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일반적으로 약 16종의 원소(H, C, N, O, P, K, Ca, Mg, Fe, Cl 등)가 작물 재배 시 생육에 필수적인 원소로 알려져 있으며, 작물의 종류에 따라 특정 원소가 추가되는 경우도 존재한다(Kim and Kim, 2012). 벼는 이러한 필수 원소 16종 이외에도 규소(silicon, Si)를 추가적으로 시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Si에 의한 작물의 생육 증진 및 수량 증대는 다양한 선행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다(Takahashi et al., 1990; Kim et al., 2002; Ma and Yamaji, 2006). Si는 기초 광물을 구성하는 요소이며, 생태계에 존재하는 Si는 대부분 산소나 다른 금속 원소와 결합한 상태로 존재한다(Ju and Lee, 2011). Si 공급을 위한 규산질비료는 제조사에 따라 과정, 방법, 원료 등이 모두 상이하여 형태와 유효 성분의 함량이 모두 다르며, 입상 및 분상 등을 이용한 형태의 규산질비료가 주로 사용된다(Ju and Lee, 2011; Lim et al., 2011). 규산질비료는 작물의 생장 및 생육 밀도를 증가시키고, 질소 시비량을 저감시켜 작물 및 토양의 화학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Han et al., 2014; Bae et al., 2018). 또한 Sauza 등(2011)과 Eneji 등(2008)은 규산질비료를 토양에 처리 시 토양의 pH를 개선할 수 있으며, 토양의 배수성에도 영향을 미쳐 토양개량제로서의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였다. 이외에도 규산질비료는 Fe 및 Mn 공급과 작물의 직립을 통한 광합성 효율 및 등숙률 향상, 질소이용효율 증대 등 작물 재배 시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진다(Kim et al., 2002; Lee et al., 2005; Lim et al., 2022).
고로슬래그(blast furnace slag)는 제철 공정 중 고로에서 선철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부산물이며, 철광석과 코크스, 석회석 등에 존재하는 회분 내 SiO2와 Al2O3가 고온에서 석회와 반응하여 생성된다(Choi et al., 2007; Piatak et al., 2015). 고로슬래그는 주로 콘크리트에 혼합하여 도로 건설, 시멘트 첨가제, 매립지 재료 등에 사용되며, 구성하고있는 원소의 종류가 일반 암석과 유사하여 무해한 폐기물로 분류된다(Proctor et al., 2000; Choi et al., 2007; Kim et al., 2012a). 고로슬래그는 한국와 일본에서는 약 98% 이상 재활용되는 반면 미국 및 유럽, 중국에서는 각각 84.4, 87.0, 29.5%의 비교적 낮은 재활용률을 보인다(Guo et al., 2018; Koh et al., 2018; Lim et al., 2022). 고로슬래그는 다양한 무기 원소(Ca, Fe, Mg, P, Si 등)를 포함하며, 높은 알칼리성을 띄고 있어 작물의 생산성 및 토양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농업부문에서 주로 사용된다(Ali et al., 2008; Koh et al., 2018).
본 연구는 규산질비료 내에 고로슬래그의 존재 여부가 작물 생육 및 미질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Materials and Methods
Experimental site
비료 처리에 따른 벼 생육 및 품질 평가를 위해 충남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내 부설 시험 포장(36°22' 04.5" N 127°21' 15.1" E)에서 재배 시험을 수행하였다. 실험을 진행한 토양의 토성은 모래, 미사, 점토의 비율이 각각 53.8, 38.4, 7.8%로 사양토(sandy loam)에 해당되었으며, 실험 전 토양의 이화학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는 Table 1에 나타내었다.
Table 1. Physico-chemical properties of soil used in this experiment. |
D. H2O, distilled water; EC, electrical conductivity; Av. P2O5, available phosphate; Av. SiO2, available silicic acid. |
Plant management
재배 시험을 위한 작물은 삼광 벼(Oryza sativa L. ssp. japonica)를 사용하였다. 재배 기간 중 시험 장소의 기온 및 지온, 수온의 변화는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에서 12시 사이에 확인하였으며, 강수량과 함께 Fig. 1에 나타내었다. 무기질비료(N-P2O5-K2O2)는 ha당 90-45-57 kg을 처리하였으며, 규산질비료는 1.5 Mg·ha-1를 처리하였다. 비료 처리량은 농촌진흥청에서 발간한 작물별 시비처방기준에 의거하여 수행하였다(NAAS, 2010). 각 처리구의 크기는 7.0 × 5.0 m (35.0 m2)으로 구성하였으며, 처리구와 처리구 사이는 플라스틱 칸막이를 이용하여 비료의 혼입을 방지하였다. 처리구는 규산질비료를 처리하지 않은 무처리구(control)를 포함하여 총 3개의 처리구로 구성하였으며, 이는 규산질비료의 종류 및 처리 유무에 따라 구분하였다. SF (silicate fertilizer)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규산질비료를 처리한 처리구이며, SFB (silicate fertilizer plus blast furnace slag)는 고로슬래그 2.5%를 포함한 규산질비료를 처리한 처리구이다. 무기질비료는 모든 처리구에 정량 시비하였다. 재배 과정 중 작물의 관리는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진행하였다(Choi et al., 2019a; 2019b).
Analysis of plant growth
규산질비료의 종류 및 처리 유무에 따른 작물의 생육을 비교하기 위해 이앙 후 132일째에 작물을 수확하여 생육조사를 실시하였다. 생육 조사 항목은 초장(plant height), 분얼 수(number of tillers), 볏짚 무게(weight of rice straw), 천립중(1,000-grain weight), 등숙률(ripening rate), 생산량(grain yield), 엽록소 함량(chlorophyll contents)을 조사하였으며, 농촌진흥청 시험연구조사기준에 의거하여 수행하였다. 초장의 경우 지면에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잎 끝부분의 길이를 측정하였으며, 분얼 수는 완전히 전개된 것만을 조사하였다. 볏짚의 무게는 비닐하우스에서 약 3주간 건조시킨 후 중량을 측정하였다. 천립중과 등숙률은 건조된 알곡을 이용하여 측정하였으며, 생산량은 천립중과 등숙률을 측정하기 전 완전히 분리 및 건조한 알곡의 무게와 재배면적을 이용하여 계산하였다. 엽록소 함량은 MINOLTA Chlorophyll meter (SPAD-502, Konica Minolta, Tokyo, Japan)를 이용하여 주당 3반복 측정하였다.
Analysis of grain quality
알곡의 특성은 시료를 충분히 건조시킨 후 단백질 함량(protein contents), 수분함량(moisture), 아밀로오스 함량(amylose contents), 미질 특성(milling characteristics), 백도(whiteness), 식미치(palatability)를 분석하였다. Grain Analyzer (InfratecTM 1421, Foss, Hillerod, Denmark)를 이용하여 알곡의 단백질 함량 및 수분함량, 아밀로오스 함량을 분석하였으며, Grain Analyzer는 자연 발생 전자기 스펙트럼을 사용하는 비파괴 분광 기술이다. 미질 특성은 Grain Inspector (CervitecTM 1625, Foss, Hillerod, Denmark)를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알곡의 자동 품위(head rice, broken rice, chalky rice, damaged rice)와 백도를 각각 백분율과 상수의 형태로 분석하였다. 식미치는 Cooked Rice Taste Analyzer (MA-30A, Toyo, Tokyo, Japan)을 이용하여 조사하였다.
Analysis of soil and fertilizer
실험에 사용한 토양의 화학적 특성은 pH, EC (electrical conductivity), T-C (total carbon content), T-N (total nitrogen content), Av. P2O5 (available phosphate content), Av. SiO2 (available silicic acid content), Ex. cations (exchangeable cations content, K+, Ca2+, Mg2+, Na+)를 분석하였다. pH와 EC는 토양과 증류수를 1 : 5 (w·v-1)의 비율로 혼합하여 Benchtop Meter with pH and EC (ORIONTM Versa Star ProTM, Thermo Scientific Inc., Waltham, Massachusetts, USA)를 이용하여 측정하였으며, 혼합한 시료는 1시간동안 실온(20 - 25℃)에서 방치시켜 안정화시킨 후 수행하였다. T-C와 T-N은 CHN Analyzer (TruSpec Micro, Leco, Michigan, USA)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Av. P2O5는 720 nm에서 UV/Vis-spectrophotometer (GENESYS 50, Thermo Scientific Inc., Waltham, Massachusetts, USA)를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Lancaster법을 사용하였다. Av. SiO2의 경우 pH 4.0으로 교정한 1 M sodium acetate로 토양 시료를 침출한 후 700 nm에서 UV/Vis-spectrophotometer로 분석하였다. 토양 내 Ex. cations의 함량은 pH 7.0으로 교정한 1 M ammonium acetate로 침출한 시료를 ICP-OES (ICAP 7000series ICP spectrometer, Thermo Scientific Inc., Waltham, Massachusetts, USA)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규산질비료의 화학적 특성은 pH, EC, Av. SiO2, T-P2O5 (total phosphate), inorganic contents (K2O2, CaO, MgO, Na2O)를 분석하였다. 규산질비료는 분석하기 전 210 µm 체에 걸러 충분히 균질화시킨 후 분석에 사용하였다. 비료의 pH와 EC는 Benchtop Meter with pH and EC을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시료와 증류수를 1 : 10 (w·v-1)의 비율로 혼합한 뒤 1시간동안 방치시킨 후 측정하였다. T-P2O5의 경우 Nitric acid와 Perchloric-Nitric acid를 이용하여 분해한 시료를 이용하여 470 nm에서 UV/Vis-spectrophotometer로 분석하였다. Av. SiO2와 inorganic contents는 시료를 황산과 질산을 이용해 분해하여 ICP-OES로 분석하였으며, inorganic contents의 경우 규산질비료 내 원소 함량을 ICP-OES로 분석한 후 화학식으로 화합물의 양을 계산하였다.
Statistical analysis
본 연구에서 제시한 결과는 3반복 수행한 값을 Microsoft Office Excel 2016 (Microsoft, Washington, D.C., USA)을 이용하여 평균값과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 SD)를 계산하여 제시하였다. 처리구간 통계적 유의차를 확인하기위해 SPSS (SPSS Statistics version 26, IBM, New York, USA)를 이용하여 신뢰수준 95%에서 일원배치분산분석(One way analysis of variance, ANOVA)을 수행하였다. 또한 Duncan's multiple range test를 사후분석으로 수행하였다.
Results and Discussion
Chemical properties of fertilizer and soil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규산질비료(SF)와 고로슬래그를 포함한 규산질비료(SFB)의 화학적 특성을 비교한 표는 Table 2에 나타내었다. 고로슬래그를 규산질비료에 투입 시 T-P2O5를 제외한 모든 특성(pH, EC, Av. SiO2, inorganic contents)이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었으며, 특히 CaO와 MgO 함량이 높게 증가하였다. SFB의 pH는 SF (pH 10.3)에 비해 pH 10.8로 소폭 증가하였으며, EC는 1.45 dS·m-1에서 2.20 dS·m-1로 약 52% 증가하였다. Av. SiO2의 경우 16.74 mg·kg-1에서 17.35 mg·kg-1로 증가한 반면 T-P2O5는 0.42 mg·kg-1에서 0.20 mg·kg-1으로 감소하였다. Inorganic contents의 함량은 전체적으로 SF에 비해 SFB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CaO와 MgO의 함량이 각각 37, 49% 증가하였다.
비료의 종류 및 처리 유무〭〮에 따른 토양의 화학적 특성 변화는 Fig. 2에 나타내었다. 토양 pH는 실험 전 토양의 pH 6.50에 비해 모든 처리구에서 감소하였으며, 그 중에서도 control에서 pH 4.80으로 가장 크게 감소하였다. SF 및 SFB를 처리한 토양의 pH는 각각 pH 5.14, pH 5.29이었으며, 이를 통해 SFB 처리 시 SF에 비해 토양의 산성화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C는 모든 처리구에서 증가하였으며, 특히 실험 전 토양의 0.43 dS·m-1과 control의 0.50 dS·m-1에 비해 SF와 SFB에서 0.60 dS·m-1로 증가하였다. 토양 내 T-C는 실험 전 토양의 1.10%에 비해 control에서 0.85%로 가장 낮게 감소하였다. 또한 실험 후 SF와 SFB의 T-C는 각각 0.95, 0.98%로 control과 함께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었으나 control에 비해 낮은 감소폭을 나타내었다. 토양 내 T-N은 실험 전 토양(0.43%)에 비해 control에서는 0.45%로 증가한 반면 SF 및 SFB에서는 각각 0.31%와 0.42%로 감소하였다. 특히, SF에서 토양 내 T-N이 급격하게 감소하였으나 SFB에서는 매우 미비한 수준으로 감소하여 SFB를 사용함으로써 SF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v. P2O5의 경우 SF에서 43.91 mg kg-1로 가장 높았으며, control과 SFB에서 각각 40.30, 40.34 mg·kg-1로 나타났다. 이는 규산질비료 내에 고로슬래그를 혼합시키면서 T-P2O5가 감소하여 SF에 비해 SFB의 토양 내 Av. P2O5 함량의 증가율이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 Av. SiO2의 함량은 control, SF, SFB에서 각각 43.64, 51.43, 61.16 mg·kg-1이었으며, SF에 비해 SFB가 토양 내 Av. SiO2의 함량 증가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토양 내 Av. SiO2의 증가는 작물이 이용할 수 있는 SiO2의 함량을 증가시켜 작물 생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Kim et al., 2002). 앞선 선행연구에서는 벼 재배 시 규산질비료 처리량이 증가함에 따라 토양의 pH, Av. SiO2, Av. P2O5 등이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Lim et al., 2022). 선행연구의 결과와 본 연구의 결과를 대조하였을 때 pH와 Av. SiO2, Av. P2O5의 변화는 유사한 경향을 나타내었다. Ex. cations의 함량은 모든 처리구에서 대부분 실험 전 토양에 비해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Ex. K+의 함량의 경우 실험 전 토양의 4.50 mg·kg-1에 비해 최소 3.80 mg·kg-1에서 최대 2.91 mg·kg-1까지 감소하였다. Ex. Ca2+의 함량은 control에서는 51.09 mg·kg-1으로 실험 전 토양(44.23 mg·kg-1)에 비해 증가한 반면 SF와 SFB는 각각 43.25 mg·k-1과 43.96 mg·kg-1으로 소폭 감소하였다. Ex. Mg2+의 함량은 control에서 4.25 mg·kg-1로 가장 높았으며, SFB에서 3.85 mg·kg-1로 가장 낮았다. Ex. Na+의 함량 변화는 Ex. cations 중 가장 변화폭이 크게 나타났으며, 실험 전 토양의 5.14 mg·kg-1에 비해 control 및 SF, SFB에서 각각 1.38, 2.28, 2.96 mg·kg-1으로 최소 1.7배에서 최대 3.7배 감소하였다. Kim 등(2019)은 2003년부터 2016년까지 비료를 장기간 시용한 논 토양의 화학성을 분석하였으며, 규산질비료를 포함한 다양한 비료 및 토양개량제가 토양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하기 위해 토양의 화학성 질 지수를 산출하였다. 이는 작물 재배 적정 범위에 해당하는 수치를 100점으로 환산하였으며, 무기질비료 및 규산질비료를 혼합 처리하였을 때 약 80점으로 다른 처리 방식에 비해 높은 효율을 나타내었다. 또한 무기질비료를 단독으로 처리한 처리구나 퇴비를 혼합 시용한 처리구에 비해 토양 pH 조절 및 Av. SiO2 공급에 유리하였다. 선행연구의 결과와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고로슬래그를 포함한 규산질비료 시용은 토양의 화학성 개량에 긍정적일 것으로 사료된다.
Plant growth
작물의 생육 차이를 비교하기위해 수행한 생육 조사의 결과는 Table 3에 나타내었다. 초장은 SFB에서 약 105.5 cm로 가장 높았으며, SF에서 101.1 cm로 가장 낮았다. 일반 규산질비료를 처리한 SF는 control의 104.3 cm와 비교하였을 때에도 저조한 생육을 나타내었다. 분얼 수의 경우 모든 처리구에서 통계적 유의차를 나타내진 않았으며, control에서 16.9개로 가장 높았다. SF와 SFB에서도 각각 16.6개와 16.8개로 일반 규산질비료에 비해 고로슬래그를 포함한 규산질비료가 작물의 분얼 수 증가에 유리함을 확인하였다. 볏짚의 건조 중량은 SF에서 9.17 Mg·ha-1로 가장 높았으며, control에서 9.04 Mg·ha-1로 가장 낮았다. 천립중은 SF에서 24.0 g으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 SFB (23.6 g), control (23.2 g) 순으로 나타났다. Lee 등(2019)은 중부평야지대에서 2011년도부터 2013년도까지 3년에 걸쳐 삼광 벼를 재배하였으며, 이때 천립중은 21.0 g이었다. 선행연구의 결과와 본 연구의 결과를 대조하였을 때 모든 처리구에서 천립중이 증가하였으며, 특히 SF와 SFB 처리 시 각각 14%와 12%가 증가하였다. Patil 등(2017)의 보고에 따르면 규산 처리 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천립중이 증가한다고 보고하였으며, 무처리구에 대비하여 최대 19%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규산질비료 처리에 따라 SF와 SFB의 천립중은 control에 비해 증가하여 선행연구와 유사한 경향을 나타내었다. 등숙률의 경우 SF에서 89.2%로 가장 높았지만 처리구간 유의차는 보이지 않았다. 생산량은 SFB에서 12.22 Mg·ha-1로 가장 높았으며, 이는 control과 SF에 비해 약 40% 증가한 수치였다. Kim 등(2018)은 토성에 따른 작물의 수량 차이를 비교하였고, 토성(사질식양토, 사양토)에 따른 생산량은 각각 6.19 Mg·ha-1와 5.57 Mg·ha-1로 나타났다고 보고하였다. Crusciol 등(2016)은 규산질비료 및 석회 시용에 따른 수량 차이를 비교하였으며, 규산질비료 단독 처리에 따른 생산량은 약 4.10 Mg·ha-1라고 보고하였다. 이와 비교하였을 때 본 연구의 생산량은 매우 높은 편이었다. 또한 Cuong 등(2017)은 규산질비료 처리에 따른 쌀의 생육을 평가하였으며, 규산질비료 처리량이 100 kg·ha-1에서 400 kg·ha-1로 증가함에 따라 생산량이 6.99 Mg·ha-1에서 7.40 Mg·ha-1로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 규산질비료 처리에 의한 생산량 증대는 앞선 선행 연구의 결과와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확인하였으며, 일반적인 규산질비료(SF)에 비해 고로슬래그를 포함한 규산질비료(SFB) 처리 시 더 높은 생산량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엽록소 함량은 생산량과 유사한 경향을 나타내었으며, SFB에서 22.3으로 가장 높았고, control에서 15.7로 가장 낮은 값을 나타내었다. 앞선 선행연구에서는 작물 재배 시 엽록소 함량과 광합성 사이에는 밀접한 연관성이 존재하며, 엽록소 함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작물 생육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하였다(Choi et al., 2015). 이에 따라 엽록소 함량에 따라 작물의 생육 비교 시 엽록소 함량이 가장 높았던 SFB에서 작물 생육이 가장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Grain quality
알곡의 물리화학적 특성(단백질 함량, 수분함량, 아밀로오스 함량)은 Fig. 3에 나타내었다. 단백질 함량의 경우 SFB에서 7.10%로 가장 높았으며, control에서 6.40%로 가장 낮았다. 앞선 선행 연구에 따르면 국내 japonica 품종의 단백질 함량을 분석한 결과 단백질 함량이 6.3 - 7.2%로 나타났으며, 본 연구 결과도 선행연구에서 보고한 범위 내에 포함되었다(Choi et al., 2006). 또한 다른 선행연구에서는 알곡의 단백질 함량은 식미치와 부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며, 취반 시 알곡 내부로 수분이 흡수될 때 단백질 함량이 관여한다고 설명하였다(Kim et al., 2012b). 이에 따라 SFB의 식미치는 control과 SF에 비해 다소 저조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 다른 선행 연구에서는 질소 시비량과 단백질 함량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를 수행하였고, 알곡 내 단백질 함량이 증가하는 경우 질소 시비량을 절감하였을 때 단백질 함량이 감소한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 선행 연구의 결과를 접목 시 SFB의 단백질 함량 감소를 통해 식미치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질소 시비량을 감축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으며, Fe를 포함하는 규산질비료 처리 시 질소 시비량을 소폭 절감하여 벼를 재배하였을 때 규산질비료의 벼의 질소 흡수 및 이용 증진 효과로 인해 알곡 생산량에 부정적인 영향은 줄이고, 알곡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Fitzgerald and Reinke, 2006).
알곡 내 수분함량은 control, SF, SFB에서 각각 13.5, 13.8, 13.2%였으며, 통계적 유의차는 나타나지 않았다. 알곡의 수분함량은 고미화와 깊은 연관이 있으며, 수분함량이 높을수록 고미화가 빠르게 진행된다(Kim et al., 2012b). 본 연구에서도 알곡의 특성을 분석하기 전 건조시켜 보관하였으며, 이로 인해 알곡 내 수분함량이 선행연구에서 제시한 일반적인 알곡(20 - 26%)에 비해 낮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Choi 등(1997)은 알곡 내 아밀로오스 함량이 높은 알곡은 취반 시 부피를 증가시키고, 끈기를 감소시키며, 굳기의 정도가 증가하여 식감을 저하시킨다고 보고하였다. 규산질비료 처리에 따른 알곡의 아밀로오스 함량은 control에서 20.9%로 가장 높았으며, SF와 SFB에서 각각 20.6%와 20.7%로 control에 비해 낮았으나 처리구간 통계적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국내 고품질 쌀의 품질 기준은 각각 단백질 함량 6.5% 이하, 수분함량 15.5 - 16.5% 이내, 아밀로오스 함량 20%이며, 이와 본 연구 결과를 비교하였을 때 고로슬래그를 포함하지 않는 규산질비료의 처리는 알곡의 품질을 향상을 통해 식미치를 증가시켜 control에 비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규산질비료 내 고로슬래그가 포함되었을 때 알곡 내 단백질 함량이 증가하여 품질이 소폭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앞선 선행 연구에서는 미네랄 원소와 미질 특성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바 있으며, 고로슬래그의 주 구성 원소인 Fe와 단백질 함량은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내어 Fe 함량이 증가할수록 단백질 함량이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Jiang et al., 2007). 본 연구에서도 고로슬래그를 포함한 규산질비료 처리 시 Fe 함량이 증가하면서 알곡 내 단백질 함량이 증가한 것으로 사료된다.
알곡의 미질 특성을 분석한 결과는 Fig. 4에 나타내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쌀의 미질 특성을 조사한 선행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완전미(head rice)의 비율이 2000년의 57.4%에 비해 2005년 88%까지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다(Song et al., 2008). 선행 연구의 결과와 비교 시 본 연구 결과는 최소 89.7%에서 최대 90.2%로 양호한 편이었다. 그 중에서도 SFB에서 90.2%로 가장 높았으나 통계적 유의차는 나타내지 않았다(Fig. 4A). 백도는 control과 SF, SFB에서 각각 45.6, 45.2, 45.3이었으며, 통계적 유의차를 나타내지 않았다. 취반기를 이용해 평가한 기계적 식미치는 SF에서 66.7로 가장 높았으며, control에서 63.2로 가장 낮았다(Fig. 4B). SFB의 식미치는 64.3이었으며, 이는 control과 SF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약 10% 가량 증가하면서 소폭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
Conclusion
본 연구는 고로슬래그를 활용하여 제조한 규산질비료 처리에 따른 벼의 생육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무처리구(control) 및 고로슬래그가 포함되지 않은 규산질비료(SF)와 고로슬래그를 포함한 규산질비료(SFB)를 비교하였다. 규산질비료 내 고로슬래그 포함 시 pH, EC, Av. SiO2, inorganic contents가 증가하였으며, 특히 EC 및 CaO, MgO의 함량이 높게 증가하였다. 또한 비료를 처리한 토양을 분석한 결과, SFB가 control과 SF에 비해 pH, EC, Av. SiO2의 함량이 증가함을 나타내었다. 작물의 생육 비교 시 초장과 생산량, 엽록소 함량이 다른 처리구에 비해 높게 증가하였고, SFB가 작물 생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생산량의 경우 control에 비해 1.40배, SF에 비해 1.37배 증가하였다. 알곡의 물리화학적 특성 및 미질 특성을 분석한 결과 식미치는 SF가 가장 높았으며, control에서 가장 낮았다. SFB의 경우 단백질 함량이 타 처리구(control, SF)에 비해 10% 높아 식미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고로슬래그를 포함하고 있는 규산질비료는 작물의 생산량을 증대시킬 뿐만 아니라 재배지 토양의 화학성을 증진시켜 안정적인 작물 생산 체계에 기여할 수 있으며, 농업 경쟁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사료된다.