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보리(Hordeum vulgare L.)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많이 소비되고 있는 주요 식량작물 중의 하나로 보리쌀, 압맥, 할맥의 형태로 주로 혼반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단백질, 식이섬유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가공제품의 소재 뿐만 아니라 동물사료 첨가제로서 이용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Baik and Ullrich, 2008; Jeong et al., 2017). 특히 보리에는 베타글루칸을 비롯하여 토코페롤과 같은 폴리페놀 화합물이 다량 함유되어 항산화, 항암 및 혈당조절 등의 다양한 생리활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Park et al., 2011).
보리는 성숙 후에도 껍질이 종실에서 밀착하여 분리되지 않는 겉보리와 성숙 후 껍질이 종실에서 잘 분리되는 쌀보리로 나누어지며 쌀보리는 다시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 비율에 따라 찰성과 메성으로 구분된다. 특히 찰보리는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선호되고 있는 품종으로 아밀로스 함량이 낮고 취반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호화된 쌀과 유사한 조직감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im et al., 1999; Jeong et al., 2013). 즉 보리의 화학적 구성성분이나 구조적 차이 등으로부터 전분 호화 시 특성이 달라지게 되며 보리 특성의 차이는 품종과 같은 유전적인 요인, 생육기간, 토양의 종류 및 저장 조건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Kim et al., 1999; Chung et al., 2014). 따라서 식품 및 공중보건산업에서 보리를 더 다양하게 활용하기 위해 보리 품종에 따른 전분 특성에 대한 기초자료가 필요한 상황이나 지금까지 주로 보고된 자료는 20여 년 전에 발표한 자료로 최근에 개발된 품종을 이용한 전분 특성에 대한 연구가 미진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보리의 식품 산업에서의 소재 다양화를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하여 국내에서 육성된 보리 전분을 품종별로 추출하고 이에 따른 구조적 및 이화학적 특성을 비교 분석하고자 하였다.
Materials and Methods
실험재료
본 연구에서 사용한 보리는 다한(Dahan), 보석찰(Boseokchal), 황금찰(Hwanggeumchal), 혜강(Hyegang) 품종을 사용하였으며, 2016년에 국립식량과학원 시험포장(Jeonju, Korea)에서 생산된 원료곡을 이용하였다.
원료곡의 성분 분석
일반성분(수분, 회분, 지방 및 단백질) 분석은 AOAC (2000) 방법에 의하여 정량하였다. 수분은 105℃ 상압가열건조법, 회분은 600℃ 직접 회화법으로 회화 후 측정하였다. 지질은 에틸에테르를 용매로 soxhlet 추출기(Soxtec System HT 1043 extraction unit, Foss Tecator, Hoganas, Sweden)로 분석하였고, 단백질은 kjeldahl법으로 자동 단백질 분석기(Kjeltec 2400 AUT, Foss Tecator, Mulgrave, Australia)로 측정하였다. β-glucan 함량은 mixed linkage beta-glucan kit (Megazyme International Ltd., Wicklow, Ireland)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전분 추출
보리에 함유된 전분을 분리하기 위하여 시료를 분쇄한 후 Lim et al. (1999)의 알칼리 침지법을 이용하여 품종별로 전분을 분리하였다.
전분 입자 관찰
품종별로 추출한 보리 전분의 입자 관찰을 위하여 시료를 전도성 테이프에 부착한 다음 주사전자현미경(Hitachi TM3000, Tokyo, Japan)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손상전분 함량
보리 품종별 손상전분 함량은 Gibson et al. (1997)의 방법에 준하여 starch damage Megazyme assay kit (Megazyme International Ltd., Wicklow, Ireland)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시료 100 mg에 Fungal α-amylase를 50 U/mL을 첨가한 다음 40℃에서 10분간 반응시킨 후 0.2% 황산을 8 mL 첨가하여 효소반응을 종료시키고 반응액을 여과하였다. 여과된 반응액 0.1 mL에 0.1 mL amyloglucosidase (20 U/mL)를 첨가한 후 40℃에서 10분간 반응시켰다. 효소 반응 후, 4 mL의 GOPOD (glucose oxidase/peroxidase)를 첨가하여 20분간 40℃에서 반응시키고 51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아밀로스 함량 분석
품종별 보리 전분의 아밀로스 함량은 Juliano (1985)의 방법에 의해 측정하였다. 시료 100 mg에 95% ethanol. 1 mL과 1 N NaOH 9 mL을 첨가하여 분산시키고 100℃ 항온수조에 넣어 20분 동안 호화한 후 냉각하였다. 반응용액 5 mL을 취하고 1 N CH3COOH 1 mL과 2% I2-KI용액 2 mL을 첨가한 후 증류수를 이용하여 100 mL이 되도록 정용하였으며, 30분 동안 방치한 후 분광광도계를 이용하여 62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아밀로펙틴의 가지사슬길이 분석
보리 전분 내 아밀로펙틴의 가지사슬길이 분포(branch chain length distribution)는 high performance anoion exchange chromatography pulsed amperometric detection (HPAEC-PAD; Dionex ICS-5000, Dionex Co., Sunyvale, CA, USA)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Methanol에 3회 세척한 전분 시료 7 mg을 증류수 5 mL에 교반하고 3시간 동안 중탕하였다. 중탕한 시료 1 mL에 2% sodium azide 10 μL, 600 mM sodium acetate buffer (pH 4.4)를 50 μL를 교반한 후 isoamylase (1,000 unit) 1 μL 첨가하여 24시간 동안 37℃에서 반응시켰다. 반응을 마친 시료는 1,500 rpm으로 5분간 원심분리한 후 상층액을 취하여 HPAEC-PAD에 주입하고 분석하였다. 150 mM NaOH/150 mM NaOH + 500 mM NaOAc와 150 mM NaOH를 이동상으로 하고 Dionex CarboPacTM PA1 칼럼(3 × 250 mm, Dionex Co.)을 사용하여 분당 1 mL의 속도로 분석하였다.
저항전분 함량
저항전분 함량은 McCleary et al. (2002)의 방법에 따라 resistant starch Megazyme kit (Megazyme International Ltd., Wicklow, Ireland)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즉 시료 100 mg에 amyloglucosidase (3 U/mL)가 포함된 pancreatin α-amylase (10 mg/mL) 4 mL을 첨가한 다음 37℃에 16시간 반응한 후, 침전물에 2 M KOH 용액을 첨가하여 분산 및 용해시켰다. 그 다음 1.2 M sodium acetate buffer (pH 3.8)와 amyloglucosidase (330 U/mL)를 첨가하여 50℃에서 30분 반응시킨 후 가수분해된 glucose 양에 따라 가용성 전분과 저항전분을 각각 환산하여 산출하였다.
호화특성
품종에 따른 보리 전분의 호화특성은 신속점도측정기(Rapid Viscosity Analyzer, RVA; Model RVA-4, Newport Scientific Pty, Ltd., Wariiewood, Australia)를 이용하였다. 시료 3 g에 증류수 25 mL에 분산시켜 1분간은 50℃로 유지시킨 후, 95℃로 12℃/min의 속도로 가열한 다음 95℃에서 2분 30초간 유지시킨 후 50℃로 12℃/min의 속도로 냉각시켜 2분간 유지시키면서 점도를 측정하였다. RVA viscogram으로부터 최고점도, 최저점도, 최종점도, 강하점도 및 치반점도를 산출하였으며, 점도 단위는 Rapid Viscosity Unit (RVU)으로 표시하였다.
통계분석
본 연구의 모든 분석은 3그룹으로 4회 반복 실시하였으며, 시험에서 얻어진 결과는 SPSS 12.0 (Statistical Package for Social Sciences, SPSS Inc., Chicago, IL, USA) program을 사용하여 각 실험구간의 유의성을 검증한 후 Duncan's multiple range tests에 의해 실험군간의 차이를 5% 유의수준에서 분석하였다.
Results and Discussion
원료곡의 성분
보리 품종에 따른 원료곡의 일반성분 분석 결과를 Table 1에 제시하였다. 수분함량의 경우 보석찰이 8.79%로 가장 낮았고, 황금찰이 12.02%로 가장 높았다. 반면 단백질 함량은 보석찰이 11.50%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혜강이 9.87%로 가장 낮았다. 회분함량은 1.71 - 2.18%로 나타났으며 지질함량은 1.90 - 2.33%로 확인되었다. 베타글루칸 함량의 경우 찰성인 보석찰 및 황금찰이 각각 6.20 및 6.23%로 다한 및 혜강 품종 보다 높은 값을 나타내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원료곡 품종의 차이와 재배시기, 질소시비량 등과 같은 재배방법, 토양 등의 환경에 의한 차이(Kim et al., 2010)로 판단된다.
Table 1. Proximate composition (%) of barley by cultiva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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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Standard errors of the mean (n = 12) a - d: Different letters with the same column indicate significant differences (p < 0.05) |
전분 입자 관찰
보리 전분의 입자 관찰 결과를 Fig. 1에 나타냈다. 황금찰을 제외한 세 개의 품종 모두 큰 입자와 작은 입자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큰 입자는 원형 형태로 있었고, 작은 입자는 불규칙한 구의 형태로 보였다. 전분 입자크기는 황금찰 및 혜강이 각각 15.7 μm 및 15.9 μm로 다른 품종에 비해 크기가 작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Baek et al. (2014)은 전분 입자의 크기, 형태는 전분 입자의 특성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 중의 하나로 호화 및 노화 특성, 페이스트 특성, 효소 접근성, 결정성, 팽윤 특성 등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
손상전분 및 아밀로스 함량
전분의 손상도는 전분 추출 및 가공과정에서 물리적 또는 화학적으로 손상을 받는 입자의 함량을 효소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측정하는 것으로 최근 손상전분을 이용한 식품의 가공적성 연구, 공정개선과 제품의 품질 개선 등의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가 다수 발표된 바 있다(Park et al., 1995; Joo and Jung, 2001). 품종별 보리 전분의 손상전분 함량을 측정한 결과 다한 및 혜강 품종은 각각 1.14 및 1.20%, 보석찰 및 황금찰 품종은 각각 0.76 및 0.49%로 찰성 품종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Table 2). 이는 일반미의 메성 품종이 찰성 품종에 비해 손상전분 함량이 높게 나타나는 연구결과와 일치하였다(Jun et al., 2008). 아밀로스 함량 분석 결과 다한 및 혜강 품종은 각각 37.07 및 37.75%, 보석찰 및 황금찰 품종은 각각 11.22 및 37.75%로 찰성 품종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Table 2). 이는 찰보리가 메보리보다 아밀로스 함량이 낮다는 Kim et al. (1999)의 보고와 일치하였으며, 이러한 특성은 취반에 용이하다고 발표하였다.
아밀로펙틴 사슬길이 분포
전분은 호화 온도 이상으로 가열할 때 팽윤하는데, 이때 수용성 물질이 입자 바깥으로 용출된다. 전분의 팽윤은 아밀로펙틴의 특성에 의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Gomand et al., 2010) 식품소재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아밀로펙틴 사슬길이 분포 분석결과는 반드시 수행되어져야 한다. 품종별 보리 전분의 아밀로펙틴 사슬길이 분포도는 HPAEC-PAD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Table 3). Hanashiro et al. (1996)은 아밀로펙틴 중합도(DP, degree of polymerization)에 따라 DP 6 - 12, DP 13 - 24, DP 25 - 36, DP ≥ 37로 나눌 수 있다고 발표하였으며, 본 연구에서도 이를 근거로 결과를 제시하였다. 분석결과 네 품종 모두 DP 13 - 24 함량이 54% 이상으로 가장 높았고, DP ≥ 37 함량은 5.35% 이하로 가장 낮았다. 쌀, 밀 등과 같은 주요 식량작물에는 아밀로펙틴의 단쇄사슬 비율이 장쇄사슬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Kowittaya and Lumdubwong, 2014; Cho et al., 2017). Kim et al. (2007)은 아밀로펙틴 중합도의 비율 중에서 단쇄비율이 장쇄비율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품종이 식미특성이 우수하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보석찰이 다른 품종에 비해 단쇄인 DP 6 - 12 사슬이 낮게 나타난 것으로 볼 때 다한, 황금찰, 혜강 품종이 식품 가공소재로서의 이용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저항전분 함량
저항전분은 건강한 사람의 소장에서 흡수가 잘 되지 않는 전분과 전분분해산물이라고 정의하였고, 식이섬유와 같이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어 대장 환경에 유익한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다(Englyst et al., 1992; Sajilata et al., 2006). 따라서 식품산업에서는 다이어트 가공제품을 제조하기 위해 저항전분 함량이 높은 원료를 사용하여 스낵, 국수류 등의 개발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품종별 보리 전분의 가용성 및 저항전분 함량을 측정한 결과 가용성 전분은 93.90 - 95.76%, 저항전분은 0.17 - 0.40%의 함량을 보였다(Table 4). 보석찰의 경우 다른 품종에 비해 저항전분 함량이 가장 낮은 반면 가용성 전분 함량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보리 품종의 저항전분 함량은 1%이하로 낮은 함량을 보였다. 추후 보리를 이용하여 다이어트 소비자들을 위한 가공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저항전분이 높은 품종 육성 및 이를 이용한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호화특성
품종에 따른 보리 전분의 호화개시온도, 최고, 최저, 최종점도 및 강하점도, 치반점도 측정결과를 Table 5에 제시하였다. 곡류의 호화점도는 전분 함량과 구조(아밀로스/아밀로펙틴 비율, 아밀로펙틴 분자사슬 분포)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Cho et al., 2017). 최고점도의 경우 보석찰, 다한, 황금찰, 혜강 품종이 각각 420.75, 339.97, 442.30, 410.28 RVU로 황금찰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점도는 가열이 중지되고 냉각하는 단계에서 일어나는 과정으로 아밀로스와 같은 전분 분자들이 다시 재결합하여 점도가 증가하는 과정(Kim et al., 2012)으로 다한이 가장 높은 값을 나타냈다. 보리 전분의 치반점도 값을 측정한 결과 황금찰, 혜강이 다른 품종에 비해 치반점도 값이 낮았다. 치반점도는 최종점도와 최고점도의 차이를 나타내는 값으로 전분의 노화와 연관이 되며 값이 높을수록 노화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Lee et al., 2016). Lee et al. (2015)은 호화특성 분석결과 최고점도와 강하점도가 높고 치반점도 값이 낮으면 식미특성이 양호하다고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볼 때 황금찰이 식품 가공소재로서 이용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