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암은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세포들의 집합으로서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흡연, 나이, 식습관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암 진단은 조직 검사, 혈액 검사, 방사선 영상 촬영 등을 통해 이루어지고, 치료 방법은 종류와 정도에 따라 다르며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제 치료 등이 있다.
국립암센터에서는 암생존자를 암 치료가 끝나고 암이 재발하지 않은 건강한 상태의 사람으로 정의한다(National Cancer Information Center, 2022). 정상적인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요구되는 암생존자는 이차 암 발생 및 심혈관질환, 당뇨, 골다공증 등의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건강증진활동이 요구된다(Rock et al., 2012). 암 재활(cancer rehabilitation)이 암 여정의 일부로 포함되어 강조되면서(Segal et al., 2017), 주요 건강증진 활동으로 건강한 식이와 적절한 신체활동이 암생존자에게 안전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암 사망률 및 재발률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암 치료법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암 생존자의 증상클러스터를 조절하기 위한 중재로 권장되고 있다(Friedenreich et al., 2016).
암환자들의 재활에 대한 필요성이 점차로 높아지면서, 암환자의 치유공간은 그 공간의 특성상 자연과 연계되었을 때 치료효과가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Kim, 2017).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산림치유는 향기, 경관 등 자연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으로 정의되며, 산림치유프로그램이란 산림이 지닌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여 대상에 맞게 숲에서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의 과정이 조직화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KFS, 2022). 이러한 면에서 암환자에게 적용한 숲 활동 중재가 암환자의 불안과 우울, 기분상태 및 희망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연구(Kim et al., 2015)와 암생존자에게 숲은 다양한 환경적 요인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최고의 회복환경이라는 연구(Kim, 2020)는 산림치유와 산림치유프로그램이 자연의 활용을 포함한 체험 공간 사이에 주요 관계성이 있음을 입증한다.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산림치유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Lee and Park, 2020),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im et al., 2019). 또한 암과 관련된 피로와 정서적 동요를 개선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Park et al., 2022). 암환자의 도시숲 치유활동은 일상생활의 복귀를 도왔고 신체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Kim, 2014).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신체적, 정신적 건강증진을 위해 산림을 활용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어왔고(Hansen et al., 2017; Lee et al., 2017), 치유의 효과를 양적으로 측정한 연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암생존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다. 특히 암은 생존율 향상으로 인해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Baek and Choi, 2018; Song et el., 2020), 남녀별 5년 암 생존율이 2016 - 2020년 기준 남자(65.5%) 보다 높은 여자(77.8%) 암생존자(National Cancer Center, 2022)를 위한 산림치유프로그램과 그에 따른 공간의 배려요소에 대한 조사 및 분석이 효과성의 연구 못지 않게 필요하다 하겠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40 - 60대 여성 암생존자를 위한 산림치유프로그램의 효과성을 양적 분석을 통해 규명하는 한편 질적 분석의 동시연구를 통해 신체적, 정신적 건강증진 효과성 제고를 위한 산림치유 공간의 요구시설을 제안하고자 한다. 향후 본 연구 결과가 암생존자 치유 도구 및 시설 구성의 기준에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
Materials and Methods
연구대상자
본 실험에 12명의 40 - 60대 여성 암생존자가 연구대상자로 참여하였다. 연구대상자는 실험 전에 연구의 목적 및 방법을 듣고 자유의지로 동의서에 서명한 사람이다. 연구대상자 수는 G*Power 프로그램(version 3.1.9, HeinrichHeine-Universität Düsseldorf, Germany)을 이용한 최소표본 15명으로 산출되었다. 이는 효과크기 0.80, 유의수준 0.05, 검정력 0.80으로 설정한 결과 paired t-test와 Wilcoxon signed rank test에 필요한 인원이다. 예상 탈락률과 통계 분석, 그리고 윤리적 고려를 감안한 선정 및 제외 기준에 적합한 지원자 15명 중 타 지역 이사자 1명, 취업자 1명, 다리를 다친 탈락자 1명을 제외한 12명이 되었다. 본 연구는 충남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IRB NO. 202207-SB-09201)을 받은 후 수행되었다.
연구대상지 및 산림치유프로그램
연구대상지
연구대상자의 안전성과 접근성이 용이한 충남대학교 숲길과 대전 치유의 숲이 대상지로 설정되었다. 대상지 선정 후 1급산림치유지도사 1명과 연구자 2명이 2022년 5 - 9월에 대상지의 치유자원과 현장 조사를 실시하였다.
충남대학교 숲길 구간은 본 연구의 대상자들이 대전 S병원에서 걸어서 10 - 15분 소요되는 숲길로서 혼자 혹은 여럿이 함께 산책을 즐기는 곳으로,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학로 99번지 대덕캠퍼스의 북쪽 낮은 구릉 지형에 속한다. 2021년 10월 대덕캠퍼스에 조성된 충남대학교 숲길은 정보화본부 - 예술대학까지 이어지는 숲길 1.75 km이며, 만남의 숲, 체험의 숲, 풍욕의 숲 등이 있다. 대전 치유의 숲은 대전광역시 중구 무수동 산 2 - 2번지 일원에 위치한 1,722,271 m2 (172 ha) 면적으로, 주요시설로는 치유센터, 무장애데크길, 감성나무치유원, 명상공간, 풍욕장 등이 있다. 산림치유지도사가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편의시설 외에도 1.5, 2.7, 1.5 km 등 3가지 코스의 테마숲길이 조성되어 운영되고 있다.
산림치유프로그램
산림치유프로그램은 전문가의 자문 하에 1차로 FGI (focus group interview)를 통해 대상자에게 적합한 25개로 선정되었다. 2차로 1급산림치유지도사와 연구자 2명의 치유자원 및 현장조사 후 대상지에 적합한 16개로 최종 선정되었다. 프로그램 내용은 건강증진활동을 주요 골자로 하는 숲길 천천히 걷기를 기반으로 숲속 요가, 아로마 요법, MBSR (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명상, 원예요법, 식물요법, 식이요법 등으로 구성되었다(Table 1).
산림치유 프로그램 진행일은 2022년 9 - 11월이다. 진행시간은 매주 화요일 오후 1 - 3시로 병원에서 대상지까지의 이동시간 포함 2시간이다. 산림치유프로그램은 충남대학교 숲길에서 주 1회/4회기(1, 3, 5, 7회차), 대전 치유의 숲에서 주 1회/4회기(2, 4, 6, 8회차)로 진행되었다. 프로그램 진행은 1급산림치유지도사가 총괄하고, 자격증을 소유한 연구담당자가 MBSR 기반 명상 및 요가를 진행하였다. 또한 연구보조원은 연구대상자의 안전 및 운영 관리 보조를 하였다.
프로그램 진행에 필요한 연구대상자의 시간 준수를 위해 대전 S병원 원무과 및 관계자, 해당 연구대상자와 협의 후 병원 진료 및 치료 시간이 조율되었다. 산림치유프로그램은 연구대상자의 상황과 기상 조건 등을 고려하여 변경 및 진행되었다.
실험설계
본 연구는 동시적 혼합연구방법(concurrent mixed methods study)을 적용하였다. 이 방법은 한 연구에서 질적 자료와 양적 자료를 거의 동시에 수집하고 각각 자료를 분석한 후 결과를 통합하여 논의하는 것이다(Creswell and Clark, 2007). 본 연구에서는 단일군 사전-사후 설계(one group pre-posttest)를 사용하여 개발된 산림치유프로그램이 기분상태와 만족도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하였다. 각 회기 별 산림치유프로그램이 끝난 후 연구대상자들을 면담하여 수집한 질적 자료를 내용 분석하여 공간의 요구시설을 구성하였다. 본 연구의 진행과정은 Fig. 1과 같다.
측정 지표
프로그램 사전 인식 조사
산림치유프로그램의 인식에 관한 사전 설문지는 본 연구의 대상자 인식 정도를 파악하여 산림치유프로그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연구자가 현직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 상의하여 직접 개발하였다. 프로그램 사전 인식조사는 프로그램 중재를 시작하기 전 S병원 로비에서 실시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프로그램 인식조사 설문은 총 6문항이다. 대답 유형은 예와 아니오로 구성되어, 연구대상자인 암생존자들이 피로감 없이 쉽게 대답할 수 있도록 하였다(Table 2).
기분상태검사(POMS-B)
기분상태검사(POMS-B, profile of mood states-brief)는 McNair 등(1971)에 의해 개발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일시적인 감정과 기분을 평가하는 자기보고식 5점 척도의 30문항으로 구성된 단축판을 사용하였다.
이 도구는 응답자의 기분을 6개의 하위영역(각 총점 25점)으로 이루고 있는 긴장 - 불안(T - A, tension - anxiety), 우울(D, depression), 분노(A - H, anger - hostility), 활기(V, vigor), 곤란(C, confusion), 피로(F, fatigue)로 구분하여 평가한다. 긍정적 기분 척도인 활기(V) 이외의 부정적 기분척도 5개 하위영역(T - A, D, A - H, C, F) 척도를 합한 후 다시 활기(V)를 빼어(총점 300점) 종합기분장애(TMD, total mood disturbance)의 값을 평가한다. 계산된 종합기분장애(TMD) 값이 낮을수록 긍정적 기분의 증가를 뜻한다.
프로그램 만족도
프로그램의 만족도 설문지는 치유의 숲에서 사용하는 만족도조사지를 참고하여 본 연구자가 직접 개발하였다. 프로그램 만족도 설문은 각 회기(총 8회)별 사후 1회당 2개의 산림치유프로그램을 적고, 각 프로그램의 만족도를 1, 2, 3, 4, 5점 칸에 체크하도록 하였다. 문항별로 최저 1점에서 최고 5점까지의 범위로 점수가 높을수록 문항별 만족도가 높음을 의미한다(Table 3).
추가로 시설과 장소에 대한 요구사항을 자유롭게 기술하도록 하였고, 사후 면담을 통해 느낌을 표현하도록 하였다(Table 1).
프로그램 사후 산림치유프로그램 및 공간인식 조사
프로그램 사후 산림치유프로그램 및 공간인식 조사 설문은 본 연구를 위해 산림치유지도사와 협의해 직접 연구자가 개발하였다. 총 8회기의 산림치유프로그램이 모두 끝나고, 5문항으로 구성된 산림치유프로그램과 공간인식 조사를 실시하였다(Table 4).
1번문항은 산림치유프로그램이 신체적, 심리적으로 도움이 되었는가를 묻는 질문으로 예와 아니오로 짧게 답할 수 있게 하였다. 2번 문항은 국가/민간/보건소 등에서 실시하는 무료/유료 산림치유프로그램에 재참여 할 의향을 묻는 질문으로 역시 예와 아니오로 답할 수 있게 구성되었다. 3번 문항은 산림치유프로그램과 수행장소의 연관성이 있느냐는 질문으로 역시 예와 아니오로 짧게 구성되었다. 4번 문항은 산림치유프로그램 체험시 공간의 선호도를 묻는 질문이다. 5번 문항에서는 개방형 질문으로서 산림치유프로그램에 추가적으로 필요한 시설물을 자유롭게 기술하도록 하였고, 이를 Table 1에 요약 정리하였다.
자료분석 방법
양적 자료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과 자체 개발된 프로그램 인식에 관한 설문, 프로그램 만족도 조사 그리고 사후에 실시된 산림치유프로그램 및 공간인식 조사는 빈도분석을 하였고, 통계해석은 SPSS (version 26.0, IBM, USA)를 이용하였다.
연구대상자의 프로그램 참가 전/후 기분 비교는 정규성 검정을 통해 대응표본 t 검정(paired t-test), 또는 윌콕슨 부호 순위 검정(Wilcoxon signed rank test)을 실시하였다. 통계 분석 결과의 유의도는 **: p < 0.01, *: p < 0.05를 기준으로 설정하고, 데이터의 모든 분석은 SPSS (version 26.0, IBM, USA)를 이용하였다.
일반적으로 n > 30으로 충분히 크거나, n ≥ 10이면서 정규성 검정에서 정규분포로 간주할 수 있는 연속형 자료의 경우 모수적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데, 그 이외는 비모수적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 12명을 대상으로 정규성 검정후 paired t-test의 모수적 방법을 사용한 이유는 프로그램 사후 효과성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이 잘 충족되는 경우 Wilcoxon signed rank test의 비모수적 방법보다 검정력이 다소 높기 때문이다(Bae, 2012).
질적 자료
본 연구에서 수집된 요구시설 관련한 질적 자료는 질적내용분석법(qualitative content analysis)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이 방법은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의 의미에 대해 분석하는 방법으로, 주요 흐름과 핵심 단어를 표시하여 범주화하고 명명하는 작업을 반복한 후 주요 주제를 도출하는 것이다(Elo and Kyngäs, 2008; Lee et al., 2018). 본 연구에서는 프로그램 사후 대상자들에게 개별면담을 실시한 후 주제 분석 하였다.
Results and Discussion
인구통계학적 특성
대상자 12명의 암생존자 분류기준, 연령대, 암 유형에 따른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Table 5와 같다.
산림치유프로그램 참가 대상자는 2013년 국립암센터의 암생존자 분류 기준에 따른 중간위험군 암생존자(25.0%)와 저위험군 암생존자(75.0%)로서, 암 완치 치료 후 1 - 2년 이내에 재발의 위험이 높아 암전문의의 집중적 관리가 요구되는 고위험군은 배제되었다. 중간 위험군 암생존자는 암 완치 치료 후 1 - 2년 이후 경과 또는 후유증, 재발의 위험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정기적인 검진 외에 암과 관련없는 질환의 관리를 위해서 일차진료의에게 의뢰가 가능한 자이며, 저위험군 암생존자는 암 완치 후 5년 이후 경과 또는 후유증, 재발의 위험에서 벗어나 의학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특별한 징후가 없는 한 일차진료의에게 전원되어도 무리가 없는 자이다.
대상자의 연령대는 40대(8.3%), 50대(66.7%), 60대(25.0%)이다. 암의 유형은 유방암이 가장 많은 비율(58.3%)을 차지하였고, 자궁경부암(16.7%), 난소암(3.3%) 순으로 여성암이 많고, 그 밖에 폐암(3.3%), 갑상선암(3.3%) 등이다.
프로그램 사전 인식조사 분석
산림치유프로그램의 인식에 관한 설문은 빈도분석을 하였으며, Table 2와 같다.
산림치유프로그램의 참가 전 설문의 인식조사를 통해 먼저 2, 4, 5와 6번 문항의 응답률이 모두 100.0%로 나와 암 생존자에게 산림치유프로그램의 실행이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과제임을 유추할 수 있다.
1번 문항의 산림치유프로그램 참여 경험을 묻는 질문에 3명(25.0%)이 예로, 9명(75.0%)이 아니오로 답해, 암생존자들은 산림치유프로그램 참여 경험이 있는 사람보다 경험이 없는 사람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또한 3번 문항의 질문에 5명(41.7%)이 예로, 7명(58.3%)이 아니오로 대답한 점은 이미 상당수가 산림치유프로그램을 알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분상태 검사(POMS-B) 효과 분석
산림치유프로그램의 1회기 사전 검사와 8회기 사후 검사의 POMS-B 결과를 효과 분석하니 Fig. 2, 3과 같이 나타났다. POMS-B의 Cronbach ɑ값은 0.63 - 0.96이었다.
Shapiro-Wilk의 정규성 검정을 통해 정규성을 만족한 하위영역의 긴장 - 불안(T - A), 우울(D), 활기(V), 피로(F)와 종합기분장애(TMD)는 paired t-test를 실시하였고, 정규성을 만족하지 않은 하위영역의 분노(A - H)와 곤란(C)은 Wilcoxon signed rank test를 실시하였다.
프로그램의 체험 전과 체험 후를 비교해 보니, 부정적 기분 척도인 긴장 - 불안(T - A)과 우울(D), 분노(A - H), 피로(F)와 곤란(C) 영역에서는 통계적으로는 유의하지 않지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긍정적인 기분 척도인 활기(V) 척도에서는 p = 0.005의 유의한(**p < 0.01) 증가를 보였다(Fig. 2). 이와 함께 종합기분장애(TMD)는 p = 0.027의 유의(*p < 0.05)한 감소를 보였다(Fig. 3).
프로그램 만족도 분석
각 회기당 프로그램이 끝난 후 대상자 12명이 평가한 결과 Table 3과 같이 프로그램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프로그램 사후 면담을 통해 대상자들은 암생존자라는 공통된 특성의 참가자들이 함께 한 활동이 혼자 혹은 두셋이서 숲을 산책하는 것보다 안심이 되고 편안하다고 표현하였다. 특히 여럿이 요가 매트 위에 누워 숲을 온전히 느낀 활동이 생애 최초의 것이라 좋았다고 표현하였다. 이를 근거로 향후 산림치유프로그램을 매개로 한 숲속 자조모임이 있다면 적극 참여하여 정보공유 및 친목도모 의향을 12명이 모두 표현했고, 적절한 시간은 주 1회 1 - 2시간은 4명, 격주 1회 1 - 2시간은 5명, 월 1회 1 - 2시간이 좋겠다고 3명이 응답했다. 숲속 자조모임에 참여의향을 표현한 대상자는 12명 모두 대전 인근 숲이 좋겠다고 하였다. 다만 짧은 프로그램 기간과 가을이라는 계절적 한계, 충남대학교 숲길과 대전 치유의 숲 두 장소에서만 진행된 것의 아쉬움을 표현하였고, 체력이 허락하는 거리내 다양한 장소에서의 산림치유 활동을 체험하고 싶어했다. 모임 주체에 대한 의견은 병원 관계자 3명, 산림치유전문가 7명, 숲속 자조모임 당사자 대표 2명으로 응답했다.
프로그램 사후 설문 분석
산림치유프로그램 참가 후 설문에서는 산림치유프로그램과 활동공간에 대한 인식조사를 하였으며, 이를 빈도 분석하였다(Table 4).
산림치유프로그램 및 공간인식 조사를 위한 프로그램 참가 후 설문을 분석해보니 1, 2와 3번 문항의 긍정적인 응답률이 100.0%로 산림치유프로그램은 수행공간과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4번 문항에서 산림치유프로그램 체험시 공간의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는 5명(41.7%)이 흙길 등산로를 선호한다고 응답했고, 7명(58.3%)이 치유시설 구비된 공간을 선호한다고 응답하였다.
설문 문항 5에서는 대상자의 불편사항을 직접 자유롭게 기술하게 하여 산림치유 프로그램에 효과적인 공간과 그에 적절한 시설의 요구사항을 요약 및 구성하였다(Table 1). Key word 분석을 통한 요구 시설은 전체 16개의 프로그램 체험 중 시설이 부족하거나 없어서 불편했던 것들로 나타났다. 화장실과 수도 시설(11회), 도구함(9회), 해충퇴치 시설(3회), 데크 시설(3회), 숲속 오두막(3회), 전기 콘센트(2회), 그늘막(2회), 신발털이개(1회) 등이다.
면담 자료 분석
요구시설과 관련해 연구 대상자들과의 면담 후 질적 자료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다음의 주제가 도출되었다(Table 6).
제1주제: 화장실과 수도시설의 설치 및 시설기준
대상지에서의 불편함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진행 전 화장실이 몇 분 이내의 거리에 있다는 사전 공지가 필요하다. 충남대 학교숲은 구간내 화장실이 없어 체험 전 예술대학을 이용하였고, 대전치유의 숲에도 주차장에 1개가
있고, 나머지는 본관의 실내화장실을 이용하여야 하기 때문에 불편감을 호소하였다. 향후 도시숲이나 치유의 숲에 화장실과 수도시설의 설치나 시설기준에 적합한 보완이 필요하다 하겠다.
“암 발병 이후로 화장실이 잘 조절이 안돼서... 불안하고... 왜 우리 나이 엄마들 화장실 자주 가잖아요... 화장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연구대상자 1).”
“아로마 비누를 만든 건 너무 좋았는데 손을 씻을 데가 없어서 끈적이고 불쾌했어요... 중간 중간 화장실이 없으니까 긴장도 되고요.. 걸어서 20 - 30분 정도의 거리에 화장실이나 물이 나오는 간이화장실이 있으면 좋겠어요(연구대상자 2).”
“화분을 만들고 흙이 묻은 건 털면 되는데, 깨끗이 물로 씻으면 좋겠더라고요... 흙을 만지는 게 건강에 좋은 건 알지만 면역력 때문에 걱정이 돼요... (연구대상자 3)”
제2주제: 도구함 설치
연구대상자가 많은 수의 피험자는 아니지만, 참가 대상자의 58.3%로 그 중 많은 유방암환자의 경우 임파선이 붓고 아파서 짐을 들기가 힘들므로 요가매트 및 프로그램 준비물 등을 넣어둘 상자 또는 함이 필요하다. 적은 무게의 짐만 들어도 매우 피곤함을 호소하는 대상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프로그램 진행 시 도구나 짐을 가져오는 것을 배제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다만, 누가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정립되면 좋을 것이다.
“제가 유방암에 걸린 뒤로 임파선이 붓고 아파서 조금만 들어도 아파요.. 짐 좀 안 들고 싶어요... (연구대상자 1)”
“저는 OO치유의 숲에 갔었는데 거기는 체험장소에 해먹과 담요 등을 넣어두는 나무상자가 있어서 너무 편하더라고요... (연구대상자 2)”
제3주제: 숲속 오두막 설치
대상자가 40 - 60대 여성인 점을 감안하면 체온조절에 도움이 될 것이다. 간단한 차담을 위해서 간이 전기 콘센트가 마련되어 있고, 바닥에 푹신한 매트가 구비되어 있으면 프로그램 체험 시 뿐 만 아니라 앞으로 숲속 자조모임, 혹은 친구들과 숲속 산책을 할 때도 매우 유용한 시설물이 될 것이다. 이 또한 시설물 설치 및 관리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면 좋을 것이다.
“피톤치드가 면역력에 그렇게 좋다고 하던데 우리 근처에는 체험할 장소가 없잖아요.. 편백나무로 안이 꾸며진 숲속 오두막이 있으면 좋겠어요. 거기서 차도 마시고...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치유될 거 같아요(연구대상자 1).”
“사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한테 의식이 되는 거 같잖아요... 그냥 우리끼리 조용히 다른 사람들 눈치 보지 않고... (연구대상자 2)”
“걷다가 추워지면 쏙 들어가 쉬면 좋겠네요. 푹신한 매트가 있으면 바닥에 깔고 명상도 하고... 상상만 해도 좋네요(연구대상자 3).”
“싱잉볼 체험하는데 자꾸만 공사소리가 시끄러워서... 조용한 숲 속도 좋지만... 자연의 소리 말고 다른 소음에 간섭 당하지 않으면 좋겠어요(연구대상자 4).”
제4주제: 해충기피제 분사기 및 신발털이개 설치
벌, 개미, 진드기, 흰줄숲모기 등 해충기피제 분사기 및 신발털이개 설치의 필요성이다. 둘레길이나 국립공원 초입에 설치된 시설물의 경우, 사람이 지나가면 센서 작동으로 안내방송이 나오고 본인 의지에 따라 분사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문구를 적어 놓은 시설물을 예로 들었다. 이와 함께 프로그램 진행 장소에 그늘막이나 원터치 모기장 등을 구비하는 것도 고려해 보아야 하겠다. 특히 대상자의 경우 면역력 증강을 위해 산림치유를 하러 숲에 왔는데 안전사항에 이상이 생긴다면 숲은 더이상 즐거운 장소가 아닌 불편하고 위험한 장소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니, 건강해지고 면역력 높일라고 숲에 왔는데 벌, 진드기 물려봐요. 어휴 무서워.. 해충기피제 분사기가 있으면 좋겠어요(연구대상자 1).”
“아까 명상하는데 숲모기 때문에 정신집중이 안되더라고요.. 간이 모기텐트 같은 게 있으면 명상이나 요가 하는데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연구대상자 2)”
“어디더라? 국립공원인가 갔는데, 신발털이개가 있더라고요. 보통은 에어건만 봤는데... 신발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차에 타니까 기분이 상쾌했어요... 집 현관에 흙 안 묻히고 들어오는 게 어디예요... 체험장소 초입에 1개만 있어도 좋겠어요... (연구대상자 3)”
제5주제: 비상차량 진출입 공간의 확보 및 공지
대상자의 위급상황에 대비하여 비상차량 진출입 공간의 확보가 필요하다. 프로그램 진행자는 반드시 이를 숙지하고 프로그램 진행 사전에 미리 공지하여 대상자들이 안심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겠다.
“여기가 어디쯤 인지 알면 좋겠어요... 뜻하지 않게 사고를 당하면 무섭잖아요. 물론 선생님들도 있고... 하지만 중간 중간에 여기 어디라는 신호표? 지점표? 같은 게 있으면 안심이 될 것 같아요... (연구대상자 1)”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괜히 차도 못 들어오는 산속에서 미끄러져서 못 걸어 내려오면 어떻게 해요... (연구대상자 2)”
Conclusion
본 연구는 양적 연구에서 산림치유프로그램이 40 - 60대 여성 암생존자의 활기(V)를 증진시키고 종합기분장애(TMD)를 감소시킴을 확인하였다. 이는 일반인 대상의 산림치유프로그램이 스트레스, 우울, 불안 등의 건강문제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 연구(Yeon et al., 2021)나 숲에서 이루어지는 숲속 명상활동이 긴장 이완 효과와 우울감 감소(Lee and Shin, 2015)로 긍정적인 정서(Lee et al., 2011)가 증가되며, 아로마 요법의 향기를 통한 후각 자극으로 기분 상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옴을 확인한 연구(Choi et al., 2016) 등과 암생존자 대상의 본 연구 결과가 부합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암생존자를 위한 산림치유 도구 및 시설 공간에 대한 요소가 일반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양적 연구는 프로그램 참여로 인한 전체 참여자의 변화양상을 파악하는데 용이하나, 개별 참여자의 변화나 변화의 과정을 심도 있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Bae and Kim, 2016), 질적 연구를 동시 수행하여 연구대상자들의 경험을 탐색하고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한 평가를 보완(Song, 2019)하고자 하였다. 여성 암생존자의 산림치유프로그램 체험 시 불편했던 점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시설물의 배려요소에 관해 논의하고 분석한 바, 이는 산림치유프로그램을 중재로 연구 취약군인 암생존자가 참가하여 현장의 목소리로 직접 제시한 필요 시설 및 도구를 제안한 점에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
다만 본 연구의 양적 연구에서 암생존자 연구 대상자 모집이 어려워 단일군 사전 / 사후 설계와 수행으로 대조군을 비교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고, 추후 연구의 객관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연령대, 남성 암생존자 등 피험자 수의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암종별, 계절별, 장소별로 보다 정밀한 실험 설계를 통하여 신체적 건강면에서의 과학적인 효과를 재검증 하는 연구과제가 남아있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제안된 산림치유 도구 및 필요 시설이 향후 치유의 숲이나 도시숲 등의 시설기준에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산림치유프로그램의 효과성 분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공기관과 민간의료기관이 유기적 협력관계를 맺고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Kim, 2020) 되어, 암생존자 지지서비스를 위한 시설 도구 기준이 확립되고, 그에 적절한 설계적용을 통한 설치기준의 근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렇게 된다면 암생존자의 다양성에 맞추어 프로그램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하는(Han, 2016) 산림치유프로그램의 고도화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또한 본 연구의 질적 연구 분석에서 향후 적극 참여하여 정보공유 및 친목도모 의향을 12명이 모두 표현했던 산림치유프로그램을 매개로 한 숲속 자조모임이나 암생존자를 위한 스스로 하는 건강관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사료된다.
더불어 본 연구의 산림치유프로그램이 보건의료 종사자로부터 40 - 60대 여성 암생존자의 재활치료에 관한 자문을 받고, 조경관련 전문가로부터 치료 효용 공간 구성에 관한 의견을 참고 후 1급산림치유지도사 등 전문가와 협의하여 기획‧개발되고 긍정적으로 평가된 만큼 암생존자의 치료지원 활동에 근거자료로 이용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