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배나무의 가지가 검게 마르는 가지마름병 증상이 1995년 춘천 근교의 과수원에서 최초로 발견되었다(Kim et al., 1999; Rhim et al., 1999). 이 병의 병원균 동정을 위한 혈청학적 및 유전학적 분석결과 이 병은 과수화상병균인 Erwinia amylovora와는 다른 E. pyrifoliae에 의한 새로운 세균병으로 확인되었고 과수가지검은마름병(black shoot blight of pear and apple)으로 명명되었다(Rhim et al., 1999). 그 후 이 병은 과수화상병(fire blight of pear and apple)과 더불어 국내 일부 지역의 배, 사과 과수단지에서 매년 발생하여 큰 피해를 주고 있다.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은 일단 발생하면 뚜렷한 방제법이 없으므로 기상환경에 따라 발생과 피해가 크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은 국내의 사과 및 배에서만 발생이 보고되는 국내 토착 병해로 알려졌으나, 2013년과 2014년도에 네덜란드에서 동종 세균 E. pyrifoliae에 의한 딸기마름병이 보고된 바 있다(Wenneker and Bergsma-Vlami, 2015). 일본에서도 배나무에서 Erwinia sp.에 의한 유사한 병징이 발견되었으나 E. pyrifoliae와는 유전적 차이가 있는 균으로 알려졌다(Maxson-Stein et al., 2003; Shrestha et al., 2007).
과수가지검은마름병에 감염된 기주의 증상은 잎과 줄기가 불에 데인 것처럼 검게 마르고 세균 누출액이 분비되며 꽃과 미성숙 열매에는 괴사 증상이 나타난다(Rhim et al., 1999; Han et al., 2016; Lee et al., 2023). 이와 같은 병징은 E. amylovora에 의한 과수화상병의 병징과 매우 유사하여 현장에서 병의 진단에 많은 혼동을 야기하고 있다.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은 방제대상 병해충으로 지정되어 병의 확산 방지를 위하여 1995년 최초 발생 이후 지속적으로 매년 발생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 병의 발생 과원은 식물 방역법 제 31조에 따라 발병주의 매몰 등 정부 차원에서의 공적 방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즉 발병주율이 10% 이상인 과원은 식물방제관의 판단 하에 과원 전체를 폐원 조치하며, 발병주율이 10% 미만인 경우 사과 과원은 발병주 및 발병주와 접촉된 인접주를 식물방역관이 판단하여 제거하고, 배 과원은 발병주만 제거하는 방제 조치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병은 매년 발생하여 과수 농가에 피해를 주고 있으며, 해에 따라 피해가 크게 확산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 병의 확산 방제를 위한 특별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본 연구는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발생이 최초로 보고된 1995년부터 2022년까지 이 병의 국내 발생 현황과 추이를 분석하여 과수가지검은마름병 방제 및 확산방지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수행하였다.
Materials and Methods
과수가지검은마름병 발생 조사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발생이 최초로 보고된 1995년부터 2022년까지 이 병의 발생상황을 전국적으로 조사하였다. 과수가지검은마름병 발생 신고 및 의심지역은 각 시 군별로 정밀 예찰을 실시하여 감염이 의심된 시료는 국립농업과학원에서 병원균 분리 및 동정, real time PCR 진단을 진행하였고 과수가지검은마름병균인 E. pyrifoliae이 검출될 경우 이 시료를 채취한 과원을 발생 과원으로 확정하여 방제조치 하였다.
병원균 분리 및 동정
병원균 분리를 위하여 수집한 병든 시료를 70% 에탄올로 3번 표면 소독 후 병징 부위를 1 cm × 1 cm 크기로 절단하였다. 절단한 시료 10조각을 구슬(beads)이 담긴 1.5 mL 튜브(Taco TM, GeneReach Biotechnology Corp., Taiwan)의 500 µL 멸균수에 넣고 실온에서 배양하였다. 30분 후 파쇄기(Taco TM, GeneReach Biotechnology Corp., Taiwan)를 이용하여 마쇄액을 조제한 후 10 µL을 취하여 King’s medium B (KB)에 획선 도말하였다. 도말 배지를 2일간 배양한 후 과수가지검은마름병균과 유사한 콜로니를 따서 새로운 배지에 획선 도말하여 순수 분리하였다. 순수 분리된 균주는 100 µL 멸균수에 현탁하여 과수화상병균 특이 프라이머(Bereswill et al., 1992); A (5´-CGGTTTTTAACGCTGGG-3´)/B (5´-GGGCAAATACTCGGATT-3´)와 과수가지검은마름병균 특이 프라이머(Kim et al., 2001); CPS1 (5´-CGCGGAAGTGGTGAGAA-3´)/CPS2c (5´- GAACAGATGTGCCGAGTA 3´)로 PCR을 실시하여 CPS1/CPS2c 프라이머 세트에서만 밴드가 검출된 균주를 선발하였다. PCR 검정을 통해 확인된 균주는 핵산 추출(Qiagen GmbH, Germany) 후 16S rRNA 염기서열을 분석하여 과수가지검은마름병균(Erwinia pyrifoliae)으로 최종 동정하였다. Real time PCR 진단은 이병시료가 담아 30분간 배양한 배양액을 1 μl 채취하여 과수화상병/가지검은마름병 검출키트(NanoHelix Co., Ltd., Korea)를 이용하여 진단하였다. PCR 액 조성 및 PCR 반응조건은 제조사의 매뉴얼에 따라 실시하였다.
Results and Discussion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병징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은 기주 식물인 배, 사과의 새순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잎, 가지, 꽃, 어린 과실 등에서도 발생한다. 잎에서의 병징은 초기에 잎맥을 따라 검은색 괴사가 줄무늬 형태로 나타나고. 그 후 병이 진전되면 괴사 부위가 잎 전체로 퍼지며 잎이 시들고 검게 말라 죽는다. 새순에서는 어린 가지가 검은색으로 변하며 어린 잎이 급히 시들고 말라 죽으며 가지 끝 부분이 굽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Fig. 1). 병이 심해지면 가지의 검은마름증상이 어린 잔가지에서 굵은 가지로 퍼지며 병든 가지가 수침상으로 변하고 세균 누출액(bacterial ooze)이 나오며 줄기 궤양을 형성한다. 꽃에서는 초기에는 암술머리와 꽃대가 검게 괴사하며 점차 꽃 전체와 새순이 검게 마르고 시들어 가지에 매달려 있게 된다(Kang et al., 2023). 열매는 주로 미성숙과에 발생하며 검은색 괴사 병반이 수침상으로 되고 심해지면 세균 누출액 이 흘러나온다.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연도별 발생 지역
사과, 배에 발생하는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연도별 발생지역을 분석하면, 이 병이 처음 발견된 1995년부터 2022년 까지 총 28년간의 조사 기간 중 2007년과 2010년 2년을 제외하고 이 병은 중부 이북지역에서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연도별 발생 분포를 보면 1995년도는 강원도의 춘천을 비롯한 2개 시군과 경기도의 가평을 비롯한 6개 시군에서 발생하였고, 그 후 2002년까지 매년 강원도, 경기도의 북부 6 - 8개 시군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였다. 그러나 2003년도는 강원도, 경기도의 4개 시군에서, 2004년도는 3개 시군에서 발생하여 발생지역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으나 2005년과 2006년도는 다시 6개 시군으로 발생지역이 확대되었다(Table 1).
그 후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3년간은 다시 병 발생지역이 감소하였다. 즉 2007년과 2010년에는 병 발생이 없었고, 2009, 2013, 2018년의 3년간은 1개 군에서만 발생하였으며, 2011년은 2개 시군에서, 2008, 2014, 2015, 2019년은 3개 시군에서, 2016년은 4개 시군에서, 2017년은 5개 시군에서 발생하였다. 2009년까지 강원도와 경기도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던 이 병이 2011년과 2012년에 처음으로 충청남도 천안지역에서도 발생하였고 2015년에는 충청북도 제천에서도 발생이 확인되었다(Table 1).
2020년도에는 사과 과원에서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이 다시 급격히 확산하여 강원도, 경기도 뿐 아니라 충청북도, 경상북도 북부지역에서도 발생하였다. 즉 강원도에서 춘천을 비롯한 9개 시군, 경기도에서 포천을 비롯한 4개 시군, 충북에서 청주를 비롯한 2개 시군, 경북에서 영주를 비롯한 2개 시군, 모두 17개 시군에서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이 발생하였다. 그 후 2021년도는 강원도, 경기도, 경상북도의 6개 시군에서 발생하였고 2022년는 강원도의 3개 시군에서 발생하였다(Table 1).
지난 28년 동안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은 강원도, 경기도, 충청북도, 충청남도, 경상북도 5개 도의 26개 시군에서 발생하였다. 강원도에서는 고성, 원주, 홍천, 양구, 횡성, 영월, 철원, 춘천, 화천, 인제, 평창 등 11개 시군, 경기도에서는 가평, 포천, 양평, 남양주, 양주, 고양, 안성, 광주, 연천 등 9개 시군, 충청북도에서는 음성, 제천, 충주로 3개 시군, 그리고 충청남도에서는 천안, 경상북도에서는 영주, 문경에서 이 병이 발생하였다(Table 1).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기주(사과, 배)별 발생 지역
지난 28년간 기주(사과, 배)별 과수가지검은마름병 발생 지역의 변동을 5 - 7년 단위로 분석한 결과는 Fig. 2와 같다. 사과의 경우 이 병이 처음 발견된 1995년부터 2005년까지 11년간은 강원도와 경기도 북부 12개 시군(가평, 포천, 춘천, 화천, 연천, 홍천, 양구, 원주, 횡성, 양평, 영월, 철원)에서 발생하였다. 그 후 10년간 즉 2015년 까지는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발생지역이 감소하여 강원도와 경기도의 4개 시군과 충청남도, 충청북도의 2개 시군에서 발생하였다. 이 기간중의 특이 사항은 전체적으로 발생지역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강원도, 경기도 지역 외에 충청남도(천안), 충청북도(제천)에서 처음으로 이 병의 발생이 확인된 것이다. 2016년 이후 사과 가지검은마름병의 발생은 다시 증가 추세에 있으며 특히 2020년도는 발생지역이 급격히 확산되어 강원도 9개 시군(춘천, 화천, 횡성, 철원, 홍천, 양구, 평창, 고성, 인제), 경기도 3개 시군(양평, 포천, 연천)뿐 아니라, 충청북도 2개 시군(충주, 음성)과 경상북도 2개 시군(영주, 문경)에서도 발생하였다(Fig. 2A).
배의 경우 1995년부터 2000년까지 5년동안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이 발생한 지역은 강원도와 경기도 북부지역 13개 시군(가평, 고양, 남양주, 양주, 양평, 포천, 춘천, 홍천, 광주, 연천, 원주, 화천, 양구)이었고, 2000년에서 2005년 사이는 발생 지역이 줄어 경기도와 강원도 지역 10개 시군(양평, 춘천, 홍천, 가평, 연천, 양주, 원주, 화천, 남양주, 횡성)에서 발생하였다. 그 후 배 과원에서 이 병의 발생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며 특히 병의 발생이 없었던 2007년도 이후 급격히 감소하였고 최근 6년중에는 강원도 홍천, 경기도 안성의 2개 시군에서만 발생하였다(Fig. 2B).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연도별 발생 과원 수 및 면적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이 발생한 과원의 수와 면적의 연도별 변동을 살펴보면,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이 처음 보고된 1995년은 강원도, 경기도의 8개 시군에 있는 61개 사과와 배 과원에서 이 병이 발생하였으며 발생 면적은 70.5 ha였다(Fig. 3). 다음 해인 1996년은 병 발생이 7개 시군의 25개 과원으로 줄었으나, 1997년은 다시 대폭 증가하여 10개 시군에 있는 71개의 사과, 배 과원에서 발생하였고 발생 면적은 53.8 ha였다. 그 후 3년간 2000년까지 병 발생 과원 수와 면적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2001년도에는 발생 과원 수와 면적이 소폭 증가하여 10개 시군의 27개 과원에서 발생하였고 발생 면적은 20.6 ha였다(Fig. 3).
이 병의 발생 과원 수와 면적은 2002년부터 다시 감소하였고 이 감소 추세는 2019년까지 지속되었다. 즉 2005년(18 과원, 12.3 ha), 2006년(16 과원, 8.3 ha), 2012년(14 과원, 16.4 ha) 에는 20개 미만의 과원에서 발생하였고, 2004, 2008 - 2011, 2013 - 2016년, 그리고 2018 - 2019년은 매 해 10개 미만의 과원에서 발생하였으며, 2007년과 2010년에는 병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2020년에는 사과 과원에서 병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여 17개 시군의 90개 과원에서 대량 발생하였으며 발생 면적은 27.4 ha였다. 그 후 다시 감소 추세를 보여 2021년에는 6개 시군의 14과원에서 발생하였고 2022년에는 대폭 줄어 강원도 3개 시군의 3개 과원에서 발생하였다(Fig. 3A and B).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기주(사과, 배)별 발생 과원 수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기주별 발생 과원수를 살펴보면, 사과의 경우 이 병의 발생이 처음 알려진 1995년 강원도와 경기도의 22개 과원에서 발생하였고 다음 해는 11개 과원으로 감소하였으나 1997년 다시 급증하여 42개 과원에서 발생하였다(Fig. 4A). 그 후 병 발생 사과 과원 수는 다시 감소하여 1998년부터 3년간은 매년 8개 과원에서, 2001년부터 3년간은 각각 10, 13, 14개 과원에서, 2004년부터 3년간은 4, 6, 9개 과원에서 발생하였다. 2007년부터 2014년 까지 이 병의 발생은 더욱 감소하여 2012년(9개 과원 발생)을 제외하고 매 해 3개 이하의 과원에서 발생하였으며 2007, 2010, 2011년 3년은 병 발생이 없었다. 그러나 2015년부터 이 병의 발생은 다시 증가하여 2017년은 16개 과원에서 발생하였고 2020년은 급증하여 82개 과원에서 발생하였다. 그 후 다시 감소 추세를 보여 2021년은 14개 과원에서, 2022년은 3개 과원에서 발생하였다(Fig. 4A).
배의 경우 연도별 병 발생 과원 수가 사과의 경우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Fig. 4B). 첫 발생한 1995년에는 39개 배 과원에서 이 병이 발생하였고 그 후 2001년 까지 매년 발생하였으며 발생이 적은 해인 2000년는 3개 과원에서, 발생이 많았던 1997년는 29개 과원에서 발생하였다. 그러나 2002년부터 병 발생 배 과원 수가 급격히 감소하여 2002년과 2003년은 1개 과원에서, 2004년은 2개 과원에서 발생하였고 2005년과 2006년은 소폭 증가하여 매 해 12개 과원에서 발생하였다. 그 후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6년 동안 이 병의 발생은 급격히 감소하여 일부 극소수의 과원에 한정되어 발생하거나 전혀 병 발생이 없는 해가 많았다. 즉, 2008년(1개 과원 발생), 2011년(4개 과원), 2012년(5개 과원), 2014년(6개 과원), 2016년(1개 과원), 2020년(2개 과원) 등 6년은 일부 소수의 과원에서 발생하였고 2007년, 2009 - 2010, 2013, 2015, 2017 - 2019, 2021 - 2022년 등 10년은 배에서 이 병의 발생이 전혀 없었다(Fig. 4B).
과수가지검은마름병 지역별 발생 과원 수
1995년부터 2022년까지 28년간 지역별로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이 발생한 사과와 배 과원 수를 매년 조사하여 그 수를 합산한 누적 발생 과원 수는 Table 2에 정리하였다. 지난 28년간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은 전국 5개 도, 26개 시군에서 발생하였고 이 중 최초 발병지인 강원도 춘천이 최다 발생지역으로 총 83농가의 과원(사과 64, 배 19)에서 가지검은마름병이 발생하였다(Table 2). 강원도에서는 11개 시군(고성, 양구, 영월, 원주, 인제, 철원, 춘천, 평창, 화천, 횡성)에서 이 병이 발생하였는데, 최대 발생지인 춘천을 비롯하여, 양구 46개 과원(사과 43, 배 3), 홍천 38개 과원(사과 20, 배 18), 철원 30개 과원(사과 30), 화천 27개 과원(사과 25, 배 2), 횡성 16개 과원(사과 14, 배 2), 원주 13개 과원(사과 5, 배 8), 고성 2개 과원(사과 2), 영월 2개 과원(사과 2), 인제 1개 과원(사과 1), 평창 1개 과원(사과 1)에서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이 발생하였다.
경기도에서는 9개 시군(가평, 고양, 광주, 남양주, 안성, 양주, 양평, 연천, 포천)에서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이 발생하였다. 이중 최다 발생지는 가평으로 56개 농가 과원(사과 30, 배 26)에서 발생하였는데 2012년 이후로는 발생하지 않았다(Table 1 and 2). 가평에 이어 포천 38개 과원(사과 18, 배 20), 양평 35개 과원(사과 6, 배 29), 안성 14개 과원(배 14), 광주 12개 과원(사과 6, 배 6), 남양주 9개 과원(배 9), 양주 8개 과원(배 8), 연천 4개 과원(사과 2, 배 2), 고양 3개 과원(배 3) 순으로 발생하였다. 그리고 2011년 이후에는 한강 이남 지역인 충청남도 천안 4개 과원(사과1, 배 3)과 충청북도 음성 3개 과원(사과 3), 충주 3개 과원(사과 3), 제천 1개 과원(사과 1)에서 발생하였고, 2020년 이후는 경상북도 영주 20개 과원(사과 20)과 문경 1개 과원(사과 1)에서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이 발생하였다(Table 2).
이상의 결과에서 사과, 배에 발생하는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국내 발생 분포를 보면 이 병은 주로 강원도와 경기도 북부 지역인 춘천과 가평을 중심으로 많이 발생하였고 점차 북쪽으로 확산되어 연천, 철원, 화천, 양구, 고성과 같은 휴전선과 경계를 이루는 지역까지 확대되었으며, 남쪽으로는 중부지방인 충청남도 천안, 경상북도 영주와 문경까지 발생하였다(Table 1 and 2; Fig. 2).
이와 같이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발생 분포는 북쪽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반면 과수화상병은 남부지방으로 확대되고 있어 두 과수 세균병의 발생 분포와 확산 양상에 차이가 있다(Choi et al., 2022). 이는 과수가지검은마름병균(E. pyrifoliae)과 과수화상병균(E. amylovora)의 온도에 대한 생장 반응의 차이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된다. 즉 Shrestha 등(2005)에 의하면, 두 종 세균의 생장 적온(27 - 28℃)과 생장 억제 고온(36℃)은 차이가 없으나 12 - 21℃의 저온에서 E. pyrifoliae의 생장 속도(doubling time)가 E. amylovora 보다 빨라 상대적으로 저온저항성(cold-tolerant)의 특징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최근 보고된 과수 생육 기간의 온도에 따른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발생 상황에 관한 연구결과에 의하면(Han et al., 2016), 이 병의 발생 최적 온도는 25℃ 내외이며, 일 평균온도가 30℃ 이상인 7월 중순 이후에는 사과나무 이병 식물체 시료에서 E. pyrifoliae가 검출되지 않았는데, 이는 고온에서 E. pyrifoliae의 생장 능력이 감소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보고들과 본 연구 결과를 종합할 때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발생이 주로 평균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휴전선 인근 강원, 경기 북부 지역에 많고 남부 지방으로 확산되지 않는 것은 이 균의 온도에 대한 생장 반응과 같은 생태학적 특징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본 연구의 결과에서 1995년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발생이 최초로 보고된 이 후, 이 병의 연도별 발생 양상은 사과와 배의 기주별로 큰 차이가 있었다(Fig. 2 and 4). 즉 배 과원에서는 1998년 이 후 이 병의 발생이 점차 감소하였고 특히 2007년 이 후에는 이 병의 발생이 급격히 감소하여 일부 과원을 제외하고는 이 병의 발생이 없었다(Fig. 4B). 그러나 사과 과원에서는 비록 발생 과원 수가 줄기는 했으나 2000년 이 후에도 매년 꾸준히 이 병이 발생하였으며 특히 2020년에는 폭발적으로 발생 과원 수가 급증하여 과수 농가에 큰 피해를 주었다(Fig. 4A). 2022년에는 과수화상병도 크게 증가하여 744농가에서 발생되어 방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22년의 개화기 및 생육기의 기상이 Erwinia속의 두 병원균의 감염이 일어나기 쉬운 환경이었을 것을 추정된다. 따라서 추후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발생현황과 기상환경에 대한 관련성을 조사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은 사과와 배에서의 병 발생 양상의 차이는 두 기주 식물의 재배 적지의 환경 차이와 병원균의 생태적 특성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 생각된다. 즉 사과 재배는 연평균 기온이 8 - 11℃, 생육기 평균 기온이 15 - 18℃인 비교적 서늘한 중북부지방이나 고지대에서 주로 이루어 지고 있으나, 배 재배는 연평균 기온이 11 - 16℃, 생육기 평균 기온이 20 - 22℃인 중남부지방에서 주로 이루어 지고 있다.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이 비교적 온난한 기후에서 재배되는 배 보다, 서늘한 기후에서 재배되는 사과에서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고온 에서 생장이 감소하고 저온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저온저항성을 나타내는 병원세균의 생태적 특성(Shrestha et al., 2005; Han et al., 2016)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확산방지를 위한 공적 방제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병의 발생은 특히 사과 과원에서의 발생은 해에 따라 격발하여 큰 피해를 주기도 한다. 따라서 기후 변화의 시대에 이 병의 방제 체계를 확립하고 돌발적인 발생을 대비하기 위하여는 E. pyrifoliae의 생리 생태적 특성 및 환경조건에 따른 발병 생태와 같은 심도 깊은 연구가 추가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Conclusion
본 연구는 1995년부터 2022년까지 28년간 사과와 배에 발생하는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발생 현황을 연도별, 지역별, 기주별로 분석하였다. 지난 28년 동안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은 강원도, 경기도의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였고 점차 충북, 충남, 경북의 북부지역으로 확대되었다. 이 병의 발생이 보고된 지역(시군)은 강원도에서는 11개 시군, 경기도에서는 9개 시군, 충청북도에서는 3개 시군, 그리고 충청남도에서는 1개 시, 경상북도에서는 2개 시군이었다. 과수가지검은마름병의 발생 양상은 기주별로 차이가 있어서 사과 과원의 과수가지검은마름병 발생지역 및 발생 과원 수가 배 과원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사과 가지검은마름병은 매년 꾸준히 발생하다가 2020년 발생지역 및 과원 수가 급증하였으나 배 가지검은마름병은 2007년 이후 발생지역 및 과원 수가 급격히 감소하였다.
Acknowledgements
과수가지검은마름병 사진을 제공해주신 조병주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본 연구는 농촌진흥청 아젠다 사업(과제번호: PJ015594)의 지원에 의해 수행되었다.
Authors Information
Mi-Hyun Lee, https://orcid.org/0000-0002-9385-8393
Yong Hwan Lee, https://orcid.org/0000-0002-1721-991X
Seong Chan Lee, https://orcid.org/0009-0001-1479-3959
Hyo-Won Choi, https://orcid.org/0000-0002-3496-3855
Mi-Suk Yang,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Researcher
Jae Sun Moon, https://orcid.org/0000-0003-0934-1533
Suk-Yoon Kwon, https://orcid.org/0000-0002-5787-4898
Jun Myoung Yu, https://orcid.org/0000-0003-1654-3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