등의 요소를 중심으로 소비자의 인식을 조사하고자 한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포장 재료나 기업들의 그린워싱(1)과 같은 이슈를 다루지 못한 한계가 있다.
포장 재료의 경우 기존 연구들은 제품을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려가 충분하게 반영되지 않고 최대한 적은 환경 오염 유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농산물의 경우에는 포장의 친환경성 뿐만 아니라 제품의 안정적 보관 유무도 구매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포장 재료의 제품 보관성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또한, 그린워싱도 국내 선행연구에서 많이 고려되지 않은 부분인데, 실제 친환경 경영과는 상관없는 기업이 제품이 친환경적인 것처럼 소비자를 오해할 수 있도록 하는 언어적 정보의 영향을 살펴보는 것도 향후 친환경 포장에 대한 소비자 구매의도 확산 측면에서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이상과 같이 포장 재료와 언어적 정보 측면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한 점에서 선행연구와 차별점을 갖는다.
본 연구는 농식품의 친환경 포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내 소비자들의 친환경 포장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고, 이를 통해 국내 소비자의 친환경 포장 인식에 대한 기초 자료를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포장을 구성하는 두 가지 근거에 기반한 시각적 요소(포장 재료, 환경표지)와 그린워싱 행위에 주로 사용되는 두 가지 가정에 의한 시각적 요소(색깔, 친환경 문구)의 친환경 인식이 구매 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분석하고, 분석결과를 토대로 정책적인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Materials and Methods
친환경 포장의 개념
친환경 포장은 “친환경 포장”, “지속가능한 포장”, “그린 포장” 등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는데, 이는 친환경 포장에 대한 개념 정리 및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부, 기업, 그리고 소비자가 인식하는 친환경 포장의 개념과 범위에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친환경 포장을 다양한 환경표지(환경마크)로 규범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현재 7가지의 환경표지가 친환경 포장과 관련되어 있다(Park, 2022). 그 중, 국제표준을 준수한 환경표지는 환경부의 환경표지와 산업통상자원부령 단체표준 GP (green packaging) 마크가 있다. 환경부의 환경표지는 국제표준 ISO 14020을 준수하며, GP 마크는 ISO 18000을 준수한다(Park, 2022). 환경부의 환경표지는 종이, 판재, 펄프 또는 합성수지 재질로 제작된 포장재에 관련된 인증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GP 마크는 심사위원회의 친환경 설계, 3R (reduce, reuse, recycle), 위생 및 안전 평가를 통해 인증을 받는다.
선행 연구에서 친환경 포장에 대한 개념은 연구자에 따라 상이하지만, 주로 “친환경 포장”과 “지속가능한 포장”이란 개념으로 설명되고 있다(Kim and Lee, 2014; Scott and Vigar-Ellis, 2014; Magnier and Crié, 2015; Magnier and Schoormans, 2017; Orzan et al., 2018; Herbes et al., 2020; Ketelsen et al., 2020; Yea and Lee, 2022). Kim과 Lee(2014)는 친환경 포장을 “포장재료 및 사용 후 처리까지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파괴하는 부정적 영향이 저감되도록 설계된 포장”이라고 하였으며, 포장의 설계 기준을 소재 감량, 재사용 및 재활용성, 소재 대체 등으로 정리하였다. Orzan 등(2018)은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며, 내용이 비었을 때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이라고 정의하였다. 한편, Yea와 Lee (2022)는 “쓰레기 발생을 줄이기 위해 소재 감량 및 기술을 적용한 혁신적인 포장 디자인”이라고 규범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Kim과 Lee (2014)의 친환경 포장의 개념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즉, 친환경 포장이란 포장이 사용되는 기간과 사용 후 처리기간 동안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계된 포장이며, 이는 재료 사용량의 감소, 재사용 및 재활용, 소재 대체 등으로 실현시킬 수 있다.
포장의 시각적 요소 인식과 구매 의도에 미치는 영향
소비자가 친환경 포장을 가장 처음으로 인식하는 방법은 바로 시각적 요소를 통한 방법이다. 따라서, 친환경 포장의 활용이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시각적 요소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친환경 포장의 시각적 요소는 재질, 색깔, 인증마크, 친환경 문구 등의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Magnier and Crié, 2015; Ertz et al., 2017). 그렇기 때문에, 친환경 포장에 대한 선행 연구에서는 앞서 언급한 시각적 요소의 효과를 중점으로 진행되었다.
Magnier와 Schoormans (2017)는 상품 포장의 재질, 색깔, 그리고 친환경 문구가 소비자들의 포장, 브랜드, 그리고 상품의 평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섬유 재질의 포장이 플라스틱 재질보다 선호되고, 색깔의 차이 또한 포장의 친환경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친환경 문구는 친환경 포장이라고 인식된 섬유 재질에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연구에서는 선택한 색깔이 어떤 이유로 더 친환경적으로 인식되었는지, 문구와 인증마크의 인식 차이가 왜 발생하는지, 소비자의 친환경 인식 정도가 어떻게 친환경 포장 요소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분석은 시행하지 않았다.
Herbes 등(2020)은 친환경 포장의 요소를 세분화하고, 독일, 프랑스, 미국 등 세 국가 소비자들의 요소 인식 차이를 연구하였다. 연구결과 세 국가 소비자들 모두 대부분 라벨에 담긴 포장 관련 정보를 통해 친환경 포장의 유무를 인식하였고, 특히 프랑스 소비자들은 초록과 갈색 같은 “자연적인 색깔” 또한 친환경 포장이라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Scott와 Vigar-Ellis (2014)와 Steenis 등(2018)의 연구결과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내용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은 색깔을 통한 친환경 포장 인식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소비자의 환경 인식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 인식과 구매 의도에 끼치는 영향
환경 인식이 친환경 포장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에 차이를 유발한다는 것은 많은 선행연구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었다(Magnier and Crié, 2015; Kang and Hwang, 2019; Yea and Lee, 2022; Kim and Lee, 2023). 한편, Magnier와 Schoormans (2017)는 친환경 포장의 시각적 및 언어적 요소의 차이는 소비자의 환경 인식 정도에 따라 달리 인식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특히, 시각적 및 언어적 요소가 일치하지 않았을 때 환경 인식이 낮은 소비자는 포장에 대한 배타심을 표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방법론
본 연구는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친환경 포장의 시각적 요소에 따른 인식 정도가 소비자의 구매 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고, 소비자의 환경 인식이 포장의 시각적 요소에 따른 소비자의 구매 의도에 어떠한 조절적 역할을 가지는지 검증하고자 Fig. 1과 같은 연구 모형을 설계하였다.
가설 설정
본 연구는 연구목적 달성을 위해 선행연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네 가지 포장 요소(재질, 색상, 친환경 문구, 인증마크)를 고려하였다. 이중 재질과 인증마크는 친환경 포장이라고 인정될 수 있는 근거 기반 요소(evidence-based, EB)로, 색상과 친환경 문구는 추측 기반 요소(conjectural, CJ)로 구분하였다. 이와 같은 포장 요소와 앞선 선행연구에 기반하여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가설 1 (H1). 친환경 포장의 시각적 요소들은 국내 대학생의 친환경 포장 구매 의사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것이다.
가설 2 (H2). 높은 환경 인식 정도(high environmental consciousness, HEC)를 가진 대학생은 추측에 의한 친환경 포장 특징(CJ: 포장 색상, 친환경 문구)보다 근거가 있는 친환경 포장 특징(EB: 포장 재질, 친환경 인증마크)을 가진 제품을 선호할 것이다.
가설 3 (H3). 낮은 환경 인식 정도(low environmental consciousness, LEC)를 가진 대학생은 높은 환경 인식 정도(HEC)를 가진 대학생보다 추측에 의한 친환경 포장 특징(CJ: 포장 색상, 친환경 문구)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자료 수집 및 분석 방법
본 연구의 분석을 위한 데이터 확보를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은 친환경 포장의 친환경 인식과 구매 의도를 물어보는 설문과 친환경 포장에 대한 인식, 그리고 환경 인식 등으로 구성된 설문을 진행하였다. 보다 사실적인 실험을 위해 각 요소마다 일반적 및 친환경적 상품 이미지를 제시하였다. 설문조사는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2023년 5월 23일부터 2023년 6월 1일까지 약 9일간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온라인 설문지에 응답한 100명의 응답(남학생 44명, 여학생 56명) 결과를 분석에 사용하였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는 이들은 가까운 미래에 학생 신분을 벗어나 더욱 주도적이고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게 될 것이고, 대학생 시기의 소비 가치관과 소비행위가 성인기에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대학생의 친환경 포장에 대한 연구는 다른 세대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Kim, 2014).
제품비교 설문조사에서 사용된 제품들은 친환경 포장의 각 시각적 요소에 따라 일반적 및 친환경적 상품을 아래 Table 1과 같이 총 8가지를 제작하였다. 친환경 포장이 시각적으로 인식이 가능할 때 소비자의 친환경 인식에 따라 태도와 구매 의도가 변화한다는 선행연구(Magnier and Crié, 2015; Yea and Lee, 2022)를 바탕으로 친환경 상품에 친환경 포장 요소를 부각하였으며, 표시가 잘 보이지 않았을 경우에는 확대하여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브랜드명은 상품 매력과 개인 선호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시중에 사용하고 있지 않는 브랜드를 구상하여 제작하였다.
포장 외관의 시각적 인식에 대해서만 실험하기 위해서 시각적 친환경 요소를 제외한 제품 사이즈, 일러스트레이션, 용량 등의 다른 조건은 동일하게 제작하였으며, 설문지에 보기를 제시할 때 “가격과 내용물은 동일하며, 포장지에만 차이가 있습니다”라고 고지하였다. 실험에 사용된 모든 제품 디자인은 Adobe Photoshop 소프트웨어(Adobe Inc., USA)를 사용하여 제작하였다(Table 1).
구매 의도는 소비자가 제품구매 선택상황중의 의사결정과정에서 형성되는 심리적 요인으로, 예상된 신념 또는 계획된 신념과 태도가 미래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라고 정의한다(Kang and Hwang, 2019). 친환경 포장 상품의 구매 의도를 통해 국내 소비자의 친환경 포장에 대한 인식 정도를 일정 부분 파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 포장 상품에 대한 구매 의도와 관련하여 Kim과 Lee (2023)의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총 4개 문항을 제시하였으며, 응답은 5점 척도(1 = 전혀 아니다, 3 = 보통이다, 5 = 매우 그렇다)로 측정하였다. 친환경 포장 인식에 대한 질문은 Table 2와 같다.
환경 인식에 대해 Samdahl과 Robertson (1989), Jang 등(2020), Yeom 등(2022)의 선행 연구를 토대로 총 10개 문항에 대해 5점 척도(1 = 전혀 아니다, 3 = 보통이다, 5 = 매우 그렇다)로 측정하였다. 환경 인식에 대한 질문은 Table 3과 같다.
주요 분석방법으로는 각 문항의 신뢰성을 확인하기 위한 Cronbach’s alpha 계수 추정과, 가설 검증을 위한 순서로짓회귀분석(ordinal logistic regression analysis)을 사용하였다.
Results and Discussion
데이터(설문지) 신뢰도
결과 및 분석을 통한 가설 검증에 앞서 설문지의 신뢰도 검증을 실시하였다. 신뢰도 검증에 대한 결과는 Table 4에 제시하였다. 각 개념에 신뢰도 검증은 Cronbach’s α 계수를 통해 파악하였으며, 친환경 포장의 구매 의도(0.837), 환경 인식(0.786) 모두 α 값이 0.7 이상으로 나타나 설문지의 신뢰도가 담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적 요소의 인식
친환경 포장의 네 가지 시각적 요소들에 대한 친환경 인식과 구매 의도에서 응답자는 요소마다 시각적 요소의 비 변형(A)과 변형(B) 상품을 동시에 살펴보고, 친환경 정도와 구매 의도에 대해 기입하는 방식으로 한 답변을 진행하게 된다. 응답자는 상품 A, 상품 B, 또는 차이 없음을 선택할 수 있었으며, 선택 이후 개방형 질문을 통해 선택 이유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개방형 질문은 수집한 뒤 키워드로 분류하였다. 응답자들의 선택 결과는 Fig. 2에 제시하였다.
응답자들은 근거 기반 시각적 요소에 대해서는 친환경 요소가 반영된 상품 B (재질 84%, 인증마크 85%)를 80% 이상 선택하였다. 이는 친환경 포장에서 근거 기반 시각적 요소가 소비자들에게 더 친환경으로 인식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추측 기반 시각적 요소에 대해서는 응답결과가 요소마다 상이하였다. 친환경 문구에 대해서는 51%의 응답자가 상품 B를 친환경적이라고 응답하였으며, 47%의 응답자는 차이 없음으로 응답하였다. 상품 B를 선택한 소비자의 98%는 선택 이유를 “친환경 문구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고, 차이 없음을 선택한 소비자는 “문구를 신뢰할 수 없음”(45%), “시각적으로 차이 없음”(32%) 등의 답변을 제시하였다. 즉, 친환경 문구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해당 포장이 친환경적이라고 인식하게 하는 요소이기는 하지만, 근거 기반 요소와는 달리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색상의 경우에는 응답자의 73%가 두 상품 간 차이가 없음을 선택하였으며, “색깔은 친환경 요소가 아님”(53%), “시각적으로 차이 없음”(27%) 등을 그 이유로 제시하였다. 따라서 색상은 포장의 친환경적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포장의 시각적 요소 인식이 구매 의도로 연결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각 요소별로 ANOVA 분석을 진행하였으며, 친환경 인식과 구매 의도 간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Table 5). 분석결과 추측에 요소들 모두 p값이 0.01보다 작아 포장의 친환경 인식정도와 구매의도 간에 상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재질 요소의 경우 네 요소 중에서 상대적으로 통계적 유의성이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설문에 제시된 친환경적 포장 재질에 대해 상품에 대한 확인 가능 정도, 사용 편리성, 포장의 견고함 등에서 응답자의 인식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결과는 포장 재질 관련 설문에서 A를 선택한 응답자들의 선택 이유인 “포장이 상품을 신선하게 할 것 같아서”(50%), “사용하기 편리해서”(27%), “포장이 더 튼튼해 보여서”(10%) 등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친환경 포장의 인식
응답자가 포장의 시각적 요소 중 어떤 요소에 대해 더 친환경적인 느낌을 받는가에 대한 설문(중복응답 허용)의 결과는 Fig. 3과 같다. 응답자 100명 중 73명이 인증마크를 선택하였고, 재질은 69명이 선택하여 응답자들은 주로 근거에 기반한 시각적 요소(재질, 인증마크)를 통해 친환경 포장을 인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Scott와 VigarEllis (2014)와 Herbes 등(2020)의 연구결과와 유사하다.
환경 인식 군집
환경 인식 설문조사에서 도출한 5점 리커트 척도 데이터를 “-2, -1, 0, 1, 2”로 수치화 하였다. 수치화 된 값을 모두 더하여 응답자마다 환경 인식 점수를 부여하였다. 부여된 환경 인식 점수를 토대로 K-평균 클러스터링을 사용해 군집을 나누었다.
응답자를 “높은 환경 인식”, “낮은 환경 인식” 두 개의 군집으로 분리하기 위해 50개의 시작점을 무작위 선별함으로써 군집화 과정을 진행되었다. 군집분석결과 낮은 환경 인식 군집에 46명, 높은 환경 인식 군집에 54명이 배정되었다(Table 6; Fig. 4).
결과 분석
H1 가설인 친환경 포장의 시각적 요소가 친환경 포장의 구매 의도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는지 검증하기 위해 순서로짓회귀분석(ordinal logistic regression analysis)을 진행하였으며, 종속변수(구매 의도)와 독립변수(요소 간 친환경 인식)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색상(color) 변수 계수값의 추정치가 2.930으로 가장 크고, 다음으로는 친환경 문구(verbal message) 2.764, 인증마크(eco-labels) 2.290, 재질(material) 1.518 순으로 모두 양의 값으로 추정되었다. 계수들의 추정값에 대한 p값은 모두 0.001보다 작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Table 7). 요약하면, 친환경 포장의 시각적 요소가 친환경 포장의 구매 의도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H1은 기각되지 않았다.
H2, H3의 가설인 환경 인식 간 소비자의 근거 기반 친환경 포장 요소와 추측에 의한 친환경 포장 요소에 대한 구매 의도가 차이가 있는지 구분하기 위해 순서로짓회귀분석에서 제품 선호도에 따른 구매 의도의 차이를 분석하였다(Table 8; Fig. 5 - 8).
H2와 관련하여 높은 환경 인식 정도를 가진 대학생 소비자는 근거에 기반한 친환경 포장 요소와 가정에 기반한 친환경 포장 요소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제품 선호도의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포장 재질 단서에서는 높은 인식을 갖는 응답자의 양의 구매의도 확률은 0.533으로 중립적이거나 음의 구매의도 확률보다 높았고, 인증마크 단서에서도 높은 인식을 갖는 응답자의 양의 구매의도 확률이 0.883으로 다른 구매의도 확률보다 높게 나타났다(Fig. 5 and 7). 이러한 경향은 친환경문구와 색상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는데, 친환경문구에서 양의 구매의도 확률은 0.867, 색상에서의 양의 구매의도 확률은 0.622로 중립적이거나 음의 구매의도 확률보다 높은 경향을 보였다(Fig. 6 and 8). 요약하면, 높은 환경 인식 정도를 가진 대학생 소비자는 친환경 근거에 기반한 포장 요소나 추측에 기반한 친환경 포장 요소와 상관없이 친환경 포장 요소를 인식한다면 구매 의도 또한 친환경 포장 요소가 있는 상품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H3의 경우 낮은 환경 인식 정도를 가진 대학생 소비자는 높은 환경 인식 정도를 가진 대학생 소비자보다 추측에 기반한 친환경 포장 요소에 더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문구의 경우 낮은 환경 인식 정도를 보인 대학생 소비자가 친환경적 단서에 대해 인식 정도가 낮은 경우를 제외하면 환경 인식 정도 높은 대학생 소비자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색상에 대해서는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다만, 모든 친환경 포장 요소에 대해 친환경 요소가 포함되었다는 것을 인지하였을 경우 상품 구매 의도에서는 높은 환경 인식 정도를 가진 대학생 소비자보다 친환경 요소가 있는 상품의 선택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Conclusion
코로나19의 여파와 식품업계의 일회용 및 기타 포장의 증가로 인해 쓰레기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친환경 포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기업들은 다양한 친환경 포장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정부 또한 친환경 포장의 활성화를 위해 환경 인증을 개선하고 새로운 환경 기준을 제시하는 노력을 보여왔다. 소비자 또한 “지속 가능한 소비”에 대한 개념과 실천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친환경 포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 포장의 활성화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며, 친환경 포장이 구매 의도와 더 나아가 구매 행동까지 이어지는지에 대한 연구는 크게 확산되지 못한 상황이다. 친환경 포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친환경 포장 외관의 시각적 요소에 대한 인식과 구매 의도에 미치는 효과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본 연구는 국내 대학생을 대상으로 친환경 포장의 네 가지 시각적 요소와 구매 의사, 환경 인식 등을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는 네 가지 시각적 요소와 구매 의도와의 연관성, 그리고 환경 인식 정도가 친환경 요소에 대한 구매 의도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였다. 소비자의 환경 인식의 차이가 근거에 기반한 시각적 요소와 추측에 의한 시각적 요소에 차이를 두는지 알아보기 위해 포장 재료, 환경 인증마크와 같은 근거에 기반한 시각적 요소와 색상, 친환경 문구와 같은 추측에 의한 시각적 요소에 대해 친환경 인식 및 구매 의사를 조사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시각적 요소는 친환경 포장에 대한 응답자들의 인식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으며, 친환경 포장에 대한 요소가 인식될 경우 친환경 포장 제품의 구매 의도가 증가하였다. 다만, 친환경 포장 요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었는데, 특히 재질에 대해서는 친환경 포장의 인식 정도만큼 친환경 재질의 제품 구매의도로 연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재질에 대해서는 친환경성 외 “상품 보존”에 대한 응답자들의 의구심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로는, 응답자들의 환경 인식 정도가 구매 의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환경 인식의 차이에 따라 개별적인 친환경 요소에 따른 구매 의도에 차이가 있었지만, 환경 인식이 낮은 응답자와 높은 응답자 간의 친환경 포장 요소가 들어간 상품의 구매 확률은 차이는 미미하였다. 특히 재질, 색상에 대해서는 낮은 환경 인식과 높은 환경 인식에 대한 유의미한 차이를 도출할 수 없었다.
본 연구의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친환경 포장의 외관은 소비자의 구매 의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따라서 기업은 친환경 포장 전환으로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긍정적인 구매행동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포장 재질에 대해서 소비자는 상품의 보존 정도에 대한 의구심으로 인해 친환경 포장임을 인지함에 불구하고 구매 의도 반영에 제한적인 점을 고려하여 향후 친환경 포장 재질 개발에 상품의 보전 측면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 또한 친환경 포장임에도 불구하고 상품이 보존될 수 있다는 홍보 및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색상은 다른 요소에 비해 친환경적인 요소로 잘 인식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 포장을 모방하기 위한 “친환경적인 색상” 활용을 자제할 필요가 있으며, 색상을 친환경 포장의 한 요소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색상 이외에 다른 친환경 포장 요소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응답자들은 추측 기반적인 시각적 요소보다는 근거 기반적인 요소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여 친환경 포장 인증마크에 대한 활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이와 동시에 인증마크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성 확보 노력을 지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본 연구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우선, 모집단을 대학생으로 한정하였기 때문에 본 연구의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에 한계가 있어 추후 전국민을 모집단으로 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둘째, 포장 외관의 요소를 달리하여 제품을 이미지로만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응답자들이 실제 해당 제품을 직접 보고 설문에 응하는 경우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소비자의 구매 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추후 연구에서는 제품을 실물로 제작하여 응답자들에게 제공하는 연구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